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자전거를 탈 줄 모릅니다.
아니
엄밀히 말해서 탈 줄은 알지만 갈 줄을 모릅니다.
일곱식구 중에서 혼자만 자전거를 타지 못하기 때문에
제가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자전거 산책에 나서면 혼자서 집을 지켜야 하는 낙동강 오리알(요즘도 있나?^^)신세가 되고 맙니다.
한때는
아내에게 자전거를 가르치기 위해서 제일 좋은 새 자전거도 제공하고, 노년의 행복을 대비하기 위하여 같은 취미를 키워야 하니 "사랑한다면"^^ 자전거를 배우라고 협박도 하고...제발 내 무덤이 될 갈대밭엔 자전거로나 가야 할 곳이니 하며 애걸도 하여...
몇번 자전거를 배우기 위해 중학교 운동장과 한강 공원에서 노력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15미터쯤 비실거리며 나아간 것이 최고의 성적이었고
그 이후로는 사랑이고 나발이고^^ 허리아파서 못타겠다며 단호히 자전거 배우기를 그만 두어 버렸습니다.
그동안
그래도 아내의 곁을 지키던 교신이도 자전거를 배워 살곶이 다리니 서울 숲공원이니 함께 다니게 되었고...자전거에 관한 한...집안의 넘버 1으로서의 체통이고 뭐고 외톨이 신세에 불과하게 되었습니다.
어쨋든 아내에게 자전거 가르치기는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만약 딸이라면 결코 포기하지도 실패하지도 않았을텐데...마눌이란 존재는...으이구~~하면서요.
...
제 오래된 자전거가 요즘 말썽이 좀 많이 있습니다. bb가 나가서 고치는데 2만원 정도 들게 생겼고 체인도 늘어져서 조금만 힘들이면 철커덕거리며 겉돌고 기어가 없어서 속도를 더 높일 수도 없구요. 혼자 고치려고 해 보았지만 구조적인 한계를 어찌 할 수는 없고...
새해들어서 ... 새자전거를 살까 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에 들어가서
24단 자전거..를 검색창에 띄우고 엔터를 치니...
맨 위에 삼천리표 24단 2인용 자전거가 뜨는 것 아니겠습니까?
번쩍 머리를 스치고 지나가는기억이 있었습니다.
4년전 한강 공원에 바캉스 가는 대신^^나들이 갔을 때...유아용 좌석이 뒤에 달린 2인용 자전거에 아내와 교신이를 태우고 30분간 공원을 누빈적이 있었고 그 비싼 값 주고 빌린 자전거가 너무 성능이 나빠 저 혼자 헉헉 거리며 투덜대었지만 아내는 무척 좋아했었던...
제 자전거 구경하는 일은 접어두고
슬쩍 지나가는 말투로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전거 이야기만 하면 약간 화를 내시는 형편이므로^^
당신 2인용 자전거 사면 뒤에 탈래?
저야 좋지요~!
정말?
예~!
...
설이 지나고
19만원짜리 2인용 자전거가 택배비 만원을 잡아 먹고^^ 우리집 복도에 길게 세워져 있었습니다.
그리고
날이 많이 풀렸던 지난 토요일에 아내를 뒤에 싣고 뚝섬 유원지에서 강변 자전거길을 따라 광진교까지 갔다 오는 즐거운 하이킹을 하였습니다.
처음엔
무서우니 세워 주세요오~~
팔이 아파요~~
천천히 달려요~~
패달을 놓쳤어요~~
엉덩이가 너무 아프단 말예요, 쉬었다가 가요~~...잔소리도 많았지만
돌아오는 길엔
얼음과 물오리 떼들이 둥둥 떠다니는 한강변의 정취를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어찌되었든...
앞으로는
한강 자전거 도로가 있는 길이라면 어디든지 우리 일곱 식구 모두가 함께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
매우 즐거웠다고 하며 ...마눌이 남긴 한마디가 있습니다.
" 뭐든지 익숙하게 된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음 허허허~~^^
-
아니~ 저기 대기중인 분이 설마 그 호랑이 마눌님!
답글
마치 10대 소녀같습니다. 그래서 두 배, 세 배로 배가 아픕니다.
그러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제 아이들이 가끔은 자전거 부대로부터 해방된 민족?이 될지도 모른다...
부럽습니다.
아마 엉덩이 아프다고 하시는 마눌님을 위해서 손이 시러운 것을 감수하고
장갑을 방석으로 만들어 주시는 분은 세상에서 김원필님 뿐일 것입니다.
이제 주말이 즐거워지실 두 분을 위해서 축하드립니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하고 행복한 일인지 알면서도
실천하지 못하고 살아갑니다.
이제 집안에서 넘버1으로 당당하게 등극하실 수 있는 날이 꼭 있으시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
울 집은 저와 정민이만 자전거를 탈줄 알고
답글
아내와 형민이는 못탑니다.
며칠 뒤면 아내 생일인데 디카를 준비해뒀지요.
정민이 졸업식 때 빌려서 사용했던 디카가 맘에 들어
에누리닷컴에 들어가 회원가입 축하 쿠폰을 적용했더니
온갖 옵션 다 포함해서 213,000원이었습니다.
그 돈으로 2인용 자전거를 선물할 걸...하는 생각이 드네요.
근데..디카든 자전거든..따져보니 공동 선물이군요.^^
내 생일에 2인용 자전거 사달라해야겠습니다. -
-
원필님
답글
이건 분명 닭살 돋을 감인데
그저 푸근히 웃음나오네요....
가죽장갑을 의자에 붙여 주신거
그거 하늘나라에 가면 상급 있을겁니다... -
음...왜 웃음이 나올까요??부러워서 일까요....ㅋㅋ
답글
파도집은 달리기를 하거든요..
공원을 한바퀴 돌면 5키로 정도 되는데 그정도 뛰고...
산에 올라갔다가...
남편의 호주머니에 준비된 간식(주로 바나나)를 먹고
보온병에 준비해간 따뜻한 차한잔 마시며...
이런 저런이야기를 나누며 데이트를 하죠..
한때는 자전거를 같이 타고 다니기도 했었는데..
무리를 해서 타는 바람에 이젠 탈수가 없게되었거든요..
엉덩이 아픈것..잘못하면 정말 다치더라구요..
그래도 부럽네요..
좀 아프긴 하지만
음..오늘 한번 타봐야겠는걸요.. -
남편이 밥 시키려고 나를 중국에 끌고 갔을 때,
답글
중국에선 자전거 못 타면 아무 일도 못하니까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배워주는데,
처음에 잘 못하니까,
울그락 불그락 막 쥑이려고 하는 거이
영 가망성이 안 보이면 귀국조치 시키려는 듯이 보여,
귀국하면 내 시집에서 살아야 하니까,
죽기 살기로 메달려 다리에 피를 철철 흘려 가면서 연습해갖고
나중에는 드디어
자전거로 20키로 쌀가마를 등에 지고 나르기도 하고,
애를 들쳐 업고 우유 사러 먼길 다녀오기도 하고...했던 나로서,
원필님의 오늘 글을 읽노라니 참..
내 살아온 세월이 허무 하기도 하고,
같은 여자 팔자가 우째 이리 다를 수가 있는가... 기도 막힌 것이.
에혀...이렇게 배 아픈 데는 약도 엄써. -
-
서울이 자전거 타기에 괜찮은 지형인가요?
답글
잘 몰라서리..ㅎㅎ
그리고 아직도 마님한테..예..라는 대댑을 들으실
가부장 아버지는 아니시죠?ㅋㅋㅋ
농담 좀 해봤습니다
참 아름다운 부부세요
멋집니다..굿~~~ㅎㅎ
늘 행복하세요^__^ -
우와, 우와, 우와!!! 아니 부인께서 저렇게 아름다우시면 이거 곤란하지 않습니까!!
답글
오오오오오!! 다섯 아이를 낳으신 분의 모습이 아니시여라~~
음... 원필님께서 부인을 두려워 하시고 존경해 마지 않으신다니 저 아리따운 모습에서 조차 카리수마가 느껴지는 듯하지만서도...
두분 정말 보기 좋으세요.^^ 멋진 남편이 계시기에 부인이 더 돋보이는 것일겝니다.
건강하시지요? 늘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길 빕니다.^^ -
작년에 금강산에 갔을때 두번째 날인가 아침에 금강산 호텔 앞에 웬 벤츠가 한대 멈추더니
답글
거기서 하얀 2인용 자전거가 한대 나오더니 [조립] 멋진 남녀가 타고 호텔 마당?을 두어바퀴 돌더라구요. 다들 넋을 놓고 보았는데 나중에 들으니 현정은 회장의 아들인지 딸인지 그렇다더군요. 참 멋져보였어요. 북족 땅에서 보니까 더욱...
저도 22년전엥 자전거를 배워 새벽에 동네를 돌곤 했는데
그때 넘어져 까진 무릎의 흉터가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계속 안타니까 잘 못 타겠어요. 재작년에 공짜로 자전거가 생겨서 타보려고 몇번 했는데
웬할머니가 주책맞게 넘어지냐 할가봐 포기하고 말았어요.
남편이 끈기있게 [원필님처럼] 도와주었으면 다시 탔을지도 모르는데...
혼자서는 무섭고 해서 자전거 먼지만 쓰고 있느니 인심이나 쓰자하고 조카 줘버렸습니다.
거의 새거였는데....
자전거도 젊은사람이 타야 멋있어요. 특히 두분은 아주 그림이 환상일것 같습니다.
그런데요 왜 원경이만 항렬이 달라요?-
주방보조2006.02.15 01:19
왕언니님 생각을 했었습니다.
마눌에게 우리 둘이 이 이인용 자전거 타는 것 보여드리면 왕언니님도 이인용 자전거 사실지 몰라...그렇게 말했었어요^^ 자전거 타려다가 못타신 이야기 제가 알고 있잖습니까? 게다가 탄천을 두분이서 이인용 자전거를 타고 왕복하시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
저의 아이들은 그냥 제가 이름을 다 지었습니다.
아이들 낳기 전에 계시록 17장인가 '충신과 진실'이란 단어를 선택해 놓고 아들을 낳으면 충신 딸을 낳으면 진실로 지으려 했거든요.
딸이 먼저 태어나 진실이다 맏이가 되었구요
또 딸이 태어나 민수기6장의 나실인에서 둘째 이름을 따 나실이라 하였습니다.
세째는 아들이 태어나 처음 지어 놓았던 충신을 이름으로 가졌구요
네째는 딸이라 실자로 맞춰주려 하다가 기껏 남은 거이 성실이니 확실^^이니 하는 것 뿐이라 고만하다가...여호와를 경외하는 것이 지혜의 근본이라는 뜻으로 근원원자에 경외할 경자를 써서 이름을 지은 것입니다.
다섯째는 신자로 끝나는 이름을 찾다보니 평소 존경하던 김교신 선생 생각이 언듯나...한자는 다르지만 음은 같게 지었구요.
워낙 아이들의 항열은 ...착할 선자인데
저의 아버지가 제 이름을 머리가 될지언정 꼬리가 되지 않을 거이라는 성경에서 따서 원필(으뜸원 반드시 필)이라 지으신 전통을 살려서...지은 것입니다.
사실 장난처럼 다섯은 낳아야디 말하고 다녔었지만...진짜 다섯을 넣을줄은 생각 못했었거든요. 그랬으면 좀더 꼼꼼히 생각해서 이름을 지어놓았었을텐데...하며 후회하는 것이 좀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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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실이라 하지 그러셨어요? 손봉호 장로님 사모님 이름이 성실입니다.
답글
박성실권사님...^^ ,그러고 보니 우리 동서 이름도 성실 인데 장성실 ^^
김성실...하니 진짜 성실한 느낌이 드는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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