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잡문

달리기...4

주방보조 2019. 12. 10. 18:05

 

 

(10키로 결승선 앞에서 ...5000원이나 주고 산 사진입니다)

10키로 달린 지 사흘이 되었고

그제와 어제에 이어 오늘은 근육통이 많이 사라졌으며

모르긴 몰라도 달리기에 실력도 재미도 더 붙었을 것이므로

오늘 아침 

자신감을 가지고 달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운동장은 밤새 내린 비로 질퍽거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므로

한강자전거 길을 뛰기로 하였습니다. 

 

10키로를 완주하였고 5키로는 쉬지않고 뛰어 내었으니

하늘은 뿌옇고 강물도 그 빛깔이 흐릿했지만 

출발점에 이르기까지 걷는 동안 머리속이 명쾌하게 잘 정리되었습니다.

이 비내린 후 아침, 2키로 정도는 껌값일 것이다. 

그래서 피톤치드 숲 앞에서 잠실대교까지 왕복하기로 결정하고 8시6분 씩씩하게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0.5키로를 지나면서 

제 머리 속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앗습니다. 

숨이 차고 더 이상 뛰는 것은 무리라는 본능의 소리가 펄떡거리는 심장과 가빠지는 숨소리를 통해 진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그래도 마음 먹은 것이니

숨을 고르게 쉬려고 무던히 애쓰면서 달렸습니다.

1키로 지점에서 돌아서면서 토요일 5키로 지점에서 찾아왔던 유혹이 똑같은 강도로 강하게 찾아왔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이젠 걸어가도 돼...

 

그러나

아직 한번도 해 보지 않은 2키로 달리기에서 중도포기란 제 이성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발자국씩 거리가 줄어간다고, 조금만 더 뛰면 목표를 달성하고 기분 좋을 수 있다고 제 늘어지려는 몸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마침내

다시 피톤치드 숲 앞 출발지점에 도달했을 때, 저는 10키로 완주때에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논초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참을 하리를 숙이고 헉헉 거리고 난 뒤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큰 시련을 힘겹게 잘 통과했다고 작은 시련을 우습게 알면 안 된다.

큰 시련을 잘 버텨낸 그 마음가짐으로 작은 시련을 맞이하지 않으면, 작은 시련에 오히려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교만이 패망의 선봉이 되는 이유다.' 

 

14분 20초...

토요일 기록 10키로  1시간 8분 44초의 1/5= 약 13분 44초 보다 떨어지고

5키로까지 31분 37초의 2/5= 약 13분 26초보다 현격하게 떨어지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달리기가 사람을 겸손으로 인도해 주기도 하는가 봅니다. 

 



 

 

  • 들풀2019.12.10 19:43 신고

    하하.
    참으로 명언을 건지셨습니다.

    큰시련을 겪었다고
    작은시련을 우습게 여기지말라.

    시련은 시련이니까요^^

    답글
    • 주방보조2019.12.11 00:03

      ^^...이 늦은 나이에 깨달을만한 내용은 아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
      늦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좋습니다.

    • malmiama2019.12.11 06:42 신고

      명언 낚는 어부십니다~^^

    • 주방보조2019.12.11 06:51

      ㅋㅋㅋ...빈바구니가 요란하다...라는 명언도 생각납니다. ^^

  • 김순옥2019.12.11 08:42 신고

    추위나 미세먼지는 피하시면서 연습을 하심이 좋으실들해요.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겸손하게...숙제인거죠?
    실천하는 게 제일 어려운데 실천주의자이시니 훌륭하신거구요.
    아버지의 훌륭한 모습을 보면서 자라는 독수리남매들도 그 길을 따라가리라고 믿어요.

    답글
    • 주방보조2019.12.11 19:20

      ㅎㅎ...우리 아이들은 아버지가 엉터리인거 다 압니다. 두 아들은 아버지와 다른 삶을 살겠다고 공언하고
      딸 둘은 결혼 생각없다고 잘라 말하고, ^^...그럽니다.
      이번에 달리기는 참 잘 실천에 올겼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조금 젊어진 느낌입니다.^^

  • 시골마을 주민2019.12.14 14:11 신고

    이렇게모습을 뵙고 보니 반갑습니다. 저의 블로그에 여러가지로 관심을 가져주심 감사드립니다. 한번 직접 만나고 싶습니다.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19.12.15 09:19

      님의 블로그 자료들은 정말 소중한 교회관련 기록으로 평가될 날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제가 핸드폰이 없고 밖에 주로 많이 있기 때문에 연락의 어려움이 있습니다. 둘째딸의 전화번호가 010-9066-7775입니다. 하루전쯤 연락주시면 될 것입니다. [비밀댓글]

    • 시골마을 주민2019.12.19 10:00 신고

      감사합니다. [비밀댓글]

    • 주방보조2019.12.19 10:31

      전화번호를 잘못 기입하여 수정했습니다.ㅜㅜ 국번은 맞는데 뒷번호가 세째딸 것이었네요. 전화를 잘 안 하니 이렇습니다. 죄송합니다. [비밀댓글]

  • 시골마을 주민2019.12.19 17:43 신고

    네 감사합니다.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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