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들어 아내와 함께 성경읽기를 시작했습니다.
매달 한번씩 신약성경 전부 읽기
지금이 4월이니 4번째 신약성경을 통독하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은 고린도전서까지 읽을 것입니다.
함께 성경을 읽는 일이 아내의 은퇴와 더불어 가능해졌으니
32년?동안 함께 성경을 읽지 않았다는 방증이 되는 것이고 이것은 부끄러운 고백이기도 합니다.
어쨌든
이렇게 매달 신약을 1독하면서 2월 중순 어느날 우리들의 대화는 아이들의 성경읽기에 대한 염려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성경을 읽지 않으니 걱정이다, 어떻게 해야 하나..."
며칠을 이일로 산책때마다 이야기 하다가
"상"을 주기로 하고 3월 한달 신약성경일기에 동참시키자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홍보에 나섰습니다.
"3월 한달 동안 너희 다섯 중 신약성경을 제일 많이 읽은 사람에게 '전무후무한 상을 수여할 것이다"
"읽지 않으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다. 상이 어마어마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상일 것이다."
3월 중에도 우리의 홍보는 계속되었습니다.
시간 날 때마다, 주일에 예배당 갈 때마다, 다섯 각자의 귀에 대고 속삭이거나 모두를 향해 소리치기를 거듭했고
가족 밴드에 '성경읽기 촉진'의 글을 올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어마어마한, 전무후무한, 유일무이한 상이라는 말에 웃었고, 그 상을 미리 이야기하지 않기로 한 우리 부부도 웃었습니다.
아마 아버지의 허풍일 것이라는 확신을 다들 똑같이 했을 것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렇게 귀찮게 하시니 읽어드리자는 입장이 대부분이었을 것입니다.
3월이 끝났을 때, 결과는 참담했습니다.
야근을 밥먹듯 하는 진실이와 나실이는 그 와중에 토요일마다 필라테스를 다니는 상태였고
원경이는 곧 있을 퇴역과 함께 찾아올 무직상태를 벗기 위해 입사지원서들을 작성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교신이는 공익복무마치면 학원에 가서 10시30분이 넘어 돌아오는 교신이 인생 최초의 열공 중이었으며
중고자동차를 산 충신이는 자동차에 푹 빠져 아버지의 호소따위엔 전혀 관심이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신약성경완독자도 1명 나오지 않는
준비한 전무후무하고 어마어마한 상이 정말 모양 빠지는 그런 결과였습니다.
진실이: 히브리서, 나실이:사도행전 1장, 원경이: 요한복음, 교신이:마태복음, 충신이: 0장
그래도 신약성경을 한 번 읽기는 해야 상을 줄 수 있지 않겠느냐 하고
1등을 한 진실이가 신약성경을 다 읽은 뒤로 시상식을 연기하였습니다. 너무 모양이 빠지면 안 되는 일이니까 말입니다.
그리고 진실이가 다 읽고도 사정상 늦춰져서 한 주 뒤인 엇그제 시상식이 거행되었습니다.
기왕 주는 것 3등상까지 준비하였습니다.
작은 나무 십자가에 금반지를 끼워 상으로 주었습니다. 우리에겐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반지들입니다.
정말이지 전무후무할 상이 아닐 수 없는...어마어마한 상 아닙니까? 아이들 입이 '앗' 하고 벌어졌을까요?^^
1등은 아버지 약혼반지(=결혼반지), 2등은 엄마 약혼반지, 3등은 엄마 대학 졸업반지
시상식에서 제가 한마디 하였습니다.
"이 반지들은 너희들이 팔아도 되고 녹여서 다른 악세사리 만들어도 된다. 너희 것이니까 마음대로 하거라.
그러나 기왕이면 목에 걸거나 벽에 걸어놓고 '성경을 읽으면 이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을 선물로 받는다'는 것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정말 아이들이 주님의 말씀을 항상 가까이 하고 배우고 익혀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기를 소망하며 시상식을 거행하였습니다. 이 시상식이 헛된 짓이 아니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기도했습니다.
그리고 시상식 기념, 충신이의 부모님 드라이브 시켜드리고 싶다는 제안을 뒤로 미루고 오랜만의 온 가족 한강산책을 하였습니다.
14K지만 금덩어리를 받아서인지^^ 딸들의 얼굴이 많이 밝아보였습니다. 아들들요? 걔들은 그냥 아무러 해도 밝은 아이들입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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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읽고 봐도 부럽기만 한 가족이에요.
답글
사진을 찍어도 꽉 차는 것도 그렇구요.
부모님들의 삶이 자녀분들에게 그대로 투영되리라 믿어요.
지금은 다소 서툴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진가가 발휘될거라는 확신이 들구요.
아름다운 계절이죠?
코로나와 미세먼지가 때로는 슬프지만요. -
성인이 되기전 작정을하고 성경통독을 한다는것은 ,어떤 결정적,심각한 계기가 있을때가 아니던가요?
답글
그래도 칠스트레일리아 식구들은 정말 양호?한 편입니다. 순종적이구요.
정말 이제 다들 커서 화면이 꽉 차네요.
물론 어서 짝을지워 떼어보내야 하지만 ....
늙고 보니 역시 품안에 있을때 자식이 자식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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