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재해가 나쁘기만 한가요

주방보조 2004. 1. 31. 01:30

<제113호> 재해가 나쁘기만 한가요... 2002년 09월 04일

우리나라는 물부족국가였는데
올해는 물난리국가가 되었어요...

맏아들녀석의 말입니다.

...

집중호우로 인한 강물 범람으로 ... 그리고 그 우환이 다 정돈되기도 전에 반도를 주욱 가로질러 훑고 지나간 태풍 사슴이라는 뜻의 루사...가 남긴 흔적들...바람과 비...그리고 폐허!

얼마전에 아이들과 함께 다녀온 강릉의 참상앞에는 말문이 턱 막힐 지경이었습니다.

뉴스에 나와서 인터뷰를 하는 이들의 얼굴마다...텅빈 눈동자였습니다.

...

그러나
가족을 잃은 슬픈 이들과 집을 잃어 원통한 이들과 기른 자식같은 가축들과 곡물들을 잃어 암담한 이들에겐 ... 너무 배부른 이야기인지 모르겠지만

그래도...이런 재앙이 나쁘기만 한 것일까요...

...

예...생명을 잃은 분들은 빼겠습니다. 생명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지요...

...

그렇지만
강릉에 자원봉사자가 밀물처럼 몰려들고 있다...는 기사를 읽으면서 생각했습니다.

재앙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구나...

그래...아직은 우리 모두가 그 무서운 무관심의 세계속에 사는 것은 아니란 것을 보여주잖아
아무런 관계가 없었을 사람들이...만나고 돕고 힘을 얻고...
누군지도 모르는 이들을 위해...돈을 보내어 도움을 주고 받고...

...

병드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닌 것은
살펴주는 가족을 통한 사랑을 깨닫고
병든 이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입니다.

망하는 것이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닌 것은
인간의 가치가 물질로만 평가되는 것이 아니란 것을 깨닫고
망한 이를 통해서 인생의 굴곡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

우리나라에 닥친 이 자연 재해가...나쁘기만 한 것이 아닌 것은

아직
우리나라에 소망이 있는 구석이 있음을 우리 모두 스스로 확인 할 수 있음 때문입니다.

...

맏아들의 말을 패러디?한다면 이렇게 바꿀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는 사랑부족국가였는데
올해는 사랑난리국가가 되었어요...

 

 

 

댓글 0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을 흐뭇하게 하기 위하여  (0) 2004.01.31
아빠는 망했다  (0) 2004.01.31
핸드폰 개통하기  (0) 2004.01.31
죽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뭐?  (0) 2004.01.31
나실이의 감동적인 선물  (0) 2004.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