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봉사상 상장을 흔들며 들어 온 나실이는
비록 성적 우수상은 애당초 기대 할 수 없는 수준이지만
그리고 3년 개근상은 2학년 때 CA시간을 잘못 알아서 늦게 간 탓에 하루 결석한 것으로 된 일이 빌미가 되어 받지 못하게 되었지만
이 영광스러운 봉사상을 그 성실성과 우직성을 인정받아 문화 상품권 두장과 함께 받을 수 있었다며 으시대었습니다.
한마디 덧붙이길...
"나는 초등학교 때에도 '착한 어린이 상'을 받은 몸이야..."
...
그때 성적이 형편없게 나왔었기 때문에
손바닥 몇대 때리고 컴퓨터를 못하게 하는 벌을 주면서
'명예"회복을 하기까지는 컴퓨터에 손을 대지 못하게 했었는데
며칠 후 이번의 봉사상 흔들며 들어오듯 상장 한 장을 흔들며 소리를 질렀습니다.
아빠 나 명예회복 된거지?
그 당시 아이의 손에 들려진 '착한 어린이상'...저처럼 착한 것 좋아하는 인간이 어찌 감동을 먹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
...
졸업앨범도 미리 나누어 주고
이렇게 봉사상도 부상과 함께 미리 나누어 준 것을 보면
날이 추우니까 졸업식을 빨리 끝내려고 하는가...이해했습니다.
어제 고등학교 졸업식에는 강당에서 졸업식하고 또 교실로 가서 선생님들과 마지막 시간도 갖고, 그때 앨범도 나누어 주는 장면을 잘 아는 집사님 딸 졸업식에 가서 목격했기 때문에, 추위에 떨며 이리 저리 옮겨 다니는 가족들이 안돼 보였었는데
졸업식 빨리 끝나면 좋지...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중학교지만 졸업식 후에 그저 휭하니 사라진다는 것이 영 마음 꿀꿀하게 하는 바도 없지 않았습니다.
...
어제 그 집사님 딸이 받은 꽃다발 중 제일 이쁜 것을 미리 골라 준비하고
디카를 가지고
성질급한 마눌과 아이들 셋은 먼저 가고
저는 느긋하게 11시 반쯤 되어 교신이를 데리고 캠코더를 들고 강당으로 향하였습니다.
운동장에 눈은 하얗게 덮여 있고 군데군데 맨질맨질하여 조심하며 나아가 강당에 들어가 본 즉
3학년 1반 1번인 나실이를 본다고 마눌은 강당 맨 앞 관중석?^^에 그 화사한 미모를 자랑하며 앉아 있어 갈 수 없었고, 강당 맨 뒤에 진실이 혼자 서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캠코더를 녀석에게 전해 주자
이미 나실이 졸업장 받는 순서는 끝이 났다고 알려주었습니다.
첫번째로 졸업장을 받으러 나가는데 어제 예행연습 때처럼 나가니 그리로 오면 안된다고 선생님이 막아서서 이리 저리 그 큰 덩치를 가지고 허둥대다 만장의 웃음을 자아냈다는 ..비밀아닌 비밀도 ^^ 있었다 하더군요.
...
답답하여 교신이와 운동장 근처 따뜻한 양지에서 놀다가
졸업식이 끝나고 약속한 장소에서 빛나는 졸업장을 받은 딸아이의 얼굴을 잠간 보았고
녀석은 1년선배인 맏딸 진실이와 함께 교무실로 들어가 나올 줄을 모른 채...
그 무서운 엄마와 아빠를 중앙현관에서 40분이나 떨며 서있게 만들었습니다.
그사이 충신이와 원경이 그리고 교신이는 캠코더를 가지고 온갖 장난을 하고...
...
중앙현관에서 내려다 보이는 졸업생들의 모습은 그랬습니다.
마요네즈, 판계란, 캐찹, 식초, 그리고 밀가루와 부침가루...
보이는대로 뿌리고 뒤집어 씌우고...
당한 자는 보복하러 다니고...
학부모들은 어찌할 줄 모르고...
가끔 체육선생님이리라 예상 되는 이가 버럭 소리지르며 그 물건들을 압수하러 다니고...
잠시 후면 다시 시작되어 중앙 현관 앞
제가 양복을 곱게^^차려입고 눈을 부릅뜨고 있는 곳까지...밀가루 가스?가 날아다니는 아수라장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졸업식장도 시장바닥처럼 시끄럽기 그지 없고
어디 하나 눈물로 작별하는 사제지간이란 것은 찾아볼 수도 없이
밀가루 연기만 풀풀 날리는 졸업식, 꽃다발 들고 사진찍는 중에도 하얀가루 뒤집어 쓴 아이들의 육탄 공격을 피해야만 하는 ...
그래서 그때야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미 이런 일을 예상하고
졸업장을 제외한 모든 상장과 부상과 앨범등을 미리 나눠준 것이겠구나라는 생각...
작년 진실이의 졸업식만해도
함께 붙어있는 고등학교와 같이 시간 차이를 두고 졸업식을 하는 바람에 고등학생들이 그러려니 했었는데
나쁜 것은 신속하게 그리고 부풀려서 배우는 인간의 속성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중학교 졸업식이 이럴 수가...그것도 여학생들이 더욱 신이나서 그렇게 하고 다닐 수가 있단 말입니까?
...
그런 풍경이 좀 잠잠해 질 때에...
40분이나 선생님 교무실에서 디카를 찍어대던 나실이 일행이 나왔고
무서운 엄마^^를 대신해서 제가 나무랐습니다.
어떻게 가족들을 이런 추위속에 이토록 오랫동안 버려두고 너 볼일만 볼 수 있느냐...
그러나 어쩝니까, 녀석의 졸업식이니 모여 사진 한장 찍고...웃을 수 밖에요^^
가문의 영광을 위하여...봉사상까지 탄 녀석인데...
그러나
일곱식구 집으로 돌아와...점심으로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계란 딱 하나 넣어 휘 저어가지고^^
"언니때는 외식하구~~~"하는 녀석의 실비명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는 보복을 해야 앞으로 오래도록 가족을 추운데 오래 기다리게 해서는 안된다는 교훈을 얻을테니까요^^
-
우와~
답글
사진보면서 무슨 생각했는지 아세요??
결혼식 생각 했어요.
친정조카가 결혼을 하는데..
신랑측과 신부측 직계가족만 나와서 사진을 찍는데...
언니네는 형부와 조카와 조카의 남동생 이렇게 셋인데...
조카의 신랑측은 누나 세분과 형님 한분 그렇게 다섯형제더라구요..
형부가 갑자기...
처제야 이리와서 같이 찍어 하고 소리치는 거있죠...
이럴줄 알았다면 더 낳을것을 그랬다고 하면서요....ㅋㅋㅋ
오늘 무지 부러운것 아세요..
남편에게 아이 하나 더 낳을것 잘못했다고 투정부렸는데...
따님의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든든하고 행복해 보이십니다. -
어쨌든 아이들은 쑥쑥 자라지요?
답글
초딩 때 나실이를 기억하는데 어느덧 중학교를 졸업을 했군요. 추카 추카..^^
화요일 졸업식 때 정민이도 '봉사상' 받았습니다. 식이 끝나고
처가를 포함한 울가족은 차 안에 있었고 저와 형민이는 교실에 들어가서
촬영을 했었기에 그다지 추위에 떨진 않았지요.
눈이 많이 왔고 바람이 부는 추위 때문인지 뭐 뒤집어 쓰고 씌우는 작태는
매우 드물게 보이더군요.
그런 거 보면 절대로 냅두지 않고 곧바로 야단치는 장모님은
그 날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장인께서 말림에도 불구하고...^^ -
결론은 인과응보인가요? 나실이에게 졸업식 날 라면? 오래 기억되겠죠? ㅎㅎㅎ
답글
오랜만에 양복을 차려입으신 아빠,
화려한 미모를 자랑하시는 엄마,
요즘 세상에 감히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독수리5형제 군단...
밀가루, 케찹 뒤집어 쓴 것보다 훨씬 화려한 졸업식의 모습입니다.
가문의 영광 '봉사상' 따지고보면 가장 귀한 상이 아닐까요?
아버지의 가르침을 가장 잘 배운대로 실천해서 얻은...
아마 멀지않아 봉사상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시대가 되리라 믿습니다.
외형상으로도 나실이가 진실이보다 언니처럼 보이는군요.
충신이는 아마 많은 생각속에 잠긴 것 같습니다.
역시 엄마손은 교신이에게...
이제 고등학생이 둘이 되고 충신이가 중학생이 되고 교신이가 초등학생이 되고...
매년 졸업식과 입학식이 있어서 바쁘고 행복하시리라 믿습니다.
독수리5형제가 있어서 늘 축복이 넘치는 가족 되시길 빕니다. -
광김 가문의 영광?
답글
그렇다면 그런거고......(하고 싶은 말 있지만 시댁 집안이라 꿀꺽!)
아이들 졸업식장 이야기가 어느새 아주 머언~~ 옛날 이야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큰넘 졸업식 치른지 불과 일년 전인데 이리 까마득한 이야기로 들리는지..
그나 정말 부러운 독수리 오형제입니다.
독수리 오형제 중 하나는 참말로 독수리가 되어 하늘을 지키면 좋겠구마는.
누구 파일럿 꿈 꾸는 독수리는 없습니까?
하튼 나실양 졸업 축하 한단다.
끝은 늘 새로운 시작과 맛물려 있으니까
멋진 고딩생활의 시작을 위하여 더욱 정진하렴.
어떤 시작이었느냐는 곧 어떤 결과냐하고 연관 될때가 많거든.
지금부터 말야 네 인생의 꿈을 세우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 어떨까?
그 목표점을 가는 목적은 물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이어야겠고. -
답글
추위에 떨어선지 원필님 얼굴이 까칠하군요.
요즘 고등학교는 졸업식에서 개(?)판 못치게 교복을 입지않고 양복정장을 입고 졸업식을 합니다. 새로 맞춘 양복에 밀가루를 뒤집어 쓸수는 없으니까요. -
아..원필님도 어제 따님 졸업식을 다녀 왔군요
답글
저도 우리 현진이 고등학교 졸업식장엘 다녀 왔지요
맞아요..사제지간의 애틋한 이별은 그곳에도 없었습니다.
현진이 삼촌이 와서 우리에게 완전히 피박쓰고 갔지요...
중국요리 .. ㅋㅋ -
우리들 졸업식은 엄숙했었는데~
답글
졸업장을 넣었던 둥그런 통을 들고
가족들을 병풍처럼 두르고
경건하게 찍은 흑백사진 속 풍경이
그리 오랜 시간 흐른게 아닌데~
30여년만에
세상은 참으로 이상야릇하게 변했네요.
좀 더 시간이 흐르면
추운데 가족데리고 나올 필요도 없고
밀가루 공해도 없이
집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사이버 졸업식을 치르지 않을까여?
밖에서 40분 기다리느라
지쳐 눈을 살포시 감은 독수리도 있네여~~
^^
나실이 이번에도 언니랑 같은 고등학교인지?
우리 민석이는 집에서 좀 떨어진
중학교에 배정 받았어요.
큰 충격과 절망에 빠졌답니다.
같은 중학교에 나란히 다니는 것도 복이라는걸
실감 합니다.-
주방보조2006.02.10 18:13
그 둥그런 통 ... 새삼 기억납니다^^
결혼전엔 어딘가 장농속에서 돌아다녔는데..거기 3년정근상하고 졸업장하고 성적통지표하고 돌돌 말려 들어있었는데...독립하고 결혼하고 하면서 사라진 듯합니다. 결혼후엔 본 기억이 없으니...
그렇잖아도 내일 고등학교 발표가 나는데
진실이와 같은 고등학교가 되기를 바라지만...마음을 비우고 있습니다. 여학생들은 많이 안 뽑거든요. 명성여고라는 불교 여학교가 있어서 그리로 많이 가니까요.
거긴 고등학교는 시험쳐서 들어가는 곳이지요?
시험쳐서 원하는 곳 갈 때까지만 참으면 되니까...절망까지는 너무했어요^^
-
-
내는 다음 주 금요일 울큰아들 대학 졸업식에 갑니다.
답글
이제와 말이지만 큰넘 세 번 학사경고에 짤리고 난 후
군대 갔다 오니까 애들 없어서 그랬는지 어쨌는지 복권(?) 시켜주고
학비 천만원 더해 먹고 드뎌 졸업은 하는군요.^^ 하나도 안 기뻐요.
근디 원필뇽감.
귀윗머리 희끗한거이 꽤 맛이 가셨구랴.
아직도 쬐금이나마 싱그런 맛이 남아있는 분 쌍그이 뿐인가 하오. 음머흐하하핫----- -
나실이가 정말 진실이보다 더 어른?같아뵈는군요. 중고 졸업식이라...제게는 정말 아득한 1990년대 지나간 일이네요. 이젠 정말 옛날 졸업식기분은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것 같아요.
답글
애들이 불쌍합니다. 그러나 저러난 라면은 너무 심했다. 자장면이라도 사주시지...
우리때 졸업식날은 자장면이 큰 호강이었지요?
사모님이 너무 미인이세요. 근데 죄송하지만 오형제가 엄마 아바의 미모를 별로 닮지 않았어요.
엄마가 볼때 손해본?^^ 기분이 들겠는데요?
애들 빚을때 별로 심혈을 기울이지 않으셨나봐 요^^ 딴생각했죠?ㅎㅎㅎ
우리 딸은 지 엄마 아빠보다 훨 나은 용모로 빚었는데...
손재주가 없으신가? 우리 딸은 미대출신이거든요.
근데 이거 사모님이 보시나요? 그럼 클났다.
사모님이 이런 무례한 리플 다는 여자가 누구냐거든 ...아 좀 또라이같은 주책 할머니 있어 그러세요. ㅋㅋㅋ 나실이 고등학생 되는거 축하해요.-
주방보조2006.02.10 18:20
그래도 아내는 원경이가 많이 닮았고 교신이가 큰 오래비를 꼭 닮아서 손해본 것 없지요^^
충신이도 절반은 작은 외삼촌 닮았고 진실이는 외할머니를 절반쯤 닮았고 나실이는 외증조할머니를 쏙 빼닮았단 말이지요^^
충신이와 진실이가 시커먼 것 저를 닮은 것에 저는 만족하구요^^하하...
...
왕언니님의 인형같은 할머니 닮은 손자처럼...
저닮은 녀석들이 다음 대에서는 줄줄이 사탕으로 나오지 않을까 기대하며 삽니다요^^
애들 빚을 때....창조주ㅡ께서 최선을 다하셨을 것임을 믿는답니다.
가꾸고 계발하고 속을 채워가는 일이야 저 녀석들의 자기 몫이지만...^^
-
-
따님 생일..아니 졸업을 축하해요
답글
참 다복하고 행복해 보이는 가족들입니다
사모님..새댁같으세요..
하나도 안무섭게 보이는데 무서우신가봐요..흠~
잘봤습니다 -
나실이 졸업을 축하합니다....
답글
또 갈 길이 남았네.... 고등학교 시절을 잘 보내야 될터인데...
그나저나 우찌 라면입니까? 잘 좀 먹여주시지 않고서리... 내가 다 서운하네.... ^^ -
울 큰 애는 초등학교 졸업식때 잘난척 하며
답글
"엄마 오실 것 없어요!" 하면서 집을 나서더군요.
마아알~ 도 안 되는 소리라 대답도 안 하고,
느즈막히 졸업식에 가서 끝나기를 기다렸다가 아들놈을 찾았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는 거예요.
반나절 우여곡절 끝에 이미 혼자 집에 가 있는 아들눔을 찾아 냈지요.
끌끌...
자기가 오지 말랬는데, 엄마가 대답이 없기에 안 올 줄 알았다고....
그래서 큰 애는 졸업식 사진이 없답니다.
충신이 보니까, 왜 그 때 생각이 나는지...ㅎㅎㅎ
충신이 졸업식 때 각별히 유의하세요.^^ -
작년에 둘째딸 중학교 졸업할때 어찌나 마음이 불편했던지..
답글
두번다시 (진학상담할때 상처많이 받았습니다)
얼굴 마주치고 싶지않은 담임 만나지 않으려고
밖에서 덜덜 떨며 기다렸습니다.
기껏 기다려서 점심이라도 같이 먹을까 했더니
친구들과 약속있다고 돈만 챙겨서 가버립니다.
그래서 큰애랑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월요일은 막내 초등학교 졸업식입니다.
이제 초등학교는 완전히 졸업을 하니 실컷 축하해야겠습니다. ^^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그냥 나오는 눈물은 없다...^^ (0) | 2006.02.21 |
---|---|
아내와 자전거 타기...^^ (0) | 2006.02.14 |
행복한 줄도 모르고...^^ (0) | 2006.02.08 |
남동생 컴플렉스... (0) | 2006.02.02 |
동생이 형을 앞섰을 때... (0) | 2006.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