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원경이와 이번에 임명된 25살짜리 청와대 1급 비서관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아비 생각에
너무 자기 자신을 비하하는 듯 보이는 세째딸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누구나 자기 가치를 스스로 높이 생각하는 사람은 무엇이든지 할 수 있는 것이다."
또 아버지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수 많은 잔소리 중 하나로 들었을테지만
저는 그 말을 해 놓고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기독교인은 겸손해야 한다고 항상 배웁니다.
나보다 남을 낫게 여겨야 한다고 하고
종이 되라고 합니다.
그런데 저는 딸에게 자기 자신을 존귀하게 생각하라고 잔소리?를 했습니다.
제대를 앞두고 꽤 여러번 자소서를 작성하고 원서를 냈으나 번번이 거절 당한 딸이
혹시나
만 25살짜리 동갑내기 1급비서관에게 주눅이라도 들어버릴까봐 자신감을 가져야한다고 한 말이었는데
이런 말이 겸손과 혹 혼동되어 머리속이 혼란해 지지나 않을까 하는 염려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그런 염려는 필요없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예쁘고 진실하고 성실한 딸은 대학생이 되고부터
아버지의 모든 말을 "쓸데없는 잔소리"라는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 다 일괄 넣어버려왔기 때문입니다.
물론 예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콘을 달아 놓긴 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겸손은, 진짜 겸손은 자기를 존귀하게 아는 자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을 저는 믿습니다.
예수께서 우리를 섬기셨을 때 그 분이 겸손하셨음은 불문가지이며 그 겸손이 결코 겉치레의 위선도 아니었을 터이고
당신이 하나님의 독생자이며 거룩한 성자 하나님이심을 모르시지도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섬김은 억지나 비굴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낮추심이며 오히려 그 반대로 기꺼이 종이 되신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자긍심과 겸손은 함께 사역하는 동지인 것입니다.
"쓸데없는 잔소리" 폴더가 언젠가는 더 이상 업그레이드 되지 않을날이 오겠지요.
세월이 많이 지나고
어쩌다 그 폴더를 열어보고
이 세째딸이 '아버지가 나를 교만하라고 가르치기도 하셨네?' 하며 오해할까봐
소심한 이 아버지는
쓸데없는 잔소리에 대한 주석 하나를 이렇게 달아 놓는 것입니다.
겸손히 자기 가치를 주 안에서 발견하고 드높여 가기를 소망하면서...
-
약관 25세에 수십년이 걸려야 오를 수 있는 1급 비서관에 임용된 것은 이준석이 36세에 국힘의 대표가 된 것에 대한 문정권의 초조함이 만든 시대상, 로또를 맞는 것처럼 선정된 행운, 그리고 본인이 발탁될 수 있도록 준비한 역량이 결합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운이라는 것은 확률적으로 희박하지만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요. 현직에 있을 때 교과서 검정 관련 업무를 맡은 적이 있습니다.
답글
제 과목에서 평교사로는 전국에서 4명이 참여했는 데 과목별로 시도에 안배를 했고, 특정대 출신이 편중되지 않도록 조정했고
연령별로도 안배를 했는 데 마침 강원도에 당시 저의 교과에서 1명이 내려왔고 근무하던 학교가 도내 서열 1번 학교였는 데(가장 역사가 오래라서) 업무를 맡은 선배가 저의 이름을 보고 추천해서 뽑힌 것입니다. 제 능력때문이 아니라 몇가지 경우의 수가 겹쳐서 선발된 것입니다. [비밀댓글] -
말씀을 하시지 않아도 원경이는 아버지의 마음을 잘 알거라고 생각해요.
답글
그리고 원경이는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사랑스럽고 가치가 있는 아이니까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듯해요.
원경이가 있어야 할 자리를 꼭 찾게 되리라 믿어의심치 않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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