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잡문

원수...3

주방보조 2016. 6. 20. 14:56

오랫동안 잘 알고 지낸 형제가 있었습니다.

동생은 형을 돕고 싶어했지만 

형은 그의 도움을 거절하기만 하였습니다.

 

나는 변두리의 작은 집 하나를 

갈 곳 없는 그 형을 위해 내어주었습니다.

그는 내 호의를 기쁘게 받았고

나는 값없이 주는 자의 희열을 만끽했습니다.

 

그때부터

그의 동생은 나를 외면하였습니다.

형이 이사하던 그날

그의 얼굴에 흐르던 은은한 노여움을 저는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원수를 대하는 자의 표정이었습니다.

 

 

 

  • 들풀2016.06.20 18:28 신고

    자존심이 상했던 건가요?

    답글
    • 주방보조2016.06.20 20:48

      좀 복합적인 상처 아니었을까요? 원망...섭섭함...괘씸...등등

  • 한재웅2016.06.20 18:52 신고

    동기간의 호의는 무시하고 타인의 호의는 받아들인 형에게 화가 났는데 형한테 화풀이 못하니 호의베푼사람에게 눈흘기는군요.

    답글
    • 주방보조2016.06.20 20:50

      잘 사는 친 형제가 있다면
      그가 돕도록 도와야지 옳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물론 모든 경우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입니다.

      얼마나 인간은 쉽게 원수가 되는지 생각해 보고 있는 중입니다.

  • malmiama2016.06.22 09:23 신고

    은밀하게..돕는다는 것도 힘들지요.

    답글
    • 주방보조2016.06.23 03:41

      선한일이라고 방심하는 것이... 문제를 불거지게 할 수 있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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