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명랑을 과시하는 큰 딸 진실이가
풀죽은 목소리로 다가와서
'모의고사 성적표가 나왔는데요~'라고 고하였습니다.
목소리만 들으면 다 알지요.
작년말부터 방학내내 비싼^^ 점심값 들여가면서 광진 도서관 다닌 것도 무용지물이었다는 보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허긴 나실이에게 점심먹고 한두시간 쯤 만화그리는 것이 무엇이 나쁘냐며 설득했다는 전설이 있고 보면 가서 공부한 일이 어찌 그리 효과를 낼만한 내공이 되었겠습니까?
프라이버시에 관계되는 일이니
구체적인 성적은 공개할 수 없고
전체적으로 중간쯤 가는 성적이며 영어가 제일 낫고 국어 수학 과학은 비슷하더군요.
분석표가 자세하며
어느 부분을 보충해야 하는지도 일목요연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거의 다 해당되는 것 같았습니다만...^^
...
좀 늦게 나타난 나실이도
모의고사 성적표를 내 놓았습니다.
방학을 잘 보낸...언니보다는 훨씬 성실하게 공부하였다는 여러 정황이 있거든요...증거가 성적표 곳곳에 나타나 있었습니다.
게다가 영어문제 두개는 채점에 이상이 있어서 틀렸다고 표시되는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꽤 높은 점수를 받았더군요.
...
저는 예언자입니다^^
딸 둘의 시험 성적을 거의 예측하니 말입니다.
3월시작하자 곧바로 전국 모의고사를 본다 하길래...예언을 했었습니다.
진실이는 성적이 떨어질 것이고 나실이는 약간 오를 것이며
영어는 그런대로 나올지 모르지만 수학은 둘 다 형편 없을 것이라고...왜냐하면 너희들처럼 수학공부를 하지 않아서야 어찌 향상을 바랄 수 잇겠느냐고...
모의고사 성적표 둘을 훑어 보면서
저는 저의 예언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는 것에 대하여...속이 상했습니다.
이따위 예언이 맞지 않는 "기적"이 우리 아이들에겐 나타나면 얼마나 좋을까...하구요.
그라고 이어서
이렇게 될 것을 뻔히 알면서 왜 아이들이 더 잘하게 만들지 못했나...
왜 지켜 보면서 한숨만 쉬고 있나...
...
그러나 공부란 공부하는 녀석의 몫일 뿐입니다.
자기가 심은 것을 자기가 거두는 것입니다....
게으름을 피운 녀석은 게으름의 쓴 열매를 먹게 되고 정신을 차리면 다행이고...
부지런히 공부한 녀석은 그 부지런함의 댓가를 달게 마시고 더욱 힘을 얻을 것입니다.
...
회개하며 눈물을 보이는 진실이의 ... 모의고사 성적표 위에는
휴~...라고 쓰고 싸인을 해 주고
나실이의 모의고사 성적표 위에는
수학이 많이 부족합니다...라고 쓰고 싸인을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한마디 덧붙였습니다.
둘 다 고맙다...정직하게 성적표를 보여주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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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과 결과가 가장 확실히 증명되는 게 성적이 아닐까 싶어요.
답글
물론 많은 사람들은 시험에도 운이 따라야 한다는 말들을 하지만...
나실이보다도 진실이의 성적이 쉽게 오르지 않는 건 당연하지 않을까요?
상대적 평가기준을 놓고도 요즘 아이들은 너도 나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점수는 오르는데 등수는 오르지 않는다고도 하고
절대적 평가 기준을 놓고 봐도 고3쯤 되면 난이도가 있어서
그동안 열심히 쌓아온 밑거름이 없다면 어느 날 갑자기 오르기란 쉽지 않다고 하구요.
특히 수학은 갑자기 성적이 오르지 않는 것 같아요.
영어는 아버지의 꾸준한 지도가 많은 도움이 되시겠지요.
따지고보면 우리나라 수학이 너무 어려운 것도 사실인 것 같아요.
변별력이라는 이유로 혼자서 공부해서 어려운 수학 공부를 하기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역부족이라는 생각도 들구요.
진학제도가 많이 바뀌어서 적성과 성적에 맞는 곳을 찾아갈 수 있으니
분명히 진실이에게 맞는 진로가 정해질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이가 좀 더 모질게? 공부를 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저도 한얼이 고등학교 들어가자마자 병원 들락거리다가 중간고사 치루고
성적표를 가져왔는데 굳이 학부모란에 의견을 써야 한다기에
'유구무언입니다'라고 썼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선생님께서는 제 마음을 아실 것이라 믿으며.
한 학기를 마친 한얼이가 멋진 성적표를 들고 나타났으면 좋겠습니다. -
모의고사 성적표...저도 상당히 심하게 망가져 있습니다..수학..가장 낮은데 장난 아닌 점수에다가....가장 잘 나온거 외국어 영역이랑 언어영역이더군요..수학 점수 보고 정말 충격 받았습니다...그래도 몇 점 정도는 예상하고 있었는데..하하하...뭐, 이미 끝난 일이고 다음 모의고사나 잘 보면 되지요..그거 못봤다고 풀 죽어 있다가 중간고사 망치면 그 여파때문에 다른 시험 다 망치니까....저희 어머니도 뭐라고 써줄까...하면서 고민하다가 열심히 교육시키겠다고 쓰셨습니다...
답글
다음 시험 성적....50점 이상 올리겠습니다.. -
인생도 시험도 굴곡이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하하하..
답글
두 따님에게 위로를 보내야겠군요.
휴~ 라는 사인이 재밌습니다.
우리 꼬마의 토요일은 '놀토'가 아닌 '잘토'더군요.
아침 10시까지 늦잠을 자고 있더라니까요.. ㅎㅎ
'너 좋아하는 컴퓨터를 더 잘하려면 수학을 열심히 해야 돼..'라고
격려(?)해 주었지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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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
답글
영어든 수학이든 국어든, 아빠가 일일이 붙잡고 따져보아야 할 걸요? 그래야 어느 기초가 부실한 지 파악이 되고, 기초를 다시 놓아줄 수 있지 않겠습니까? 쪽집게 아빠의 쪽집게 과외가 필요할 겁니다~^^ -
진실이 성적이 많이 오를 것입니다. 나실이는 더 오를 것이고요.
답글
예언입니다.^^
기숙학원에 있는 정민이는 반에서 2등했다면서
다음 달에 반을 옮긴다더군요.(수준별 반으로 운영하나 봅니다)
형민이는 상위권은 아니지만 예전에 비해 성적이나 순위가 많이 오른 편이고요.
공부는 공부하는 녀석들의 몫일 뿐이고 심은대로 거두는 것입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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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민이는 공부 열심히 합니다. 가르치지 않아도 귀찮게 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