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세네갈 응원하기

주방보조 2004. 1. 28. 00:17

<제18호> 세네갈 응원한 사연... 2002년 06월 01일
우리집 7식구는
A형과 O형이 나이순으로 나란히 배열되어 있습니다.

제가 O형이고 아내가 A형입니다.
첫째가 O형이고 둘째가 A형입니다.
세째가 O형이고 네째가 A형입니다.
막내는 아직 혈액형검사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릅니다. 순서대로 되었으면 O형차례인데 하는 짓은 A형처럼 똘똘하니...검사할 때까지 기다려봐야 알겠지요^^

O형의 공통점은 매우 시커멓다는 것이고
A형은 상대적으로 덜 시커멓다는 차이가 두드러 집니다.

저는 성격상...지금까지 강팀의 편을 들어 본 적이 별루 없습니다. 요즘 박찬호의 텍사스레인저스가 막 좋아질려고 하고 있는 중이라면 ... 파악이 되시겠죠?

그런데
오늘 월드컵 개막전의 세네갈팀...프랑스에 비해서 너무 약한 팀이고 게다가 프랑스에 식민지였고...그리고 가난한 나라이고...그리고
우리 O형들처럼 새까맣기까정^^

카아메룬 짝짝짝 짝짝
나와 첫째와 세째가 세네갈을 응원하기 시작했죠

프으랑스 짝짝짝 짝짝
둘째와 네째가 프랑스를 응원하여 맛불을 놓구요

아내는 세네갈을 응원해야한다면서 둘째와 네째를 설득하고...둘째와 네째는 엄마를 배반자로 야유하는
정말 시끄런 월드컵 개막전이었습니다.

...

다 아시다시피 세네갈이 밀리면서도 한골을 넣었죠
우리 세네갈응원단은 신이나서 침대위를 펄쩍 뛰고 손벽 발뼉 다 치면서 환호를 올리며
까암둥이 짝짝짝 짝짝...난리가 났고

프랑스응원단은 네째녀석이 입이 쑥 나와서 이렇게 대변인 노릇을 하였습니다.
"이기는 게 단가 뭐?"

...

아무래도 가론분열^^이 심해질 것같아서..

적군을 흡수통일하기로 하고 응원을 계속하면서...아내와 더불어 설득을 시작했습니다.

마침 심판이 좀 편파적인 것으로 보이는 것을 빌미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봐라 심판도 강한 팀 편이 아니냐...약한 것이 강한 것을 이기려면 얼마나 더 힘드는 지 아느냐... 관중들도 세네갈응원 별루 않잖느냐 운운

후반전이 되자 둘째가 세네갈을 응원하기 시작했고...네째는 막내랑 노는 게 더 재미있는지 더이상 축구에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

통일된 단일 세네갈 응원팀은 ...
후반전에 세네갈의 골키퍼가 멋지게 골을 막아낼 때마다 소리소리 지르며 세네갈! 세네갈!을 외쳐대었습니다.

그리고
후반전 3분이나 길게 늘어난 경기가 끝나고 ... 마침내 세네갈의 승리가 확정되었을 때
꺄악!!!이겼다!!!
우리 가족 모두는 하나가 되어 즐거움의 비명을 질러대었습니다.

깜둥이들의 승리였고...압박당하던 자들의 승리였고...가난한 자들의 승리였고...우리 O형의 승리였고^^...우리 식구 모두의 승리였습니다.
ㅋㅎㅎㅎ

...

맏딸이 그 즐거운 소리지르기를 마치고...한마디 하였습니다.

아빠가 응원하던 팀들은 다 지던데...오늘은 이상하게 이겼네...

히...

가족이 한마음이 되면 ... 다 그렇게 이길 수도 있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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