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잡문

새해의 각오들...

주방보조 2022. 1. 5. 00:03

오랜만에

일곱식구가 모두 모여서 새해를 맞는 각자의 각오를 나누었습니다.

 

먼저 

마눌님께서

올해는 영어성경을 일독 하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작년에 무직자가 되어 구약 삼독에 신약 오독을 하신 그 기세를 몰아 직진 하실 셈인 것입니다.

가장 영적인 우리집 넘버1이십니다.

저는 이 분의 뒤를 따라가야 하니 앞이 캄캄합니다만, 그래도 늙어버린 우리 둘에게 신선한 일이 될 것이라 믿고 싶습니다. 대학생 시정 정말 하고 싶었었는데, 부러워만 하고 못 한일이었거든요.

 

맏딸은 

엄마의 뒤를 이렇게 이어갔습니다.

"올해는 하나님의 자녀답게 살고 싶습니다."

모두 다 깜짝 놀랐습니다.  착하긴 정말 착한데 스스로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넌 똥고집만 안 부리면 그냥 하나님의 자녀다움 자체야'...하려다 만 제 말입니다. 

 

둘째는

'내실있는 삶'이라고 짧게 말했습니다. 

직장에서 작년에 팀장이 되었으나 위 아래로 다 힘든 여건이니 그런 것같습니다. 

말장난 좋아하는 막내가 나실이 누나는 자기 이름같은 구호네 하며, 놀리듯 말했습니다.

내실나실내실나실...ㅎㅎ

 

세째는

가장 현실적인 정신세계를 가지고 있는지라 

"저는 지금 다니는 직장에서 정규직이 되는 것이지요. 올해 여름에 한 번 기회가 주어질 것같은데 말이지요." 

어쨌든 하고 다니는 것에 비해 운이 많이 좋은 녀석이니 잘 될 것같기도 하고, 한편 가엾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가장 마음이 쓰이는 자식입니다. 정규직이 되면 하나님을 경외하게 될까요?

 

네째는 

"인내"라고 말했습니다. 

속에서 뭔가 불끈불끈 치솟는 화가 있답니다. 원인은 본인이 잘 알겠지요. 사회에 대한 분노인지, 자기 자신에 대한 것인지, 아니면 아버지? 설마요. 

아주 가끔이지만 이 녀석 입에서 말도 진짜 과격하게 툭 튀어나오는 것을 저도 느끼곤 했는데, 본인이 그것을 문제로 여기니 다행이라 생각했습니다. 1월1일자로 서울로 발령이 나서 이사하느라 바쁜 연초입니다. 

 

다섯째는

"열정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운동도 열심히 하고요. 너무 공부만 하다가 몸이 약해졌습니다."

작년에 제대하고 다니던 대학은 그만 두고 일본의 어느 이름도 어려운 사립대에 합격을 했습니다. 

그동안 공부하느라 잠자던 야성이 다시 깨어나는 것일지 약간 걱정은 되지만, 이제 다시 1학년이 되는 녀석의 처지에선 절실한 것일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코로나가 제일 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일본이 문을 꽁꽁 닫아서요.

 

마지막으로

저는

"당화혈색소 6.5가 목표"라고 말했습니다. 작년에 초보주부 아내의 전적인 도움으로 7점대를 겨우 돌파했으니 일단 6.5정도로 낮추고 혈당약을 줄여가는 것이 올해의 목표인 것이지요. 이런 것 보면 맏아들과 제가 성격은 전혀 다르지만 속성은 비슷한지도 모르겠습니다. 둘만이 아주 실용적인 것을 목표로 했으니까요. 

아내가 어떻게 도왔느냐 하면...보리밥 + 잔소리, 비타민C + 잔소리, 그리고 아침이면 한강으로 끌고 나가 두 시간이나 운동...이러니 그동안 8점대에 머물러 의사선생의 온갖 비판을 받던 삶이 작년 후반기에 접어들면서 칭찬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ㅎㅎ...저는 속으로 이러다가 70을 넘기는 것 아냐? 합니다. 

 

모두 함께 각자의 목표를 위해 그리고 가족의 목표들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이 목표들이 주 안에서 온전히 이루어지기를 기도했습니다. 

 

 

 

  • 왕언니2022.01.05 01:29 신고

    정말 대단한 칠스트레일러입니다.
    주방장?으로 복귀하신 사모님도 대단하시구요.
    온달은 식전혈당 105 에도 어찌나 호들갑을 떠는지 ... 사모님의 내조에 저는 좀 부끄럽긴 합니다.

    결혼을 안하고 있으니 좀 걱정은 되지만 참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흐믓한 자녀들이네요 ^^

    답글
    • 주방보조2022.01.07 00:44

      네, 무엇보다 결혼을 안 하고 있으니 앞이 캄캄합니다. 세상이 이런 점에서 확실히 바뀐듯 합니다. 나이가 들어 결혼 안하고 혼자 살아도 이상하지 않은 분위기.
      우리 첫째 둘째가 그 분위기에서 탈출하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김순옥2022.01.05 09:17 신고

    정말 대단한, 가장 모범적인 가족이에요.
    어린 축하할 일들이 많으시네요.
    무엇보다도 넘버1님의 영적인 생활을 바탕으로 부모님의 건강,
    쑥쑥 성장하는 독수리남매들의 활약을 기원하고 기대합니다.
    막내가 일본으로 유학을 하게 되네요.
    열공의 빛이 더 크게 발휘되릴라 믿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22.01.07 00:54

      소소한 만족으로 세월을 죽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아이들을 좀 재촉하고 싶은데, 그러면 아이들에게 따를 당할 것이 분명하고...그렇습니다. ^^
      감사합니다.

  • malmiama2022.01.06 08:44 신고

    주 안에서 복 누리는 칠스트레일리아 되길 기도하고요..
    음...네째의 인내는 -> 주 안에서 인내(소화)가 임하길 축복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22.01.07 00:58

      감사합니다.
      네째는 뭔가 자신의 이상과 현실이 맞지 않아서 나오는 고민 아니겠나 싶습니다. 불안정해 보여서 걱정 중입니다.

  • 들풀2022.01.07 07:33 신고

    그러시군요
    새해소망들.
    그것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아름다운
    가정을 친구로 알고 지내다니..이런복이!

    음~~
    저는 새해소망이
    살기위해 알아가기 입니다.
    아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삶이 되도록 기도에 힘쓰는 목표..

    답글
    • 주방보조2022.01.07 21:43

      소망이 철학적이십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모르는 것이 너무 많은 채 살고 있네요.
      아시게 된 것 중 저희에게 필요한 것은 반드시 알려주시고, 주는 자의 기쁨을 또한 누리시길...주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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