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주일에
안산에 사는 친구 어머님의 권사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진실이와 충신이와 원경이를 데리고 전철을 타고 내려가서 4시반부터 시작된 잔치에 처음부터 뒤풀이 끝까지 참여했습니다.
굴 전문점의 요리들이 얼마나 매웠는지 ;.. 맛있었는데 맛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을 정도로^^
뒤풀이가 끝난 시간이 막 8시를 넘는 시간이었는데
신임권사님께서 제 주머니에 5만원을 몰래 넣어주시면서 아이들 나눠주라고 하셨습니다.
거절을 잘못합니다.
이것 참...하면서 감사하다고 하고 받았습니다.
아이 다섯 기른다고 저를 성자라고 부르는 친구는 멀리서 와줘서 고맙다고 우리가 자전거를 세워둔 뚝섬 유원지역까지 직접실어다 주었지요.
...
그 5만원을 꿀떡...하려다가^^
아이들에게 만원씩 나누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왜?
제 생일이 며칠 안남았었거든요.
그동안 모아둔 용돈 다 떨어진 녀석들(진실 나실)에게 제 생일선물 받으려고 가불해 주는 것보다는
친구 어머니 권사님의 뜻을 받드는 것이 옳은 일이기도 하고 말입니다.
...
지난 주일에 매주받는 용돈에다가 그 5만원을 나눠 각각 만원씩을 더하여 주었습니다.
아빠생일선물을 어떻게 하나 하고 고민했었는데 참 잘되었다고...진실 나실은 건대역 근처로 휙 날라가고...
...
진실이는 팔천원이 넘는 늘보베어 인형을 제 목에 걸어주면서 그놈배를 꾹 눌렀습니다. ''아이러브유"소리가 낭랑하게 나더군요. 운전할 때 쓰면 좋다나...
나실이는 천원짜리 돋보기와 자기 닮은 업드린 돼지 모양의 마우스 손목받침대를 주었습니다. 작은 글씨가 잘 안보인다는 것과 컴퓨터 할때 손목에 아무거나 받치고 있는 제 평소 말과 모습을 귀담아 듣고 눈여겨 본 까닭일 것입니다.
충신이는 요즘 저와 양말과 팬티를 공유하고 있어선지^^...칼라팬티3장 한세트를 선물했습니다^^ 만원 다 썼다고...
원경이는 저를 졸라서 월요일 저녁에 두란노 서점에 갔습니다. 아무거나 아빠 좋아하는 책 고르시라고...만원한도내에서...
한참을 서성이며 구경하다가 헨리 나우웬의 '상처입은 치유자'라는 책을 골랐습니다.
교신이는 자기는 몸이 약해서 밖에 나가면 감기들어 안되니까...선물을 못해서 죄송하다고 웃으며 볼에 입맞춤하는 것으로 때웠고
아내는 '당신은 꽃다발 싫지요? 저도 요즘 나이가 들어선지 꽃이 별루더라구요'라고 하시곤^^
쇠고기피망야채볶음?을 넉넉하게 차려내는 것으로 선물을 대신하였습니다.
...
생일파티가 시끌벅적하게 끝나고
충신이에게 물었습니다.
야! 너 만원을 다 쓰다니 아까웠겠다.
에이~ 안그래요~ 아버지한테 드리는 건데요~저를 뭘로 보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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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에 겨워 비명소리를 지르고 계시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답글
지난 6일이었던가요?
에구, 소문을 내셔야지요..그래갖고 제대로 된 축하나 받을 수 있겄습니까?
ㅎㅎㅎ
축하드립니다..
님 말대로 식은 축하지만 뭐 어떻습니까?
축하하는 사람은 진심으로 축하해 주니 마음이 푸근해져서 좋고,
축하받는 사람은 받으니 어쨌뜬 기분이 좋을터이고,...
위 어느분의 표현대로,
태어나주셔서 저도 기쁩니다. ㅎㅎ
비록 식었지만, 렌지에 후끈 뎁혀 올려 드리오니 기뻐하소서..
내내 아프지 마시고,.......행복하십시오..
멋진 사모님과 정겨운 다섯아이와 함께..그리고 주님과 ..또 칼럼친구들과 함께..
행복하셔야 합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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