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전쟁은 이렇게...

주방보조 2006. 11. 25. 00:19

 <제245호> 전쟁은 이렇게... 2001년 11월 25일
큰 딸이 눈물을 줄줄 흘리며 서있고
둘째딸이 얼굴을 붉게하고 마구 떠들어 댑니다.

누구편을 들어야 하나 하다가
항상 제일 편한 양비론으로 두녀석을 무마시켰습니다.

...

제가 교회갔다와서 큰 딸녀석 책상에서
삼류 환타지 소설인 가즈나이트를 읽고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누님이 메국에서 어제 보내온 수십개의 비디오가 아이들의 관람욕구를 증폭시켰고 ... 그 녀석들의 욕구를 참지못해 아내가 아이들을 자기들 방으로 쫓아내어서 제가 조용히 흥미진진 탐독하고 있는 평안이 깨어지고 말았습니다.

두녀석이 씩씩 거리며 자기들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비켜줘
응?
내자리란 말야
뭐?
비켜달란말야
아니 이녀석이 어디다가 반말이야 싫다 임마

그리고는 큰 녀석의 볼을 책으로 툭 건드렸죠

아이들을 쫓아 내느라 화가 나있는 아내 눈치도 보이고 서슬이 퍼런 사춘기 아이들하구 티격거리는 것도 우습고 해서(제가 이렇게 삽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저희방으로 와서 의자에 앉아 책을 계속 읽고 있는데
벌어진 일입니다.

...

원:왜 그러냐?
진:나실이가 나를 짜증난다면서 몰아붙였어요
원:나실아 무슨 소리냐?
나:언니가 아빠 간뒤에 그랬어요
원:뭐라고...?
나:이게 자기 책상인줄 아나...그래서 제가 그게 무슨소리냐구했죠
진:그렇다구 동생이 나한테 짜증나하면서 소리지르는 것은 참을 수가 없어요
나:언니는 맨날 나한테 짜증나 말하면서 내가 한번 그런 것같고 왜그래?
원:둘 다 방에 들어가 있어라...좀있다 내가 갈테니 이야기좀 하자

...

둘을 방에 앉혀놓고 그랬습니다.

진실아 네 책상에 앉아서 잠시 안일어난다고 해서 미안하다
나실이는 아빠 역성들어줘서 고맙고
그리고
진실이는 요즘 말을 함부러 하는데 조심해라
나실이는 언니는 언니라는 것 잊지마라운운 ...

철저히 양비론이죠...

지금 둘은 자기들 방에서 조용히 근신중입니다.
...

전쟁은
권위가 제자리에 없을 때 발생합니다.

제가 아이들방에서 삼류 환타지 소설을 탐독하고 있을 때
아내가 화를 내며 설득하는 단계를 생략하고 아이들을 쫓아낼 때

그 빈 틈을 노리고 들어오는 것이 ... 무질서이고 곧 전쟁이 됩니다.

...

한 가정에서 그러한데
교회는 어떠하겠으며
나라는 뭐 더 말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

권위를 온전히 갖추는 것...참 지난한 지도자들의 십자가입니다.

11/25 큰 딸의 친구중에... 22
덩치가 반에서 제일 큰 부류에 속하는 녀석이 있는데
좀 입이 걸은 아이입니다.
최근에 반말이 심해져서 여러번 주의를 주었는데도...잘 고치지 않다가...결국 동생에게 꼬투리를 잡혀서리...

말을 함부러하면...마음도 어느새 그렇게 되어버리나 봅니다.

그래서
近墨者黑이란 말로 타일렀습니다...만...

그럼 난 친구가 하나도 없단 말야라는 말에...
네가 정말 친구라면 그런 말 쓰지말라고 해..그래도 계속 그러면 그깟 친구 없으면 어떠냐 말은 했습니다만...
찜찜합니다.

참 어려운 학교생활입니다.
원필

 

11/27 Re:Re:판타지 소설.../가즈나이트...^^/ 0.0 7
컥...22살....

그나이에 15권 소설을 쓰다니 재주도 좋군여.
하지만, 글이 중후하고, 인생의 맛이 들어가 있으려면 적어도 결혼도 하고 40은 되어야 하지 않을까...^^

랭보 같은 천재가 아니라면 말이죠.
유샛다운앳더라이네스

: 대략 22살쯤 되는 친구가 쓴 환타진데요
: 총15권으로 되어 있더군요
: 3권까지 읽었는데...큰 딸이 주로 좋아라고 읽습니다.
: 내용은 3류죠^^
: 그러나 흥미진진...
:원필
: : 판타지 소서른 다 삼류일까...
: :
: : 대체적으로 그렇다고 봐야겠지요...
: :
: : 뭐 피가 되고 살이되는 책이 없나 훑어볼때면 아무래도 판타지들은 뒷전이 되니까...
: :
: : 하지만, 아마 그건 판타지 문학계 가운데 정말 괜찮은 예술성을 지닌 작품이 드물어서 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 :
: : 삼류 무협영화의 고정관념을 깬 '와호장룡', '동사서독'같은 작품이 없다는 것 말이지요...
: :
: : 흠냐... 켜켜켜 정말 난 딴 소리의 대가야.... ㅎㅎㅎㅎ

유샛다운앳더라이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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