칠스트레일리아 1011

식판깔개 하나때문에

식판깔개 하나 때문에... 2002년 09월 14일 지난주부터 1학년인 원경이도 학교급식을 시작했습니다. 수저...물통...젖은 손수건...은 준비를 해서 보냈는데 식판깔개가 문제였습니다. 가락공판장에도...엘지수퍼에도...문방구에도 그것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골목시장이나 이마트에 가서 사줘야지...하면서 어느새 두 주간이 흘렀습니다. 다른 녀석같으면...그냥 잊어버리고 말거나...포기해버렸을텐데 진드기같은 이 세째딸은 날이면 날마다 저를 졸라대었습니다. 어제는 자전거타고 이마트 가자고...자기들과 자전거타기를 행복해하는 아빠의 약점^^을 파고들었습니다. 둔하기 이를데없는 아빠이지만...이 진드기 아가씨의 요구를 더이상 외면하기 힘들었습니다. 한강의 자전거 길을 따라 가다가...성수동 굴다리 앞에 자전거..

타임머신.

타임머신... 2002년 09월 13일 어렸을 때부터 타임머신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저는 참 흥미진진해 했습니다. 저뿐 아니라 많은 분들이 그러리라 생각합니다. 아마 시간이라는 절대적 힘에 매어사는 인생이라, 누구든지 거기서 벗어나고픈 본능이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닐까요? 제가 본 영화중에 슈퍼맨에도...시간을 돌려놓는 장면이 진지하게 언급되어 있습니다마는 온전히 타임머신으로 재미를 더한 것은 '백투더퓨쳐'시리즈였었지요 얼마나 배꼽을 빼고 재미있어했는지...기억이 생생합니다. 특히 첫번째...것에서요. ... 어제는 눈이 출출해서...비디오가게를 들렸습니다. 소림축구는 보이지 않고^^ 뷰티플 마인드는 모조리 꺼꾸로 뒤집어져서...빌릴 수 없다는 상태를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눈에 띤 것이 생짜로 제..

사진이 나왔어요^^

사진이 나왔어요...^^ 2002년 09월 12일 오랜만에 필름들을 맡겼습니다. 1장에 130원,잘나온 사진 8*10사이즈로 필름한통당 1장씩 서비스받는다는군요. 어제 그 사진들을 찾아왔는데... 교신이 생일부터 지난 여름휴가까지 약 4개월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었습니다. 외삼촌식구들과 함께 4번째 생일을 축하받으며 케익위의 초를 불어 끄는모습들... 가족이 모두 한강으로 하루 휴가를 떠나서 지내던 장면들(칼럼81, 82)... 충신이 생일에 꼬깔모자를 돌려가며 쓰고 찍은 것들... 그리고 1박2일로 다녀온 강릉 경포대에서 찍은 사진들(칼럼 98,99)이 ... 주르르 나왔습니다. 사진이란... 다시는 돌아가 반복할 수 없는 찰라들의 기록이기에...가치가 있을 뿐 아니라 그때를 회상하는 즐거움만으로도..

빨간펜 선생님과의...대화

빨간펜 선생님...^^과의 대화... 2002년 09월 11일 어제군요... 아니 그저께군요...^^ 제 나이보다 약간 더 들어보이는 아주머니가 현관앞에서 머뭇거리고 계셨습니다.(여자의 나이는 알기 어렵지만...) 아이들을 아는체 하시고 아이들 엄마가 계신지 조심스럽게 물어보셨지요 무슨 일이신가 여쭙고...제가 아이들 아비되는 사람이니 말씀하실 것이 있으면 하시지요...그랬습니다. 앙케이트조사하는 것이 있는데 이것 하나만 적어주시면 됩니다...하시며 내놓은 종이 위에 간단한 항목들 (예, 아니오) 대여섯개를 적고 아이들의 신상명세를 주르르적고(다 적으라 하셔서)... 이젠 다 됐으니 가시지요...그랬지요^^ 제가 그것 적는 사이... 이 아주머니...어느새 우리 좁아 터진 거실에 쳐 들어와서...자리를 ..

타이티의 미녀

타이티의 ... 미녀 2002년 09월 10일 지금 막...막내녀석이 good night!하고 저를 보고 씩 웃고...방으로 들어갔습니다. 이제서야 졸린가 봅니다^^ 새벽 한시가 다되었는데... 굳나잇!이라니^^ 이녀석 참 대단하지 않습니까? 저와 서로 껴안고 '아일러부유' '사랑해'를 서로 속삭이다 자러간다는 표시를 굳나잇!으로 마무리하는 겁니다(처음입니다 굳나잇하며 자러간 것은...^^) 그러니 이 녀석이 어찌 이쁘지 않겠습니까? ... 그건 그렇고^^... 요즘 부쩍 다른 녀석들도 이뻐보이려고 노력하는 것같습니다. 원경이는 옷을 이것 저것 갈아입고 나실이는 머리를 이리 저리 묶어봅니다. 누구한테 이뻐보이려고하는 지 저는 알지만...그건 아이들의 프라이버시이니...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그중 진실이의..

네가 예수냐?

네가 예수냐? 2002년 09월 09일 저희 부부는 거의 부부싸움을 안 할 것같이 생각하는 분이 계시다면...크게 잘못 생각하시는 것입니다.^^ 술을 먹고 똥행패를 부린다든지 노름따위에 빠져 정신을 못차리는 짓거리를 한다든지 바람을 피워 파국으로 가는 중이라 시끌살벌하다든지 카드빚이 많아서 서로 째려보며 씹는다든지..ㅋㅋ 그런 종류의 소재로 싸우는 일은 물론 없습니다만 심심찮게 언성이 높아지고 살벌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시비를 걸었다가 본전도 못찾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 처지이고 아내는 서슬퍼런 양날의 검을 무자비하게 휘두르고...그리고 나서도 모자라서...최강의 무기...모든 시비와 선악을 넘어서 상대를 처참하게 무력화시켜버리는 가공할 무기^^...눈물! 까지 흘리고 나면...언제나 승리자일 수 ..

꿈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해도

꿈이 이루어 지지 않았다 해도... 2002년 09월 08일 초등학교 때 새소년따위의 잡지 탓이었는지 언제나 꿈을 과학자라고 적어냈습니다. 이것 저것 지금도 잘 만들고 고치고 합니다만 꿈이 이루어 지진 않았습니다. 조금 더 나이가 든 뒤에는 제게 큰 영향을 준 아재처럼 공대를 나와서 가난을 벗고 안정된 생활을 하고 싶었습니다. 공대의 문턱도 밟아보지 못했으니 당연히 꿈이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적록색약이라 공대에 갈 수 없다는 것을 안뒤 다음 꿈을 꿀 때까지 잠시 굵은 꿈들이 사라졌었습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제 꿈은 교수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꿈이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회사에 들어가서는 대기업의 최고경영자가 되는 것이 잠간 꿈이 되었습니다. 꿈이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 그러고 보면..

대형사고^^는 이야기를 타고

대형^^사고는 이야기를 타고... 2002년 09월 07일 저녁요리는 비빔밥이었습니다. 이것 저것 넣었지만 도라지와 우엉이 문제였습니다. 원경이가 도라지와 우엉을 하나하나 골라내어 식탁위에 늘어놓는 것입니다. 오빠도... 맛있어 먹어 언니들도... 건강에 좋은 건데 아빠도... 야 이녀석! 목감기에 특효야 그래도 원경이는 묵묵히 도라지와 우엉을 골라서 늘어놓기를 계속합니다. 그래서 제가 엉터리같은 이야기하나를 만들어 들려주었습니다. '옛날 작은 산골 마을에 천년묵은 도라지가 살고 있었어요...천년이나 되다보니 사람으로 변할 수가 있었는데 예쁜 아가씨가 되었어요...너무 예뻐서 산골 마을 총각들이 전부 이 도라지 아가씨만 보면 얼이 쏙 빠졌지요...그런데 이 아가씨는 산골 총각중에서 '신충'도령을 사모한 ..

아들을 흐뭇하게 하기 위하여

아들을 흐뭇하게 하기 위하여^^ 2002년 09월 06일 어제는 맏아들이 벼루 먹 붓 화선지등을 바쁘게 준비하여 등교하였습니다. 저녁때 작품을 하나 꺼내어 펼쳐 보여주었는데 흰 종이 위에 무엇인가 죽죽 그려놓은 대단한 작품이었습니다. 제눈에는 보기 좋았습니다. 야~ 대단한 작품인데! 어? 아빠 정말이어요? 그럼 임마...붓으로 이렇게 그린다는 것이 쉬운 일이냐...잘 그렸다. 그런데 애들은요 제가 제일 못그렸대요 무어이? 그녀석들은 작품을 볼 줄 몰라서 그래...아마 네가 제일 잘그렸을꺼야.. 아니예요...여자애중에 아무개가 제일 잘그려요 걔는 붓글씨도 잘쓰는 걸요 걔 좋아하니? 아니요...저는 아무도 안좋아해요...--; 그래? 어쨋든 네 작품은 옛날 임금님들 무덤에서나 볼 수 있는 작품이야...^^ ..

아빠는 망했다

아빠는 망했다... 2002년 09월 05일 진실이가 자기 방에 이불도 개지 않고 나실이와 원경이가 방을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참새떼처럼 후루룩 날아가 버리니...아빠는 망했다. 충신이가 숙제도 하지 않은 채 겨우 준비물 챙겨 겁먹은 생쥐 달아나듯 눈동자를 뒤통수에 달고 뛰어 도망가니...아빠는 망했다. 친구 찾아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아예 그 친구집으로 가 종일 놀고 지니...진실아, 나실아...아빠는 망했다. 성경읽자고 모두 둘러 앉았는데...홀로 배고프다며 엎드려 꼼짝 않으니...충신아...아빠는 망했다. ... 밖에 나갔다 들어오니 문은 활짝 열려있고...신발들은 겹겹히 쌓여 작은 산을 이루고...가스불은 비록 작게되어 있었지만 고구마와 감자를 다 익히고도 남게 타고 있고...선풍기는 여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