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아버지의 두발당수?!

주방보조 2004. 11. 13. 00:18

지난주 토요일의 이야기입니다.

 

아무래도

올해의 마지막이 될 것같은 가족 나들이를 준비했습니다.

날씨는 기막히게 좋았지만 멀리가지는 못하겠고...

식구들 모두 모아놓고 세군데 중 하나를 선택하게 하였습니다.

 

어린이 대공원, 한강시민공원, 청담동 토끼굴...

 

진실이와 나실이는 어린이 대공원을

충신이와 원경이는 한강 시민공원을

저와 아내는 청담동 토끼굴을 선택했습니다.

교신이는 셋 다 손을 번쩍들어대었으므로...투표에 전혀 영향을 주지 못했구요.^^

 

2:2:2라는 균형을 깨뜨리려면 두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제가 그냥 결정해 버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이었습니다만 후자를 택했지요.

 

가위바위보를 하기전에 모두에게 분명히 말했습니다.

"민주주의적 절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최선을 다하고 난 뒤 그 결과에 군말말고 따르는 것이다"

 

일곱명이 가위바위보를 했는데 비교적 금방 결론이 났습니다. 두번만에 진실이가 이긴 것이죠.

그래서 어린이 대공원으로 가기로 결정이 내려졌습니다.

충신이는 영 불만스러운지 거기가서 놀이기구도 못탈텐데 무슨 재미로 가느냐고 투덜거렸습니다. 누나들은 식물원도 있고 놀이기구도 탈 수 있을지 모른다면서 충신이의 불만을 달래려 애를 썼구요.

 

다시 주위를 환기시키며 투표나 가위바위보에서 결정나면 그대로 따르는 것이 민주주의다...라고 하고

모두 엑센트있는 곳으로 가라고 명하였습니다.

충신이에게...즐거운 마음으로 가자며 어깨를 토닥여주고...우리집 보물들인 캠코더와 디카를 넣은 가방을 어깨에 매어주었습니다. 

 

원경이는 이미 앞으로 뛰어갔고

저는 교신이를 데리고 천천히 앞서 나갔는데

뒤에서 뭔가를 거칠게 질질 끌고 오는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휙 돌아서는 순간

10미터쯤 뒤에 움찔하는 녀석의 표정이 먼저 보이고

그 예의 우리집 보뮬들이 든 가방이 땅바닥에 질질 끌리다가 번쩍 들어올려지는 것이 그 다음에 보였습니다.

 

저의 육중한 몸을 지구중력에 반하여 달려 날아올라

녀석의 옆구리를 돌려차고 이어서 두발당수로 복부를 내리찍었습니다.

이녀석이 제법 태권도를 배운지라 주춤주춤하면서도 막을 것은 다 막아버리더군요.

마지막으로 보물가방을 빼앗아 휘둘러 머리를 한대 쾅 쥐어박고

 

올가을 마지막 나들이를 취소시켜버렸습니다.

 

...

 

모두 딸네집?에 모였지요^^

 

아버지의 서슬에 놀란 큰딸들은 공부하는 척 하고...

원경이와 교신이도 자기방에 들어가서 조용히 체스판을 가지고 놀고

마눌님까지...책상에 앉아서 책을 보았다는 거 아닙니까?

 

문밖에 망연자실 서있는 충신이를 들어오게 하고

 

그녀석에게 대충 다음과 같은 일장 연설을 하였습니다.

 

"가족이라고 해도 각각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좋아하는 것이 다르다.

그렇다고 각각 자기맘대로 행동하게 되면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된다.

민주주의는 사람들의 그런 다양성을 통합하기 위해 투표로 결정을 하고 그 결정에 반대한 사람들도 더 이상 군말없이 따르는 것이다.

 

하물며

가정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너희들이 모두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나면 그때서야 가능하다.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지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것은 너의 억지다.
아버지의 명령이 불의한 것이 아니라면
그저 너의 기분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너는 복종해야 한다.

 

게다가 너는 민주주의적 결정에도 충실히 따르려 하지 않았다"

 

...

 

아이들에게 구걸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아직은 먹혀 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충신이는 가족들 앞에서

"할 말이 없습니다.

모두에게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앞으로 다시는 개인적인 불평을 드러내지 않겠습니다."라고

진심^^으로 참회하였습니다 . 

 

올해의 마지막 나들이는

결국 딸네집에 모두 모여

토요일 오후 시간을 공부하고 독서하는 분위기 속에서...지내는 것이 되었습니다.

 

...

 

저녁시간이 되어

 

민속 칼국수집에 가서 '외식'을 하고 ...

 

모두...즐거운 마음으로 돌아왔습니다...믿거나 말거나^^

 

 

 

 

  • 머슴2004.11.13 00:28 신고

    에고 울 충신이로 인하여 잼나는추억이 하나 생겼군여..?

    그래도 이뿌다..///

    답글
  • 푼수2004.11.13 00:31 신고

    두발당수 장면에서는.. 무협지의 한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젊디 젊은 저도 못하는 그것을.. ^^

    더우기 그것을 다 막아내는 충신이하며.. 오~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가족 나들이가 취소된것이..
    참 속상하실 듯하면서도..

    그래도, 충신이가 그렇게 긍정적으로 소화하고 받아들였다니..
    그것을 바라보시는 아버님의 마음이 흐뭇하셨을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외식후에도..
    즐거운 마음으로 돌아 오셨으리라 생각하구요^^

    저는 오늘 어머니께 콩나물 국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10분만에 금새 만들어 지더군요^^
    제 손으로 해먹으니.. 맛 없어도 훨 맛있게 먹게되기도 했구요^^

    답글
  • 주방보조2004.11.13 00:51

    머슴님...

    녀석이 온가족의 단풍사진을 말아먹은 것이지요.
    음...실은 제가 말아먹은 건가요?

    저도 가끔은 뚜껑이 열려서요...문제죠...쩝

    답글
  • 주방보조2004.11.13 01:02

    솔직히 말하면
    그장면은 빼고싶은 유혹을 많이 받았습니다.

    폭력아빠라는 이미지가 굳어질까봐서요.

    그래도 솔직하게 써 놓아야...마땅할 것이라 생각하고 얼굴 뜨뜻해지는 것을 억지로 참고 적었습니다.
    다행히 저의 둔한 발길질이 그녀석의 방어에 막혀 별로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지요.

    ...
    그러나
    선명한 행동지침은 된 것같습니다.

    녀석이 평소에도 좀 이기적으로 굴었었거든요.

    ...

    콩나물국에는 멸치가 들어가면 더 맛있고요
    신김치도 시원을 더하게 하지요.

    답글
  • sunny2004.11.13 01:51 신고

    하하, 웃습니다.
    웬 두발당수? 두발단속 아니었나? 했는데,
    그 부분을 읽어보면서도 제가 워낙 둔해서, 세번씩이나 다시 읽어본 끝에 상황파악이 됐습니다.
    충신이는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고자 하는, 말하자면, 개성이 좀 있는 친구로군요. 그 개성을 잘 살려주시지 않고서리..... 그렇게 하면, 가정의 평화가 깨지나?
    그런데, 두발 옆차기로 날아들어갔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냥 시늉 아니었습니까? 소리는 안지르셨던 모양이네.....
    저같으면, 아마도 소리를 치면서, 때리는 시늉만 했을텐데, ....
    그리고 다시 공원으로 향했을텐데....
    다들 간이 콩알만, 좁쌀만 해졌겠네요.
    아이고, 가슴 아파라.....
    청랑

    답글
  • 주방보조2004.11.13 02:25

    두발당수한 거 하고
    어린이대공원 안간 것은 후회했습니다.

    그래도
    녀석 비위맞추면서 억지로가는 것...좋지않다 생각했습니다.

    답글
  • 세현2004.11.13 03:13 신고

    이 댁 이야기만 들으면, 자꾸만 드는 생각....

    "애들은 일단 많이 낳아놓고 본다. 요거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지름길이다."

    노력해야지...으음.....

    답글
  • malmiama2004.11.13 04:45 신고

    일주일 전 사건이니까
    뚜껑이 많이 닫힌 상태에서 회상 하셨겠군요.

    울집 큰 넘은 충신이 나이 때 고분고분 했습니다.
    그러다 왕창 삐딱선 탔다는 거 아닙니까.
    충신이는 그 반대일 것이므로 소망이 큽니다.

    '올해의 마지막이 될 것같은 가족 나들이'라 하신 걸 바꾸시죠.
    '가족'을 '가을'로...
    초겨울 같을 오늘이나 다음 주말에 가족 나들이 다시 실천하심이...^^

    답글
  • 김순옥2004.11.13 06:34 신고

    늘 제가 빠딱선 타는 느낌이 들지만
    이번에도 놀라움을 금치 못합니다.
    물론 이유는 많이 있습니다.
    아빠로서의 확실한 결단을 높이 평가?해 드려야 하겠군요.
    때로는 부모의 결단력있는 모습이 필요할 때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 아이의 불만스러움에 가족 모두가 따라가야 한다는 것에
    대한 분위기를 생각하면 괜히 가슴이...
    외식으로 분위기가 반전되었다면 좋은 것이겠지요.
    사춘기의 아이는 아마 적당한 시간이 필요하리라 생각합니다.
    남자 아이들이야 아빠와의 교감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봅니다.
    저는 제가 많이 해결하려고 해서 힘들었던 적이 있으니까요.
    많이 이해해 주고 시간을 기다려주는 게 처방전이기도 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때로는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기 주관이 강한 아이가 나중에 그 그릇만큼의 몫을 해내지 않을까...라는
    마마보이가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하는 것을 보게 되니까요.
    오늘도 제가 삐딱선 탄 것 맞나요?

    답글
  • Daniel2004.11.13 09:33 신고

    가정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민주주의는 너희들이 모두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독립하고 나면 그때서야 가능하다.
    모든 것을 부모에게 의지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부르짖는 것은 너의 억지다.
    아버지의 명령이 불의한 것이 아니라면
    그저 너의 기분에 맞지 않는 것이라면...너는 복종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왜 교회가 생각나고 하나님이 떠오를까요.
    가정=교회, 아버지/부모=하나님을 대입해서 읽어 보았습니다.

    두발당수..ㅎㅎ
    요즘아이들은 모르는 격투용어지요?
    이단옆차기 정도?
    너무 쎄게 공격 하셨습니다^^

    답글
  • sunny2004.11.13 10:21 신고

    봉방뜰님, 예리하시네...
    나도 그 생각 들었었는데, 두발당수를 차마 필님에게 할 수가 없어서리, 그냥 넘어갔는데.....
    좀 비슷하지요? 후후
    청랑

    답글
  • 원덕2004.11.13 11:09 신고

    충신이가 사춘기가 시작될 나이이지요?
    사춘기는 어린 아이가 세상을 향해 자기 발로 걸어야 할 시점을 만나
    자기를 지탱해주던 것들로부터 <분리>, 자기를 <개체화> 시키는 시기라고 합니다.
    이 시기 또한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께서 미리 세워놓으신 계획의 일부 아니겠습니까?
    우리들에게 ‘나’ ‘내 것’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하나님 나라를 위해 드릴 자아 또한 없는 것이 되지 않을까요?
    따라서 ‘독립적인 건강한 자아 세우기’ 또한 하나님 섭리의 한 과정 아닐까...합니다.

    아이들이 원하건 원하지 않건, 그 시기가 그 아이들에게 찾아 온 것입니다.
    따라서 자기를 지탱해주던 끈으로부터 분리되어지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쾌감,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호기심을 동시에 느끼게 되는
    그 혼란스런 물결 앞에 서 있는 그 아이들의 입장을 헤아려봄으로써,
    그 애들의 변덕과 반항, 갈등에 함께 시달려야 하는 우리 어른들의 마음이
    한결 여유 있고 기꺼운 것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구 중력에 반하여 날아 올라 두발당수를 날리는
    김선생님의 폼이 굉장히 멋있었을 것을 상상해보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저도 사춘기 우리 아들을 위해 두발당수나 좀 배워놓을까.... 싶네요.ㅎㅎ

    충신이 가족 만세!

    답글
  • 주방보조2004.11.13 12:52

    세현님은 일단 둘째 복돌이?를 낳으세요^^
    행복이 두배가 될 것이라는 것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좀 시끌벅적하지만...친척들이 우리집 방문하시면 꼭 하시는 말씀이 ..사람사는 거 같다거든요.

    너굴님의 지혜...접수합니다. 겨울이 좀 거시키하지만 가족나들이 못할 것 없지요. 눈이라도 와주면 더 고맙고...그렇겠네요^^ 마지막 가을 나들이는 물건너 갔지만...

    답글
  • 주방보조2004.11.13 13:02

    김순옥님과 원덕님의 염려는 같은 것이지요?
    많이 참고하고 조심하겠습니다.

    그러나
    아이의 개성이나 독창성이란 것과
    버릇없음이 함께 섞여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글재주가 많지 않아서 그렇지
    무척...따뜻하다고...요.
    충신이도 증거하는 바이지요^^)

    녀석들이 혼란스러울수록
    어른들이 명백하게 잘그들의 못된 행위에 대하여 질책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생각하고 삽니다.
    남의 자식들이야 어찌 개입해 볼 엄두도 못내지만
    제 자식을 그냥 혀를 차며 지켜만 볼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요?

    저의 행동이 지나친 것에 대해서는...능력의 한계를 절감하며 삽니다마는...ㅠㅠ

    답글
  • 주방보조2004.11.13 13:12

    봉방뜰님과 청랑목사님...

    가정=교회...아버지/부모=하나님...대입가능하다 생각합니다. 저도...

    저의 아버지 살아계실 때
    스스로를 일컬어 제2의 하나님이라고 하셨거든요.

    그리고는 눈에 보이는 아버지에게 순종하지 않으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아버지에게 순종할 수는 없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시곤 하셨죠.
    나중에 성경을 읽다보니 비슷한 구절이 있기는 하더군요.^^
    요한일서4:20...

    아버지=대형교회목사...이렇게 봐주시지 않아서..감사하구요^^

    답글
  • sunny2004.11.13 14:03 신고

    흠, 그래도 뭔가 양심은 아직 죽지 않고 살아서 꼼지락대고 있는 듯하군요.
    그러면서, 또 뒤통수를 치시는군..... 요한일서 4:20!!!
    청랑

    답글
  • sunny2004.11.14 01:53 신고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조금이라도 그런 식의 "폭력"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저는 나중에 그 애들이 커서 남편이 되고, 아내들이 되었을 때에, 아버지의 온정적 권위주의의 이따금 나온 "폭력"을 기억하면서, 강압하거나 (폭력 앞에) 침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들어도, 대화하고 설득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라고 여겨집니다. 저는 대화하고 설득하면서도, 권위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라면, 필님 말씀하신대로, 목회자와 교회의 어떤 관계에 대해서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필님은 그 일 있고서, 가족들이 다, 심지어 마눌님까지도 아무일 없었다는듯이 책을 읽고 했었다는 얘기에 진짜 가슴아픕니다. 물론 다 같이 저녁먹으로 간 일은 정말 잘하신 일이지만 말입니다. 이거 따지는 겁니다. 따지기!
    청랑

    답글
  • 평미레2004.11.14 02:16 신고

    아들과 반장난으로 주고받은 "두발 당수"와 "가로 막기"가 정말로
    '폭력'이라는 제목으로 이야기되어야 할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폭력에 대한 이야기의 실마리를 준 것만은 중요한 기여라고 봅니다.

    구약의 하나님은 매우 폭력적인 하나님이셨는데요.
    사람을 깡그리 쓸어버리시기도 하고 (노아때),
    하루에 몇천명씩 죽이기도 하시고 (모세때),
    이방인은 씨를 말리라고 명령도 하시고 (여호수아때),
    그 뒤로도 기회있을 때마다 이방인이나 패역한 이스라엘 백성을
    직,간접의 폭력으로 징벌하곤 하셨습니다. 그래서,
    요즘도 자칭 '적그리스도'들이 그리스도교를 공격하는 단골메뉴가 됐지요.
    청랑님 말씀을 새기자면 하나님의 폭력은 괜찮고,
    하나님의 형상을 가진 사람의 폭력은 안된다는 말씀이 되겠는데...
    물론 예수님이 오신 이후에는 사정이 전혀 달라지긴 했습니다만...

    답글
  • sunny2004.11.14 03:56 신고

    앗,
    필님이 아니고, 오치아빠가.....이단옆차기로 들어오네....
    어이쿠! (크게 허리와 얼굴을 강타 당했음....살려줘요!)
    하나님의 폭력이라....
    (그게 사실 요즘 한구탱이 서구신학에서 중요한 논의거리지요...아직은 전문가가 못되어서리 낭중에 좀더 정독해보고서 ;;;; 대꾸하도록 하겠슴다. 내빼자....)
    청랑

    답글
  • 주방보조2004.11.14 04:32

    솔직히...두발당수(이거 일본식용어지요?^^)는 제가 성질을 참지 못하고 부린 행패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쓰면서 감추고 싶었다니까요.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럼에도 그 분위기를 전하고자 한 것은 그것이 사실이었고 앞으로는 지양되어야할 저 자신에 대한 경계이기 때문이었습니다.

    어제 아들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너는 아빠를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자기가 잘못했을 때를 빼곤 항상 따뜻한 분이라고...하더군요.
    잠재의식 중엔 아빠의 폭력에 의한 상처가 없지 않을 것입니다만...표면의식 은 건전하군...생각했습니다. 저의 지나친 행패에 대한 위로도 삼고^^

    조정희님 말씀하신 하나님의 폭력?...에 대한 인식도
    혈기를 못참아 부린 지난주의 일같은 것 빼고...
    아이들을 매로 다스릴 때 저를 지지하는 말씀들이기도 합니다. 물론 잠언의 교훈들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합니다.

    ...

    물론 우리가 하나님처럼 완전할 수 없으므로
    매를 때리는 것도 역시 불완전한 것이므로 문제가 될 수는 있습니다만

    어릴 때...엄한 매라는 것은
    아이들을 설득하는 효과적인 수단중의 하나라고...저는 생각합니다.

    답글
  • sunny2004.11.14 04:48 신고

    당수? 꼭 일본식이다 라고 할 수는 없겠지요.
    이전에 태권도라는 것이 정착하기 전에 당수라는 말을 썼었드랬지요.

    답글
  • sunny2004.11.14 04:49 신고

    그런데, 청담동에 토끼굴이라는 게 있습니까?

    답글
  • 주방보조2004.11.14 04:50

    말로만 되어지는 설득은 두가지 면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하나는 설득을 시도하는 자의 자질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그 설득을 듣는 자의 자질 문제입니다.

    물론 이 두가지가 어울려 증폭효과를 낼 수도 있을 것입니다.

    ...

    아른들이 너무 아이들을 자기 눈높이로 생각하고
    단어만 쉽게 풀어줄 뿐 전혀 남득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쏟아낼 때
    아이들은 자기 잘못에 대한 댓가에 대하여 지나치게 어려서부터 낭만적으로 이해해 버리고 말 게 될 것입니다.

    요즘 가정이나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아이들의 비정상적인 행위들은
    거의(전부일 수는 물론 없겠습니다)
    부모의 능력에도 못미치는 대화와 설득에만 의지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학교에서조차...폭력을 방지하기 위해 "효과적인 매질"조차 금지해 버렸기 때문입니다.

    ...

    대화와 설득을 저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거듭 이야기하고 설득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행동을 계속 보일 때에는 가차없이 매를 듭니다.

    왜냐하면...말로서 설득할 능력이 제게 부족하거나 그것을 소화할 능력이 녀석에게 없기 때문입니다.

    매는 그런 경우..단순한 진리를 가르쳐 줍니다.

    잘못하면...그 결과가 "아프다"...는...

    ...

    그러므로 대화와 설득에만 의지해야 한다는 목사님의 생각에는 아직 제 수주닝 못미침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화와 설득...과 더불어
    아이들이 아직 어려서 이해력이 부족할 때에는 '절제된 매'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4.11.14 04:58

    청담동에 처가식구들이 몰려 삽니다.
    아이들과 한강변 자전거 타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요...그동네에선 토끼글이라고 그 터널을 이름부른다 하더군요. 한강으로 나가는 터널을 말입니다.
    거기 토끼굴을 나가면 벤취가 여러개 마련되어 있고 한강이 앞에 널찌기 펼쳐져 보입니다. 꽤 볼만하지요. 바로 앞에 7호선 전철길이 왼쪽 시야를 많이 가려서 아쉽지만요.

    아내와 그곳에 가고자한 것은
    처조카중에 이번에 대입시함을 치르는 녀석이 있어서 격려차 방문하고 거기 들려서 한강구경이나 하고 오자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작은 처남의 두 아들이 호주로 유학간 이후엔 별로 가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답글
  • sunny2004.11.14 06:24 신고

    말로만 되어지는 설득의 두 가지 문제?
    설득하는자의 자질문제,듣는자의 자질문제!!
    능력에 미치지 못하는 대화와 설득의 문제...설득할능력부족
    자기잘못의 대가를 모르고 낭만적이 되는 문제....이해할능력부족
    요런 얘기하시는거지요? 필님?
    그저 경험하는 일이지만, 우리한국애들 무척 말썽많이부리거든요, 메국에서도....그런데, 제경험의한도안에서볼때, 대화잘하고설득잘하는부모들 거의 없다고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특히 젊은사람들은 자기애들을 그냥 두고봅니다. 그런 것은 결코 대화의축에도 들지 못하는 것이지요. 대화와설득은 다른관점,다른시각을 서로 얘기하는 것입니다.
    저의 경우도, 내 애가 잘못을 했다면, 화부터내는사람이거든요. 그런데, 이곳메국에서지내면서, 큰소리를내거나 손이가는일이 안된다고 의식하니까, 말로써 설득하려는 노력을 하게 되더라구요. 제가 말씀드리고자 하는 것은 대화하는일도,설득하는일도,연습이 필요하더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대화와설득이 앞으로 자녀들이 여러종류의사람들과어울려살면서 사회생활을 하는데도 무척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답글
  • sunny2004.11.14 06:25 신고

    그래서 저는 현재한국사회에서경험하고 있는 자녀들의 혼란은 아직 대화와설득이 연습되지도 않고, 성숙하지도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람들, 자녀들을 기본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입장이고, 필님은 약간? 아니 상당히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이 깔려있다고 보이네요. 그리고 훈육에 있어서, 어떤 방식을 택하느냐 하는 것은 아마도 서로 속해 있는 사회에서의 경험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저지른 잘못의 대가가 얼마나 아픈 것인가를 가르쳐주는 방법도 (저는 그 대가가 아프다는 것을 자녀들이 알아야 한다는 점에는 절대동의하지만) 다양할 수 있으리라고 여겨집니다. 인간은 직접 당해봐야 아는 수도 있지만, 또한 미루어 알기도 하는 존재이지 않습니까?
    청랑

    답글
  • 주방보조2004.11.14 20:47

    예, 목사님...
    곰곰 생각하며 머리속에서 살살 녹여보겠습니다.
    나이가 꽤 들어서 머리가 굳어버린 부분이 많지만

    처음 아비노릇할 때보다는
    지금이 그래도 많이 노련해졌거든요.

    소망을 가지고...두번 더 설득을 하는 방향으로 ...노력해 보겠습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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