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나쁜 자식...

주방보조 2004. 1. 28. 01:45

<제33호> 나쁜 자식... 2002년 06월 16일
비워준 사무실에 열쇠를 전달해주러 가다가
엉엉울며 뭐라뭐라 소리를 질러대며 자전거를 요상하게 타고 아파트 단지로 들어오는...맏아들놈을 보았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붙잡았습니다.
하두 울어서 말을 제대로 못하길래
곁에 있던 단짝 친구에게 물었지요

무슨 일이야
저 애들하고 다퉜어요
그래?

그리고는
그 아이들을 불러 세우고 자초지종을 물었습니다.

충신이와 2학년때부터 같은 반이었다는 자그마한 여자아이가 자기 오빠를 대동하고 충신이를 응징한 것이었습니다.

충신이가 얼마나 놀리는 줄 아세요
때리구요
물건도 부수구요
돌멩이도 던졌어요
매일 장난만 치고

충신이는 변명이라고 이렇게 소리쳐 댔습니다.

내가 언제 매일 그랬냐?
너도 그래서 꼬집었잖아
돌맹이도 일부러 피해서 던졌다

...

가만히 보니
충신이는 장난으로 직접거리는 것이
이 조그만 여자아이에게는 매우 힘든 고역이었던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이 여자아이의 오빠는 4학년이고 태권도를 자그만치 5년을 한 3품짜리 고수였고^^

이 친구가 겨우 1품짜리인 충신이를 막아서서 ... 위협을 가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자전거를 부숴버리겠다고 했다더군요...

셋을 억지로 화해시키고...

여자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얘야...내가 충신이 아버지인데...충신이가 힘들게하면 우리집 네가 아니까 내개 와서 일러라...요즘은 항상 집에 있으니까...
만약 충신이가 너를 힘들게 하면 내가 충신이를 죽여놓을께...

...

아들놈이 그 소리를 듣고는 제게 소리칩니다.

아빠 그러면 아빠는 살인자가 되는 거예요!!

나쁜 놈...

...

그리고는 주머니에서 커다란 돌맹이를 꺼내 화단에 버리는 겁니다.

나쁜 자식...정말...

...

제 눈앞에서 착하던 아들이....다른 아이들에게는 결코 그렇지 않을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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