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호> 이기긴 이겼지요마는... 2002년 06월 15일
엇그제
아내가 빨긴티에 흰글씨로
be the Reds!!!라고 쓰인 티를 다섯장 사왔습니다.
4장은 7천원에 샀고 한장은 5천원에 샀다면서...아이들에게 입히고 좋아라 했습니다.
웬 낭비야?
응원해야죠
응원이야 해야지 그래도 옷까지 사고 놀라서^^
히딩크의 인터뷰를 읽고 사게 됐어요
그래?
예 정말 어쩜 그렇게도 멋있게 말할까요, 반했어요^^
엥?!!!
텔레비젼을 중심으로 우리 식구 일곱이 모여 앉았습니다.
이긴다...3
비긴다...3
지인다...1
물론 교신이는 손을 다 들었지만 중간인 비긴다에 쳐주었습니다.
진다에 손을 든 것은 접니다.
진다고 생각하고 보다가...
지면 진다고 생각했으니까 당연한 일이라 괜찮고
비기거나 이기면 망외의 소득이 되니 기쁨 두배^^...뭐 그런 이유에서였지요
두 팀이 잘 싸웠습니다.
그러다가
포르투갈 한명이 퇴장당했지요
그리고 폴란드가 메국을 2:0으로 이긴다는 자막이 뜨고...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재미없는 경기가 없었습니다.
두 팀이 마치 서로 비겨서 함께 16강에 올라가자는 밀약을 한 것처럼...
다 아시다시피
후반전도 그럭저럭 그러다가...또 포루투갈 한명이 퇴장을 당했지요
그리고는 우리의 멋진 박지성이 절묘한 한골을 먹였습니다.
그때부터 제 심사가 뒤틀리기 시작했습니다.
...
일단 가정을 해둡니다.
심판은 공정했다.
아무런 뇌물이나 향응을 받은 것이 없다.
그렇지만
결과는 헛헛한 영광이었습니다.
11:9가 만들어 내는 ... 고난없는 영광 말입니다.
티비속의 아나운서들이 열광하고 문학경기장이 열광하고 길거리의 수많은 이들이 열광하고 우리 거실의 온 식구들이 열광하는 가운데
저는 화가 부륵부륵 났습니다.
포르투갈 한방 넣어라아...소리를 지르기 시작했지요
아이들과 아내가 제게 막 화를 냈습니다.
매국노!!!
그래서 설명을 했습니다.
11:9로 이기는 것은 자랑스럽게 이긴 것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가 포르투갈을 이기면 오노의 메국이 16강이 되잖느냐
헛헛한 영광보다는 차라리...우리도 두명쯤 퇴장당해서...당당하게 실력으로 겨뤄 결말을 보는 것이 낫다
우리가 프랑스월드컵에서 하석주가 졸지에 퇴장당하고 얼마나 화가 났었는지 아느냐...
...
우리 선수들이 능히 이길 수 있는 경기를...마치 심판이 편들어 이긴 것처럼 결론이 나타났습니다,
...
아쉽습니다.
16강전에서 이탈리아를 보기좋게 격파하길 바랍니다.
그래서 예선 마지막 게임이 헛헛한 영광뿐일 수는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
세째딸은
그래도...아빠는 매국노랍니다.^^ 포르투갈을 응원했다고...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승진이 좋긴 좋군.. (0) | 2004.01.28 |
---|---|
나쁜 자식... (0) | 2004.01.28 |
어제는 참 힘든 하루였습니다. (0) | 2004.01.28 |
돌아온 뚱땡... (0) | 2004.01.28 |
에어컨을 설치하였습니다 (0) | 2004.01.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