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4호> 아빠는 망했다... 2002년 09월 05일
진실이가
자기 방에 이불도 개지 않고
나실이와 원경이가
방을 치울 생각도 하지 않고
참새떼처럼 후루룩 날아가 버리니...아빠는 망했다.
충신이가
숙제도 하지 않은 채 겨우 준비물 챙겨
겁먹은 생쥐 달아나듯 눈동자를 뒤통수에 달고 뛰어 도망가니...아빠는 망했다.
친구 찾아왔다고 우르르 몰려나가...아예 그 친구집으로 가 종일 놀고 지니...진실아, 나실아...아빠는 망했다.
성경읽자고 모두 둘러 앉았는데...홀로 배고프다며 엎드려 꼼짝 않으니...충신아...아빠는 망했다.
...
밖에 나갔다 들어오니
문은 활짝 열려있고...신발들은 겹겹히 쌓여 작은 산을 이루고...가스불은 비록 작게되어 있었지만 고구마와 감자를 다 익히고도 남게 타고 있고...선풍기는 여기 저기 홀로 돌아가고...모기향까지 켜져 방에 나뒹굴고...가방들은 마루에 어쩜 그리 똑같이 배를 위로하고 뒤비져 있으니...이 아빠는 망했다.
...
알겠니? 아빠는 망했다...
...
^^
...
세 딸에겐 방을 깨끗이 치우게 했구요
아들놈은 저녁을 굶겼습니다.
나는 망해도 이놈들은 안 망하게 하려구요...
...
12시가 다 되어 맏아들놈을 깨웠습니다.
야 이놈 일어나 ,,, 밥먹어라
나는 그거 다 할 수 있어(잠꼬대중임)
야 임마 배안고파? 일어나 밥먹자
배 안고파요(눈도 뜨지 못한 채...잠이 더 좋다는 것이겠죠)
어쨋든
배고플까봐 마음이 아퍼서 밥먹이려고 깨웠더니...끝까지 말안듣는 이놈 좀 보세요...
...
어젠 어차피 망했으니
오늘은 성공을 해봐야죠^^...어제보다 조금만 더 나으면 될테니까...잘될 것 같아요^^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이니까...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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