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키로 결승선 앞에서 ...5000원이나 주고 산 사진입니다)
10키로 달린 지 사흘이 되었고
그제와 어제에 이어 오늘은 근육통이 많이 사라졌으며
모르긴 몰라도 달리기에 실력도 재미도 더 붙었을 것이므로
오늘 아침
자신감을 가지고 달리기에 돌입했습니다.
운동장은 밤새 내린 비로 질퍽거리는 부분이 있을 것이므로
한강자전거 길을 뛰기로 하였습니다.
10키로를 완주하였고 5키로는 쉬지않고 뛰어 내었으니
하늘은 뿌옇고 강물도 그 빛깔이 흐릿했지만
출발점에 이르기까지 걷는 동안 머리속이 명쾌하게 잘 정리되었습니다.
이 비내린 후 아침, 2키로 정도는 껌값일 것이다.
그래서 피톤치드 숲 앞에서 잠실대교까지 왕복하기로 결정하고 8시6분 씩씩하게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0.5키로를 지나면서
제 머리 속 생각이 어리석었음을 깨달앗습니다.
숨이 차고 더 이상 뛰는 것은 무리라는 본능의 소리가 펄떡거리는 심장과 가빠지는 숨소리를 통해 진하게 전해져 왔습니다.
그래도 마음 먹은 것이니
숨을 고르게 쉬려고 무던히 애쓰면서 달렸습니다.
1키로 지점에서 돌아서면서 토요일 5키로 지점에서 찾아왔던 유혹이 똑같은 강도로 강하게 찾아왔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이젠 걸어가도 돼...
그러나
아직 한번도 해 보지 않은 2키로 달리기에서 중도포기란 제 이성이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한발자국씩 거리가 줄어간다고, 조금만 더 뛰면 목표를 달성하고 기분 좋을 수 있다고 제 늘어지려는 몸을 북돋워 주었습니다.
마침내
다시 피톤치드 숲 앞 출발지점에 도달했을 때, 저는 10키로 완주때에 조금도 다를 바 없는 논초상태가 되어 있었습니다.
한참을 하리를 숙이고 헉헉 거리고 난 뒤
한가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큰 시련을 힘겹게 잘 통과했다고 작은 시련을 우습게 알면 안 된다.
큰 시련을 잘 버텨낸 그 마음가짐으로 작은 시련을 맞이하지 않으면, 작은 시련에 오히려 쉽게 무너질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교만이 패망의 선봉이 되는 이유다.'
14분 20초...
토요일 기록 10키로 1시간 8분 44초의 1/5= 약 13분 44초 보다 떨어지고
5키로까지 31분 37초의 2/5= 약 13분 26초보다 현격하게 떨어지는 기록이 나왔습니다.
달리기가 사람을 겸손으로 인도해 주기도 하는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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