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석증으로 담낭을 제거하면
짧게는 한달여 길게는 1년 정도 후유증이 있습니다.
전신마취에서 오는 후유증도 있고
담낭이 하던 소화액의 농축과 적정량의 공급이 사라지고 묽은 담즙이 흘러 들어가게 되므로 소화기능에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특히 지방의 소화에 있어 어려움이 큽니다.
다만 2개월 정도 지나면 담관이 서서히 사라진 담낭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게 되면서 1년 정도 후엔 거의 정상적인 상태가 됩니다.
아래 표는 담낭 절제를 한 사람들이 1-2개월간 반드시 주의해야 하는 식품의 목록입니다. https://m.khan.co.kr/life/health/article/202104301110002#c2b
30대 초반부터 징조가 있었는데(삼겹살만 먹으면 우측 갈비뼈 아래가 묵적지근한)
최근 점점 심해지더니
지난 4월1일엔 응급실에 실려가야 할 지경이 되었습니다.
2년전에도 비슷한 일로 응급실에 갔었는데 공교롭게도 딱 같은 날 그와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만우절이니 기억할만 하지요.
4월 2일 오전에 수술을 받고 4월 8일 퇴원했습니다. 동그란 검정덩어리들이 백개 가까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4월 15일에 안전하다는 최종 판정을 받았습니다.
작고 젊고 탄탄해 보이는 여의사였는데 자세한 설명같은 것은 생략하시고 소화제도 이젠 그만 드시고 잘 적응하세요란 말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내일이면 수술한 지 한달되는데, 피로감이 매우 심하고 복부팽만감도 적지 않습니다.
위 도표에서 보듯이 제가 좋아하는 음식들은 먹지 못하고 당연히 수술과 입원 중 빠진 5kg도 여전히 되돌아오질 않습니다.
뱃속에서 일어난 일이고 저는 그 상황을 보지도 못하였으니
몸이 조금만 이상해도, 수술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의심하면서 그 자신만만하던 여의사의 얼굴을 떠올리게 됩니다. 너무 자신만만해 보였다니까...하면서 말입니다. 하하...
내일부터 달리기를 할 요량이었는데
5천보 줄인 1만 5천보도 헉헉대는데 아직은 무리다 싶어 며칠 뒤로 미루어 놓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강에 나가는 일이 수술 이전처럼 규칙적이 되어가서 참 좋습니다.
며칠전엔 작년 3월말에 풀어 주었던 달이 별이 은하수 그 달팽이들의 후손으로 보이는 작은 달팽이들을 만나 너무 반가웠습니다. 새벽에 내린 비에 길이 열렸는지 물기 있는 아침 도로위를 꼬물꼬물 기어다니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풀어 주었던 돌복숭아 나무 근처에서 말입니다. 많이 걱정했었는데, 그래도 창조주의 보호 아래 살아 있구나, 걱정이 얼마나 쓸데 없는 것인지...
네, 요즘 우리 동네 한강엔 막 아카시아 꽃이 피기 시작했고 장미공원의 장미도 성질 급한 놈 몇이 봉우리를 터뜨렸습니다. 라일락의 뒤를 이어 이 봄을 향기롭게 하려고, 게다가 건대호수에서 잠간 보았던 제비가 한강에도 나타나 참새나 까치들이 보여주지 못하는 멋진 활공을 눈 앞에서 보여줍니다. 요즘 아이들은 제비가 무엇인지도 모르니...드문드문 나타나는 것은 저같은 노땅눈에나 잘 보이려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달 가량 아프다는 핑계로 기르던 수염을 깎았습니다. 치과 예약이 되어 있기도 하여^^
마스크를 벗어버릴 수 있게 되었으니
더욱
이 봄이 자유롭고 활기찰듯 합니다.
-
몸속 어딘가에 돌이 들어있다는건 생각만해도 많이 아플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답글
요로결석도 거의 주기적으로 생기는 것 같더군요.
언니가 그것으로해서 가끔 고생을 하거드요.
응급실까지 가실 정도였으면 정말 많이 아프신거네요.
참는게 능사는 아닌게 맞아요.
마음도 몸도 신호가 올때는 지체하지 말고 원인을 찾아서 떨쳐 버리는게 답이에요.
여러 날 입원까지 하셨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 싶네요.
물론 조심하면 덜하겠지만 살아가면서 조심하고 착하게 산다고해서
질병등으로부터 피해가거나 자유로워지는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때가 많아요.
워낙 그러시지만 오늘 쓰신 글은 멋진 산문이나 시처럼 느껴지네요.
그리고 사진의 모습은 아랍계 외국인을 닮으셨어요 ㅎㅎ
잘 관리하시지만 건강이 최고시니까 더욱 신경쓰시구요. -
이런.. 담석증으로 오랜 시간 고생하셨군요. 몇년전 제가 간농양으로 한 달쯤 투병^^한 게 생각 나네요. 문병 기회 좀 주시지 그랬어요.
답글 -
ㅋㅋㅋ 드디어 쓸개빠진 동무가 생겼네요 ^^
답글
제가 1996년 1월 17일 우리딸 생일날 ,쓸개와 자궁적출을 하루에 다 했다는거 아닙니까?
몇달전 건강검진하다가 담낭에 돌이 서너개 있다는것 먼저 알았고
얼마후 하혈이 심하여 진찰해보니 자궁속에 혹이 15센티나 되어 자궁을 떼어내야한다는데
별일 아닌것처럼 .....자궁 수술하는김에 담낭도 같이 하면 어떠냐는 우리교회 내과의사 집사님 말만 믿고
통증은 없지만 언젠가는 해야한다기에....
아침에 복강경으로 담낭제거하고 오후에 산부인과로 내려가 개복으로 자궁, 난소를 떼었지요
8일간 입원하고 ,도우미 없어서 2주일만에 일상으로 돌아가 시아버님 시중 들었고
곧 사진관 일도 도와야했습니다.
75세에 돌아가신 우리 엄마도 그때의 내 나이무렵 쓸개를 떼어내셨으니
유전적인 요인도 있는것 같아요 .
처음에는 소화도 잘 안되고 설사를 자주하고 ...지금도 우유를 잘 못먹고 ,기름진 음식 잘 안먹습니다만.
이젠 26년이나 지나 아무렇지도 않게 살도 더 많이 찌고 ,거의 환자라는 느낌은 없습니다.
기름진 음식 조심하고 유제품 ,우유가 들어간 빵 ,밀가루음식 좋아했지만 지금은 잘 안먹습니다.
오랫동안 인터넷금식했다고 뻥을 ^^ 치시더니 그사이에 쓸개빠진 사나이가 되셨군요^^ -
-
그리고
답글
혹시 제칠일안식재림예수교? 이게 정식 명칭 맞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소위 안식교에 대한 정보를 알 필요가 있게 됐습니다
이인규님의 글 중에 그에 관련한 내용이 있으면 어떻게 찾아봐야 하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번거롭게 해드려서 송구합니다 제가 원필님 이외에 이런 부탁드릴 분이 없어서요-
주방보조2022.05.04 18:48
https://cafe.naver.com/anyquestion
이인규님 네이버 카페에 "가입"을 하시면 자료를 많이 찾아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몇개를 친구공개로 올려놓앗습니다. 참고가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안식교는 꽤 그 주장과 비판의 양이 방대한 편이라서 책으로도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이인구이단주장은 춘천 모 침례교회 목사의 부활신앙과 관련된 문제때문인데
실제로는 진용식 모사와의 감정싸움으로 비롯된 일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진목사를 중심으로 한 한국의 새이연과 이권사를 중심으로 한 미국의 새이연으로 그 분쟝이 확산되면서 서로 이단이라고 하는 사태가 벌어졌지요.
어쩌다 그리 되었는지 디테일한 것은 잘 모릅니다만, 저로서는 그냥 기독교의 타락한 한 면을 보는 아픔이 적지 않습니다. 개인적인 교제가 끊어진지 오래되어 신문에 난 것들 말고는 아는 것이 더 없습니다.
-
메디2022.05.09 05:49 신고
가끔 들어와 글 보고 가는 사람입니다.
답글
정확히 같은 날, 저와 똑같은 수술을 하셨군요.
저는 담낭 전체가 돌처럼 굳어있었답니다.
명치가 너무 아파 급체같아 갔는데 의사가 히잡을 둘러 싼 젊은 인도네시아 여의사였는데
정확하게 딱! 한번 배를 눌러보더니 제가 아파 하니까 CT 촬영하고 수술하자더군요.
하나님은 사람 가리지 않고 사용하시네요, 비록 무슬림 의사가 기독교인 환자에게도 말입니다. ㅋㅋ
더 웃기는것은 위에 말씀하신 기름진 음식을 삼가라면서 수술 후 첫 식사가 안심 스테이크가 나오더군요...
저도 이젠 정상 같이 지냅니다.
그래도 무리하지 마시지요. -
들풀2022.05.11 13:52 신고
헉.
답글
제게 2022년은 그야말로 스펙타클.
잊지 못할 사건들이 연이어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오랫만에 블러그연결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수술하신 소식이 있군요
그많은 돌들과 함께 동고동락하셨다니..
어찌되었건
많이 회복되신듯 하여 다행입니다.
한강나들이
달팽이 만남.
정겨운 이야기들이 있어
수술소식에도 흐뭇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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