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선물...^^

주방보조 2004. 12. 8. 01:47

11월 마지막 주일에

안산에 사는 친구 어머님의 권사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진실이와 충신이와 원경이를 데리고 전철을 타고 내려가서 4시반부터 시작된 잔치에 처음부터 뒤풀이 끝까지 참여했습니다.

굴 전문점의 요리들이 얼마나 매웠는지 ;.. 맛있었는데 맛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을 정도로^^

 

뒤풀이가 끝난 시간이 막 8시를 넘는 시간이었는데

신임권사님께서 제 주머니에 5만원을 몰래 넣어주시면서 아이들 나눠주라고 하셨습니다.

거절을 잘못합니다.

이것 참...하면서 감사하다고 하고 받았습니다.

아이 다섯 기른다고 저를 성자라고 부르는 친구는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고 우리가 자전거를 세워둔 뚝섬 유원지역까지 직접실어다 주었지요.

 

...

 

그 5만원을 꿀떡...하려다가^^

아이들에게 만원씩 나누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왜?

 

제 생일이 며칠 안남았었거든요.

 

그동안 모아둔 용돈 다 떨어진 녀석들(진실 나실)에게 제 생일선물 받으려고 가불해 주는 것보다는

친구 어머니 권사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 옳은 일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

 

지난 주일에 매주받는 용돈에다가 그 5만원을 나눠 각각 만원씩을 더하여 주었습니다.

 

아빠생일선물을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했었는데 참 잘되었다고...진실 나실은 건대역 근처로 휙 날라가고...

 

...

 

진실이는 팔천원이 넘는 늘보베어 인형을 제 목에 걸어주면서 그놈배를 꾹 눌렀습니다. ''아이러브유"소리가 낭랑하게 나더군요. 운전할 때 쓰면 좋다나...

 

나실이는 천원짜리 돋보기와 자기 닮은 업드린 돼지 모양의 마우스 손목받침대를 주었습니다. 작은 글씨가 잘 안보인다는 것과 컴퓨터 할때 손목에 아무거나  받치고 있는 제 평소 말과 모습을 귀담아 듣고 눈여겨 본 까닭일 것입니다.

 

충신이는 요즘 저와 양말과 팬티를 공유하고 있어선지^^...칼라팬티3장 한세트를 선물했습니다^^ 만원 다 썼다고...

 

원경이는 저를 졸라서 월요일 저녁에 두란노 서점에 갔습니다. 아무거나 아빠 좋아하는 책 고르시라고...만원한도내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구경하다가 헨리 나우웬의 '상처입은 치유자'라는 책을 골랐습니다.

 

교신이는 자기는 몸이 약해서 밖에 나가면 감기들어 안되니까...선물을 못해서 죄송하다고  웃으며 볼에 입맞춤하는 것으로 때웠고

 

아내는 '당신은 꽃다발 싫지요? 저도 요즘 나이가 들어선지 꽃이 별루더라구요'라고 하시곤^^

쇠고기피망야채볶음?을 넉넉하게 차려내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하였습니다.

 

...

 

생일파티가 시끌벅적하게 끝나고

 

충신이에게 물었습니다.

 

야! 너 만원을 다 쓰다니 아까웠겠다.

 

에이~ 안그래요~ 아버지한테 드리는 건데요~저를 뭘로 보시는 거예요?

 

 

 

 

  • 주방보조2004.12.08 01:50

    식은 생일축하는 사절합니당^^

    ...

    요즘 걸려있는 주인장한마디는 생일날 새벽에 메국에 계신 어머니께 감사를 전한 뒤에 나온 소감입니다.

    답글
  • Pia2004.12.08 03:08 신고

    식은 생일축하는 사절한다 하셨으니
    따땃한 축하 놓고 갑니다.
    사진속에 사모님이 너무 아름다우세요.
    생일 맞으신 분이 사진사를 자청하셨나봐요.
    아님...어디 저 뒤에 어두운 구석에 계시남....???
    웃고 계심 이빨이라도 보일텐데....ㅋ

    답글
  • 푼수2004.12.08 04:11 신고

    아, 너무 너무 좋으셨겠어요.
    이뿐 자녀들, 이뿐 아네분이시네요^^

    다섯아이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고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한 사람의 신자로서의 절반의 삶은 성공하시지 않으셨나 싶습니다^^

    답글
  • 정예림2004.12.08 04:58 신고

    사랑 행복 웃음.... 이 모든 것이 풍성해서
    지기님 정말 행복하시겠어요... ^^

    답글
  • 김순옥2004.12.08 07:13 신고

    그러니까 김원필님께서는 47이셨군요.
    그렇다면 저보다 하나가 더 많으시다는 사실...이제사 알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아빠의 선물을 준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는 아빠,
    그것을 기쁨으로 알고 각자 나름대로 선물했던 아이들...
    보람있으시겠습니다.
    어릴 때 귀여운 모습에서 갈수록 듬직하게 한 자리 차지해 가는
    아이들을 보시면 든든하시겠습니다.
    항상 밝고 예쁘고 씩씩하게 자라는 자녀분들 되리라 믿습니다.
    뒤늦게지만 저도 축하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가정의 힘이 되시길 빕니다.

    답글
  • 이쁜맘2004.12.08 07:18 신고

    나름데로는 인성교육에 신경을 썼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상태에서는 잘못가고 있는건 아닌지 낙심이 된답니다.
    사춘기 한때라고~ 위로하고 싶지만...
    넘의 떡에 눈독들이면 내마음이 더 시린것을 알기에...
    행복한 모습만 담아갈께요.^^

    답글
  • sunny2004.12.08 08:11 신고

    후끈하게 축하드립니다.
    뭔가 매콤한 걸 드려야 하겠는데.....
    한 살 더 먹어서 좋오으시겠습니다....
    속이 더 깊어지시기를.....
    많이 드실 수 있도록....
    매운 걸로....
    청랑

    답글
  • 머슴2004.12.08 08:37 신고

    우와...디게 부럽다..
    자식농사 잘 지으셔서 선물도 많이 받으시고..
    앞으론 얼마나 더 마니 받으실까...넘 넘 부러운거 있죠..?
    저..공짜 디게 조아하는데..(공짜가 아니라구여..에잇 그래도)
    울 아들은 걍 너머가데여 가불도 안해가고..

    암튼 추카드리구여...
    충신이가 젤루 멋지네 모...흐흐흐///
    충신이는 모를갖고 시포할까여.........?

    답글
  • malmiama2004.12.08 09:53 신고

    생일은 기쁜 날이지요.
    하나님께 감사 그리고, 부모님께 감사하는 날이고요.

    내가 태어났기에 태어날 수 있었던 자녀들로부터 그리고,
    짝지워주신 돕는 배필로부터 축하를 받는다는 것...
    내가 준 것으로 다시 받는다 해도 기쁨임이 분명합니다.

    버무려서 이것이 바로 행복이요, 살아서도 천국 아니겠습니까.

    저도 기쁩니다. 태어나 주셔서..^^

    답글
  • 순악질 의자왕2004.12.08 10:05 신고

    쳇...........
    배지아포 주께있네..
    젠장.......

    답글
  • 원덕2004.12.08 11:06 신고

    푸하하...
    요 위의 너굴님의 '저도 기쁩니다. 태어나 주셔서...'가 압권입니다. ㅎㅎㅎ

    저두요!^^
    김선생님께서 태어나 주셔서,
    오늘날,
    제가 이렇게 다음 칼럼에서 하루치 큐티를 1분에 끝낼 수 있게 해주시고,
    더불어 알콩달콩한 다섯 아이들 이야기를 맛 나게 읽을 수 있게 해주시니,
    캄--사 합니다.

    따라서 김선생님 생신은
    저에게도 기쁜 날입니다.^^
    추카추카!!!

    답글
  • 주방보조2004.12.08 13:37

    아이 참~

    식은축하 안받는다고 했는데...ㅋㅋㅋ

    ...

    ^^

    답글
  • 이요조2004.12.08 15:12 신고

    식은축하..렌지에 뎊혔어요.
    따땃해졌어요.

    제 티뷔속 그 이야기 보며 원필님네 오남매도 생각했더랬습니다.

    답글
  • 소금과빛2004.12.08 17:11 신고

    행복에 겨워 비명소리를 지르고 계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지난 6일이었던가요?
    에구, 소문을 내셔야지요..그래갖고 제대로 된 축하나 받을 수 있겄습니까?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님 말대로 식은 축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축하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니 마음이 푸근해져서 좋고,
    축하받는 사람은 받으니 어쨌뜬 기분이 좋을터이고,...

    위 어느분의 표현대로,
    태어나주셔서 저도 기쁩니다. ㅎㅎ
    비록 식었지만, 렌지에 후끈 뎁혀 올려 드리오니 기뻐하소서..
    내내 아프지 마시고,.......행복하십시오..
    멋진 사모님과 정겨운 다섯아이와 함께..그리고 주님과 ..또 칼럼친구들과 함께..
    행복하셔야 합니다..ㅋㅋ

    답글
  • 주방보조2004.12.08 21:13

    하하...

    두분도 식은 축하 덥혀 주시는군요^^

    맛있게 냠냠...입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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