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잡문 103

원수...3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낸 형제가 있었습니다. 동생은 형을 돕고 싶어했지만 형은 그의 도움을 거절하기만 하였습니다. 나는 변두리의 작은 집 하나를 갈 곳 없는 그 형을 위해 내어주었습니다. 그는 내 호의를 기쁘게 받았고 나는 값없이 주는 자의 희열을 만끽했습니다. 그때부터 그의 동생은 나를 외면하였습니다. 형이 이사하던 그날 그의 얼굴에 흐르던 은은한 노여움을 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원수를 대하는 자의 표정이었습니다. 댓글 6 들풀2016.06.20 18:28 신고 자존심이 상했던 건가요? 답글 수정/삭제 주방보조2016.06.20 20:48 좀 복합적인 상처 아니었을까요? 원망...섭섭함...괘씸...등등 수정/삭제 한재웅2016.06.20 18:52 신고 동기간의 호의는 무시하고 타인의 호의는..

쩜쩜쩜/잡문 2016.06.20

원수 2...

세월의 고배를 다 마시고 지쳐 기대는 이에게 도대체 그대가 나를 위해 해 준 것이 무엇이요 묻는 이는 자식들 뿐입니다. 모든 늙은 부모는 죽어서 천국에 갑니다. 원수를 사랑했기 때문입니다. 댓글 6 들풀2016.06.20 07:38 신고 그게 내리사랑 이라고 하기도 하죠? 답글 수정/삭제 주방보조2016.06.20 15:06 하나님이 모든 부모 마음 속에 새겨 넣은 불변의 사랑이지요. 지울래야 지울 수 없는... 수정/삭제 malmiama2016.06.20 08:25 신고 복 받을 넘..들^^ 답글 수정/삭제 주방보조2016.06.20 15:07 ㅎㅎ...그러게요^^ 수정/삭제 coolwise2016.06.22 23:04 신고 하하하........ 에휴.. 그러려니 해야지요.. 다.. 내가 한대로 돌려받..

쩜쩜쩜/잡문 2016.06.19

원수 1...

아주 어려웠던 시절 누군가 나를 불쌍히 여겨 벌레가 적지 않은 쌀 두 섬을 보내주었습니다. 쌀을 씻을 때마다 벌레들을 한참 골라내야 했지만 흰밥에 배부를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문득 나보다 더 불쌍한 친구가 생각났습니다. 한 섬의 쌀을 그에게 손수 날라다 주었습니다. 벌레 가 좀 많긴 하지만 밥맛은 좋아 라고 그에게 말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부터 그 친구는 저를 원수로 여겼습니다. 댓글 4 들풀2016.06.17 19:43 신고 어떻게 받아 들이느냐 그것이 문제네요 저도 가끔 심사가 꼬여 있을때가 있어요. 속이 돕아서리 답글 수정/삭제 주방보조2016.06.18 18:02 배려없음...젊을 때의 다 나같으려니 하고 생각하던 어리석음에 대한 회고입니다. 인간관계...0... 좋은 쪽으로 생각해..

쩜쩜쩜/잡문 2016.06.17

검정 고무신 예찬...^^

반세기만에 신고 다니는 검정 고무신은 정말 여러가지로 저를 즐겁게 해줍니다. 아무도 제가 신고 다니는 것이 검정고무신이라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 그 비밀스러움이 주는 기쁨은 말할 것도 없고 여러가지 유익을 경험하거나 상상하게 해주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 첫째로 가격이 쌉니다. 이미 말씀드렸지만 3천원이면 한켤레를 살 수 있습니다. 택배비까지 해도 겨우 5천원정도밖에 안 합니다. 둘째로 가볍습니다. 그동안 애용하던 짝퉁 크룩스보다 더 가볍습니다. 세째로 발등이 고스란히 드러나 햇볕을 수직으로 받습니다. 아마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비타민 D를 생성할 것입니다. 네째로 뒤꿈치가 적절한 습도로 인해 갈라지지 않습니다. 이것은 특별히 제게 어마어마한 유익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반질이 필요없어졌습니다. ..

쩜쩜쩜/잡문 2016.05.01

전직 부총리와 미친 목사

>>여러분의 담임목사가 부럽습니까, 그렇고 그렇습니까? (부럽습니다) 아니, 크게 말해. 부러워요, 그렇고 그래요? (부럽습니다!) 돈도 없는데, (부럽습니다) 명예도 없는데, (부럽습니다) 권세도 없는데. (부럽습니다!) 오늘, 보세요. 우리나라 전 부총리를 했던 분이 오전 예배에 왔어. 크으…(천천히 고개 숙여 인사). (이렇게 나에게) 인사하고, ... 진박무리 우두머리 전부총리 고개숙여 이단목사 표달라고 구걸하고 구걸하네 미친목사 미친교인 부러우냐 부럽다고 벌거벗은 임금놀이 예배당이 들썩하네 연X중X 그큰건물 가득메운 인간들은 예수님의 피흘리신 그의미를 모른다네 꾸역꾸역 모여들어 돈바치고 건물짓고 미친목사 부러워서 부럽다고 부르짖네 이나라가 망하든지 이교회가 망하든지 알바없는 맹신도들 복받았다 울..

쩜쩜쩜/잡문 2016.04.12

딸을 때려 죽인 목사에 대하여...

요즘 추락하는 기독교의 위상에 걸맞게 서울신학대학의 겸임교수를 하고 계셨던 한 독일유학파 박사목사님이 끔찍한 일을 저지르셨습니다. 명색이 대학에서 강의까지 하는 신학대학의 교수님이고 한 개교회의 담임목사님인데 이 딸이 가출을 일삼았다 하니 그 딸의 거듭되는 반항에 대한 자괴감이 지나친 매질로 이어지고 결국 의도하지 않은 딸의 죽음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리라 짐작합니다. 어미를 10년전 잃고 계모의 여동생집에서 아버지와도 단절된 채 살아온 딸의 고통을 이해할 수 없고 반항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아비목사가 결국 딸을 죽음으로 몰아 넣고 만 것입니다. 기도하면 다시 살 것같아서 그냥 놔두었다는 자백은 거짓말일 것입니다. 스스로를 무식한 종교인으로 격하하여 재판시 조금이라도 이득을 얻어보려는 궁여지책의 술수겠지..

쩜쩜쩜/잡문 2016.02.04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은빛으로 빛나던 한강 변 갈대꽃들은 겨울같지도 않은 바람에도 꽃술을 거의 털려 중늙은이의 대머리같이 되었고 최근 송파 강변에 거꾸로 머리를 처박고 있는 거대한 멸치 한마리만 갈대들의 그 은빛을 모조리 흡수한듯 번들거리고 있습니다. 가진 자들은 노동개악을 노동개혁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아비와 형을 쳐 내고 권력을 독점하기도 하고 조강지처를 버리고 그분과 행복을 꿈꾸기도 하며 새해를 물색없이 이전해와 이어놓았습니다. 병신년 첫날입니다. 병신짓이나 하지 않고 살면 족할 듯 한 이름을 한 한 해의 시작입니다. 게다가 허허... 이미 그리 되신 분들처럼 저도 60대가 되었습니다. 50대일 때와는 차원이 다르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만은 즐겁고 기쁜 소망들로 가득 채우고 이 새헤 첫날을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가고 ..

쩜쩜쩜/잡문 2016.01.01

블로그를 잠시 쉴까 합니다.

999, 768 어제까지의 방문객 숫자입니다. 언젠가 1,000,000...명이 되면 잠시 쉬어야겠다고 생각해 왔었습니다. 피씨통신과 인터넷 20년 1995년 천리안으로부터 시작하여 하이텔을 거쳐 다음칼럼시대를 지나 다음블로그까지... 돌아보면 세상은 넓고 고수는 많다는 깊은 깨달음의 시간들이었으며 강산이 변할 세월이 두 번 흘러도 저같이 게으르게 사는 자의 그릇 크기는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는 자각의 세월들이었습니다. 아마 오늘이나 내일이면 2004년 1월 15일 블로그로 개설된 이후 11년 하고 10개월만에 방문객이 백만명이 돌파될 것입니다. 그동안 올린 글이 12582개입니다. 모두 공개된 글들이 7655개에 이르고 나머지 절반은 친구공개이며 다른 절반은 비공개글들입니다. 초창기엔 주로 제글을 써 올..

쩜쩜쩜/잡문 2015.11.17

강직한 마음이 좀...

사실 사람이 강직하다고 하면 범사에 굳센 자세때문에 거짓이 없고 믿을만 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회성이 떨어지고 주변 사람들을 피곤하게 하는 점이 적지 않은 약점이랄 수 있습니다. 그런 약점이 두드러지게 되면 결국 외톨이가 되고 맙니다. 가족에게 따돌려지고 직장에서 쫓겨나고 마을에서 소외되고 교회에서도 버림을 받게 되겠지요. 그래서 가정에서, 학교에서, 군대에서, 회사에서 배우는 것이 무엇이며 나아가 교회에서 배우는 것이 무엇입니까? 공통적인 것 하나가 있는데... 강직해서는 이 세상을 잘 살 수 없다는 것입니다. 교회에서까지? 네...! 우리나라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꼽히는 대형교회의 은퇴를 두 달 앞둔 목사 아들인 그 교회의 커다란 지교회 목사가 세습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말하였습니다. "그때 내가 한..

쩜쩜쩜/잡문 2015.11.06

우울증 탈출 여행...연세대 구경...

가만히 있어도 심장이 쿵쿵 뛰는 우울증에 사로잡힌 O형인 저를 위해 우리집 A형 세 여인이 총 출동을 하였습니다. 아내는 쉬는 날 아침 잇몸 치료를 마치고, 동행했던 저와 어린이대공원 건대 건대입구역까지 함께 걸어주었고 원경이는 중간고사 중인데도 계절밥상에서 우리와 함께 밥을 먹어 주었으며 나실이는 10개월의 공백을 깨고 앞으로 다니게 될 수원 모 대학의 양성평등센터?에서 출발하여 부천 언니 회사근처에서 약속된 점심을 먹고 연이어 이대역까지 달려왔습니다. 이대역에서 O형 하나 A형 셋, 총 넷이 뭉쳤다가 원경이는 연대 가는 도중에 이대 도서관에 공부하러 들어가고 남은 셋이서 이대후문을 지나 새롭게 단장했다는 연대...구경에 나섰습니다. 이런 여행은 사실 아내가 가장 싫어하는 방식입니다. 그녀가 계획성없이..

쩜쩜쩜/잡문 2015.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