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은
세째딸이면서 네째인 원경이의 11회 생일이었습니다. 2월 생이므로 학교나이?가 한살 더 많아 초는 열 두개를 꼽았습니다만... ... 아침엔 오랜만에 청소를 하느라 마눌과 제가 바빠서 그냥 건성으로 지나가는 말로만 축하한다고 하고 오후에는 중학교 입학하는 충신이와 고등학교 입학하는 나실이의 교복을 맞추러 가는 일로 어수선하였습니다. 저녁식사 때 미역국을 끓여주기로 같이 시장을 보면서 약속을 해 놓고 몸이 별로 좋지 않아 원경이 평소 좋아하는 피자를 시켜 때우기로 하였습니다. 미안하다고 하였지만... 피자를 먹은 후 곧바로 케잌을 자르기는 너무 배가 부르고 하여 저는 볼일이 있어 잠간 나갔다 왔습니다. 돌아와 보니...시간이 열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는데 아침부터 청소니 아이들 교복 맞추는 일이니 피곤한 마눌이 이미 누워 자고 있고 다른 형제들도 매주 토요일이면 치루는 한자시험을 공부한다고 ...적막하였습니다. 분위기를 살펴보니 원경이의 분위기가 좀 서늘하여^^ 저는 마눌을 깨우고 아이들을 불러 모아 케잌도 자르고 기도도 해주고 선물도 전달하고 특별히 오카리나와 하모니카로 합주를 하며 원경이의 생일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 특별히 바쁜 날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생일인 원경이가 특별히 부탁을 했었기 때문에 한자시험을 절반으로 줄여서 냈었습니다. 1차시험에서 진실 나실은 합격을 하였고 2차시험에서 충신과 원경이 합격을 하였습니다. ... 그런데 원경이가 울고 있는 겁니다. 왜 우니? 몰라요~ 미역국 안끓여 줘서 그러니? 아니요~ 선물이 맘에 안들었어? 아니요~ 1차시험에 떨어져서? 아니요~ 그럼 왜? 눈물이 그냥 흘러 나와요~ ... 그래서 아이들을 긴급 소집을 했습니다. 왜냐하면 사랑하는 딸의 생일을 눈물로 마치게 할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원경이 앞에 불려 나온 언니들과 오빠에게 제가 물었습니다. 원경이가 우는 이유가 뭐냐? 너희들이 뭔가 잘못한 것이 있는 것 아니냐? 그제서야 어리둥절하고 있는 언니들과 오빠 앞에서 원경이가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속마음을 털어 놓았습니다. "왜 나에겐 편지를 써 주지 않는거야~ 선물보다 편지가 더 중요한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작은 언니라도 써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모두 우~~~~소리를 내더군요.^^ 얼마나 바쁘고 힘든 하루였는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의 야유였지요^^ 도서관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부하고 옷맞추러기서 바뻤던, 그래도 선물까지 사서 허덕거리며 돌아왔던 언니들 입장에선 할만한 야유였습니다만 저는 생일이 20분 밖에 남지 않은 시간이므로 세 녀석에게 당장 편지를 쓰라고 호통을 쳤습니다. ^^ ... 충신이가 10분도 되지 않아 편지를 한장 써 왔습니다. 그 편지를 받고서야 원경이의 밝은 웃음 소리가 끄끄끄...하면서 터져 나왔습니다. 충신: FROM 無군(이상한 그림) send by choong sin 원돌아 진심으로 사죄한다. 내가 돈이 엄서서...ㅠㅠ 암튼 생일 축하하고, 항상 억센 원경이, 꿋꿋한 원돌이가 되기 바란다. -나시군과 아이들 no.16 無군의 주인이 전한다- 곧 이어 언니들의 편지들이 도착하고...12시가 되기 직전에 원경이는 행복한 웃음을 크게 드높이며 행복한 생일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나실: 작은 언니가... 음허...어느새 낙서천지가 되어버렷구나. 미안해!! 원경이에게 언니, 충신이가 편지지 뺏어가서 A4용지에다가 쓴다. 원망말거라. 이제 어느덧, 어리던 네가 자라서 5학년이 되었구나. 조금 더 성숙해지기를 바란다! 조금만 무슨 일이 잇으면 우는 원경이의 보습은 이제 사라졋으면 하고 늘 우리가 잘못된 짓을 하면 핀잔도 주고, 글도 의젓하게 쓰는 원경이를 보면 나의 어릴적하고 너무 비교가 되어서...어째 네가 자랑스럽단다! 건강하고, 예쁘게(오빠닮지말거라!) 자랐으면 한단다. 우리가 선물과 편지없는 무성의를 보여서 정말 미안했어. 늘 잘 따라 주는 원경이에게 이번 만큼은 잘해줘야 할텐데. 그나저나 올라가면 공부! 열심히 할거지? 우리같이 되면 안돼. 아빠가 힘드시니까 말이야. 우리 5형제 모두가 조금씩 노력해서 행복한 가정 만들어 가자! 2006년 2월 18일 -나실이가- p.s.부모님께 감사인사 드렸지? -나시군과 아이들- 20여개의 만화캐릭터들을 그린 그림(스캐너가 안되어 못 옮김) 진실: To 토깽냥 원경아 으아아아아~~ 너무한다...ㅜ_ㅜ 흑흑흑흑<- 응? 이게 아니고...^^a 나는 우리 원경이가 눈물 좀 줄이는 아이가 되었으면 좋겠다. 말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편지 없어서 운거 다 알아 임마~ 그렇게 울어서 세상을 어떻게 살아 가려고 그러니? 이젠 5학년이니까...어른스럽고 , 차분하고...지금의 끈기를 잃지 않고. 너를 위해 열공 해주길 바란다. 언니가 길을 잘못 닦아놔서 너무너무 미안하다...너희들이 점점 나를 닮아가는 걸 보면 얼마나 죄책감이 들고...미안 해지는지... 언니도 많이 노력할테니까! 원경이도 많이 노력해줘... 선물은 꼭 주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라 마음도 있다는 것, 잊지말아줬으면 한다. 안 그러면 마음이 섭섭해 하잖니^^ (곰탱이 그림이 있고...일본어로 세 줄이나 써놓았음) ... 그냥 나오는 눈물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냥 나오는 웃음이 있을 수 없는 것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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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쉬~
답글
자녀들이 많으니까, 눈물도 있고, 웃음도 있고, 바람도 있군요...^^
원경아, 생일 축하한다.....
사랑이 많은 언니 오빠 동생, 아빠, 엄마를 닮기를.... ^^ -
원경양~!
답글
생일 축하합니다.
눈물도 말야,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로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니까
필요할 때는 팍팍 써 먹는 거란다.
근데 있지이~
너무 남발하면 약발이 떨어 진다는 거 아니?
꼭 필요할 때 써 먹으라고.
아주아주 행복한 그림을 한폭 보고 가는 기분이랄까요?
다복하신 가정이 무쟈게 부러운 날..
평안 하소서! -
때때로 행사속에서 살아가는 가족입니다.
답글
원경이는 큰언니 생일때 멋진 편지를 줬는데 그냥 싹 씻으면 안 되지요 그럼요.
하지만 순식간에 똘똘 뭉쳐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넘버1님을 비롯한 독수리5형제 군단.
아주 아주 멋집니다.
함께 있어서 행복하고 많아서 행복한 가족으로 인정합니다. 빵빵빵...
다시 입학식이 줄줄이로 기다리고 있군요.
축하 축하 할 일이 줄줄이로... -
님네 가족 중엔 2월생이 셋이라면서요?
답글
월 말에 통합으로 한 번 더 축하파티 하시지요.
선물 못한 사람 선물하기...편지 못 쓴 사람 편지 쓰기...더불어 미역국 차려주기^^
이젠 5학년이니까...어른스럽고--> 어른스럽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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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원경이...생일 진심으로 축해해~~ -
나도 4월11일에 결혼해서 1월17일에 첫애를 낳았으니 원필님이나 순옥님이 속도위반 아니라는것 증언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허니문 베이비 동창생들이네....
답글
근데 사진이 이상해요. 생일 케이크가 묻어 물에 빨았나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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