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아들이 없다고 우리 아버지의 이름이 그 가족 중에서 삭제되리이까 우리 아버지 형제 중에서 우리에게 기업을 주소서 하매"(27:4)
성경에서
한 아비의 딸들 이름이 모두 언급된 경우는 기억나는 것이 없습니다.
야곱의 딸이나 다윗의 딸 이름이 나오는데 이는 모두 불행한 일을 당한 경우이고
슬로브핫의 딸들 다섯, 말라 노아 호글러 밀가 디르사 이렇게 당당하게 이름을 모두 기록한 것은 유일하지 않나 싶습니다.
"아들이 없다고" 아비의 이름을 삭제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딸들이 나선 것입니다.
그동안은
아들이 없으면 딸들이 아비의 유업을 잇지 못하고 모두 아비의 다른 형제들이 나누고 딸들에게는 결혼에 필요한 지참금 정도 돕는 것이
관행이 아니었겠는가 추측됩니다.
그러므로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도 슬로브핫이 아들이 없으므로 얻을 땅이 없다는 것이 당시의 상식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 딸은 그 관행을 참을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말살되고 당연히 그 이름으로 나누어져야 할 땅도 존재하지 않게 된다는 것의 부당함을
모세와 엘르아살과 지휘관들과 온 회중 앞에서 탄원하게 됩니다.
관행과 용기가 하나님 앞에서 맞붙었습니다.
하나님은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질서를 세워주셨습니다. 다섯자매의 용기가 승리한 것입니다.
...
하나님은 공정하신 분이십니다.
관행이나 선입견이나 전통이나 풍속에 매이는 분이 아닙니다.
옳은 것은 옳다 하시고 그른 것은 틀렸다 하시는 분이십니다.
잘못된 것인줄 알면서도 고치지 못하고 세대를 이어 그것을 답습하는 것은 하나님의 뜻이 아닙니다.
용기있게 그 잘못된 관행 앞에 도전하는 것이 하나님이 바라시는 바입니다.
"슬로브핫의 딸들의 말이 옳으니 너는 반드시 ...그들의 아버지의 기업을 그들에게 돌릴지니라"(27:7)
왠지 저는 이 말씀을 하시는 하나님께서 슬로브핫의 딸들을 너무나 사랑스럽게 보시고 기뻐하신 듯 느껴집니다.
그녀들은 아비의 복이고 므낫세지파의 복이고 그리고 나아가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여자들의 복입니다.
하나님은 맹종하는 여자가 아니라 불의에 용감한 여자를 기뻐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