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아 달리기 하자
주일 아침 9시에
2주간 정찰부대 훈련을 마치고 토요일엔 교신이 면회까지 다녀와
녹초가 되어 있는 줄 번연히 알건마는
그냥 툭 던져본 말입니다. 언니들은 말해봐야 대답도 않을 것을 알므로...^^
원경이는 거의 눈을 감은 채 표정없는 얼굴로 거절 했습니다.
홀로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축구장은 이미 공차는 이들로 두곳 다 채워져 있었고
그냥 돌아가기 멋적어서 운동장 한 바퀴=350보=250미터, 700보=500미터, 2100보=1500미터=운동장 6바퀴를 헤아린 다음
피톤치드 숲 앞 길에서 발걸음을 세어 2100보가 되는 곳까지 걸었습니다.
잠실대교 아래를 지나 배수지 사무실 약 20미터 전쯤이 바로 그 곳이었습니다. 담벼락 아래 2100=1500M 이라고 돌멩이로 적어 놓았습니다.
역으로 달리기를 시작했습니다. 시작점이 급한 내리막이라 생소했지만 쉬지 않고 달려 9분30초만에 시작점에 도착했습니다.
예배시간 늦지 않으려고 부지런을 떨어야 하는 후유증을 남겼습니다.
요즘 교신이가 힘이 많이든답니다.
다리 다친 것 때문에 훈련이나 작업에서 배려를 받다보니 미움을 받고 있어서 그렇다는데,
원경이가 면회가서 찍어 보내준 사진엔 피골이 상접한 풀죽은 패잔병하나 앉아 있는 듯 보였습니다.
전화로 잘 이겨내야한다 호통을 쳐 주었지만 사진을 보니 마음이 아파오기만 합니다.
현역 복무 적합심사?를 받겠다고 하는데 한달만 더 참아보고 나서 하라고 신신당부를 하였으나 말을 들을 가능성은 적어보입니다.
계속 복무하든 중간에 내려오든 스스로 잘 생각해서 결정하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하나님께서 지혜롭게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시길 기도합니다.
블친님들의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나실이를 뚝섬유원지역에서 보내고
한강길을 걸어 텅 빈 축구장 앞에 서서 8시 15분이 되기까지 기다리며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달리다보면 시간이나 거리에 대한 기억이 혼란케되는 경향이 있어 되도록이면 5분 또는 10분대에 달리기를 출발하기 때문입니다.
2분정도 스트레칭을 하면서도 머리속은 바삐움직였습니다.
교신이 걱정이 8할을 차지하였지만 ...그것을 승화 시켜서 교신이의 고난에 참여하는 마음으로 두 바퀴 더 뛰기로 하였습니다.
1500미터에서 2천미터로 발전하는 것입니다.
시작도 하기 전에 심장이 쿵쿵 뛰었습니다. 자신은 없었습니다. 그러나 교신이를 생각하면 해내야 하는 것이라 암시를 주었습니다.
8바퀴-13분 30초.
예수사랑하심은 대신 찬송도 다른 것으로 부르며 뛰었습니다.
오늘 새벽 배추 3포기로 김치를 담고 겉절이가 맛있어 장조림 국물 조금 참기름 조금 넣고 비벼먹었었는데 소화가 다 되어 버린듯 속이 가벼웠습니다.
그 찬송이 무엇이었는지 기억이 안 납니다. 힘들어도 도우시는 하나님이 주제였을 것입니다. 이렇게 뇌가 달리기에 어깃장을 놓습니다.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가 이영애에게 물었습니다.
사랑도 변하니?
이 가을날이 다 가면
저의 달리기 사랑도 변하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달리기가 좋습니다.
파주에선 교신이가 울고 있고 현관에선 전기자전거가 울고 있습니다.
-
-
교신이가 많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답글
본인이 아마도 마음도 몸도 제일 힘들겠지요.
빨리 몸도 건강해지고 마음도 단단해지기를 기원합니다.
추운 날에는 무리해서 달리는 것도 건강을 위해 조심해야 할 부분이니까 무리하진 마시구요.
춥다고 몸단속을 좀 과하다하게 하고 나오면 날씨는 풀린듯 해요.
이제는 더 추워지는 날이 많겠지요. -
교신이가 무척이나 힘든시간을 보내고 있네요.
답글
몸과 맘이 힘을 얻도록 기도합니다
자식의 아픔을 지켜 볼수 밖에 없다는게
가장 힘든거 같아요.
그 아픔을 이겨보려 달리기에
힘을 쏟으셨군요.
어찌되었건 건강 잘 챙기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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