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국에서 10년만에 오셔서
딱...
한달간...
어머니는 우리와 함께 계셨습니다.
황사가 가장 심한 날 청계천 나들이를 다녀와서 걱정 또 걱정했으나
괜찮으셔서 안도했었는데
며칠후 이를 딱딱이실 정도로 열이나 아프시자
메국에 돌아가야겠다고 하셔서 제 가슴을 덜컥 놀라게 하셨더랬습니다.
해열제와 항생제로 이틀을 버티다가...
갑자기 오래전에 누님이 어머니의 발에 있는 티눈을 뜯어 감염이되어 고생했다는 이야기가 떠올라
양말을 억지로 벗기고...오른쪽 둘째 발가락이 엄지발가락만큼 벌겋게 부어있는 것을 발견하고...병원에 억지로 끌고 가서 비보험으로^^십수만원이 드는 치료를 하셨다는
한가지 흠 외에는...별 탈없이...
아니
너무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다 떠나셨습니다.
...
오전 10시 비행기라
7시에 잠이 덜 깬 충신 교신을 비롯한 아이들 모두 모아놓고...잠시 어머니의 등뒤에서 기도하자 하고 기도하는데
목이 갑자기 메어와...딱 세마디만 하고 기도를 마쳤습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잘지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건강하게 어머니를 살펴주세요...
주현이네의 차가 왔을 때
제 아내는 눈이 벌게지도록 행길 가에서 울어 전송하였고
아이들은 내년에 다시 오시기를...그리고 4월대신 5월에 오시기를 소리질러 약속하며 전송했습니다.
공항으로 가는 동안
주현이에게 설악산과 영덕과 안동을 거쳐 여행을 하게 해 준 일에 대해 특별히 고마워 하셨고
당신의 손자들 다섯이 모두 착하고 건강함에 대해
교신이를 마침내 안아보고 녀석의 생일을 축하할 수 있었음에 보람을 찾으셨습니다.
...
저에게 혼날까봐 발가락의 상처를 숨겼다는 귀여운 어머니...
부활절 맛본 우리 교회 성찬식 포도주가 톡 쏘는 맛이 일품이었다며 한잔 더 드시고 싶어 하셨던 어머니...
야야 괜찮다라는 말 한마디로....저의 일하지마세요라는 말들을 모두 패퇴시켰던 어머니...
네 차도 잘달리더구나 하시며 저의 12년된 엑센트를 타시고 여의도를 다녀오시며 파안대소하시던 어머니...
충신이의 지렁이를 닮은 글씨에 놀라고 교신이의 거침없이 쏟아지는 수다에 놀라신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떠나 보내고
홀로 집에 돌아온 저는 한동안 몸살을 앓았습니다.
...
벌써 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
-
-
글속에 끊이지 않는 눈물이 그대로 담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전염을 시킵니다.
답글
군 위문방송에서 어머니라 부르는 많은 장병들이 하나같인 눈가에 눈물이 흐르는...
물론 그 많은 청년들에게는 만감이 교차할 것입니다.
왜? 라는 말을 가끔 하게 됩니다.
10년만에 힘들게 아드님 가족들과의 시간을 단 한 달에 묻어두고 다시 가셨으니...
여력이 되신다면 어머니보다는 아드님이 왕래하시는 편이 더 낫지 않을까 싶기도 하구요.
가족사진속에 가족의 화목함이랑 행복 그리고 아쉬움...그 모든 것들이 담겨 있네요.
뒤의 낯선 여자분은 조카님이신 것 같은데 서구적인 미인이시군요.
가족은 다른 사람이 보면 역시...라며 고개를 끄덕이게끔 닮아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떠나신 어머님께서도 한동안 그리움으로 보내시지 않을까요?
요즘은 비교적 전화요금이 저렴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빕니다. -
아이참......... 아침부터 울게 만드시고...
답글
어머님과 함께 하신 시간이 너무 너무 좋으셨던 것 같아서 제가 다 기쁩니다..
근데 진짜 감동이에요... 흑흑.. -
갑자기 커서 어떻게 될까하는 생각에 잠겨보았습니다.
답글
아버지! 사실은 안슬프다고 하면서 슬프셨죠?
음... 나중에 벌써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어른이 되는 생각을 하니까 슬퍼지는군요
워낙 세상은 그렇다지만 너무 매정한것같군요
ps.아버지 요즘 이런노래 들어서인지 뭐랄까....감성적이게??분위기 탄다고 나 할까??
농담이에요; -
'어머니'라는 말은 언제나 목을 메게하는군요.
답글
저는 어머니가 돌아가신지 2년이 넘었는데도 지금까지 어머니 꿈을 자주 꿉니다.
비몽사몽간에 바로 옆에 계신듯 착각을 하지요.
꿈에서 깨면 언제나 가슴이 에입니다. -
-
무지하게 반가운 한 가지는...
답글
제 차도 엑센트인데 12년 되었거덩요. ㅎㅎㅎ
주위 사람들은 저만 보면 '차좀 바꾸라'고 구박이 늘어지는데,
남편은 뛴 거리를 보더니 앞으로 5년은 더 탈 수 있다고 합니다.
이 곳에 올 때 친구 집에 차를 맡겨 놓고 왔는데,
그 친구 왈, 엿 바꿔 먹을 수도 있으니, 기대는 하지 말라고...ㅎㅎㅎ
만남이란 것이 서로에게 커다란 힘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만남은 거의 축복이지요.
두 분을 비롯한 온 가족에게 커다란 축복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머님,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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