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오줌 가리기...

주방보조 2006. 8. 30. 23:58
  <제159호> 오줌가리기... 2001년 08월 31일
두돌이 좀 지난 막내녀석이
요즘 제법 오줌 똥을 가리며 삽니다.

화장실앞에서서...쉬를 하고
아기변기에 앉아 ...똥도 쌀 줄 압니다.

그동안 적지 않게 들어가던 기저귀값이 더 이상 들어가지 않는다는 기쁨도 기쁨이려니와^^ 아이가 정상적으로 커간다는 것을 확인하는 즐거움이 또한 적지 않습니다.

잠잘 때에도 어찌되었건 오줌을 꾹 참았다가...아침에 엥하고 깨어나 웁니다.^^ 이 타이밍을 놓치지 않는다면...오줌 싸는 일은 없습니다. 10초안에 데리고 화장실에 가면 됩니다.

이건 전부 집에서 훌렁벗고 살 때의 모습이고

문제는
바지를 입고 밖으로 나가서입니다.

이녀석이 아직...바지와 기저귀를 혼동하는 지
바지를 입히고 쉬할 때가 되었다 싶어 쉬할래?하고 물으면 고개를 설레설레저으며 바지를 움켜놓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미련하게도 안심하고 있다보면 ...어디서 물쏟아지는 소리가 납니다.
밖에 나갈 때 항상 바지하나정도는 여분으로 가지고 다닐만큼 용의주도^^하기 때문에 녀석의 물건을 천하에 공개하는 일은 없지만...아직은 멀었군 하는...약간의 실망감은 어쩔 수 없이 듭니다.

...

만약...이놈이 계속 기저귀와 바지를 혼동한다면...(그럴리는 없겠지만)...결국 그 비싼 기저귀를 다시 사서 채우는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가을이 오면 어쩔 수 없이 집에서도 옷을 입혀 지내게 해야 하므로...

...

저는 우리나라 기독교의 모습을 그렇게 봅니다.
자립하여 스스로 똥 오줌을 가릴 때가 훨씬 지났는데도 불구하고 ... 언제나 눈에 보이는 무엇인가를 의지하고 신앙생활하는 것을 편하게 여기는 모습들 말입니다.

그래서 계속적으로 쓸데없는 기저귀값으로 비용이 과도하게 지출 됩니다.

아직도 더 크게 지어야 할 예배당 수양관들이 줄을 서 있고
아직도 새로 만들어 주머니를 털 헌금항목들이 적지 않게 남아있고
아직도 목사가 외국에서 학위를 받아와야만 데려다 쓸 때 안심이 되고
아직도 신유니 예언이니 방언이니하는 것을 들어야 믿음이가고
아직도 목사를 교회의 왕으로 여기며 섬겨야 복받는다 생각하고
아직도 1200만이니하는 따위의 숫자장난에 온 정신을 팔고
아직도 세습을 하던 교회를 팔아먹던 우리끼리 좋으면 그만이라고 낄낄대고
아직도 결혼문제니 장례문제니따위를 생각해서 교회의 적을 옮기기 두려워하고
아직도...스스로 성경을 읽고 해석하고 연구하기를 전문가에게만 의탁하고

쩝...바지에 오줌을 싸고 계십니다.

그러니....일부의 지나친 건축비용 지나친 목회자사례비 지나친 기름값 지나친 유학비 지나친 유지비라는 실제적인 돈낭비와

먹어도 먹어도 자라지 않는 ... 전체적인 영적인 왜소증이

우리나라 교회에 ... 만연되어 있다 하겠습니다.

...

제 아들은 다음달 정도면..바지와 기저귀를 분간하고 밖에서도 쉬...를 잘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독교는 언제나 기저귀를 완전히 벗게 될까요?

자유롭고 독립적인...종교에 매이지 않는...기독교
권위주의 대신... 평등하고 민주적인... 기독교
외형에 무게의 중심을 두지 않고...내면이 충실한 ...기독교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스스로 사고하고 납득하는...기독교

...

다음달이면...그리 될까요? 내 막내 아들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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