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몸을 구별하는 모든 날 동안 그는 여호와께 거룩한 자니라"(6:8)
나실인은
제사장과 선지자라는 구약 성직의 양대산맥 사이에
제3의 거룩한 성직으로 존재하는 이들입니다.
제사장은 혈통에 따라 되는 것이고
선지자는 하나님의 영의 감동으로 되는 것인데 반해
나실인은 자발적인 의지적 결단으로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제사장과 선지자는 누구나 될 수 없지만 나실인은 누구나 될 수 있었습니다.
거기엔 남녀의 구분조차 없었습니다.
그런면에서
나실인은 구약에 나타난 성직중 가장 현대적이고 보편적이고 그리스도인과 근접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나실인에게는 세가지 금지사항이 있습니다.
첫째는 포도나무와 관련된 것을 금하는 것입니다. 포도주나 초나 포도열매 씨나 껍질까지 먹어선 안 됩니다.
둘째는 머리털을 자르면 안 됩니다.
세째는 시체를 가까이 해서는 안 됩니다. 그의 부모의 장례조차 넘어서야 합니다.
이 세가지 금지사항은 대체적으로 대제사장에게 주어진 금기보다도 더 강력합니다.
그의 의미들은 대강 이렇게 이해됩니다.
포도는 가나안의 문화를 상징하는 것이며,
머리털을 자르지 않음은 그 권위가 하나님께 있음을 의미하고,
시체는 죽음의 근원인 죄를 상징합니다.
그러므로
세속문화에 접하지 아니하고, 오직 하나님의 권위에만 복종하고, 죄와는 절대적으로 단절하므로써
이스라엘 백성들 속에서 그들의 행위와 외모를 통해 하나님의 백성답게 사는 모범을 가르쳤을 것입니다.
물론 이 나실인을 어떻게 하나님께서 사용하셨는지에 대하여는 이 민수기6장에 구체적으로 나타나 있지 않지만
삼손과 사무엘, 엘리야 그리고 세례요한이 바로 나실인의 대표적 인물인 것을 보면
그들의 역할이 시대적 구원자 또는 인도자임에 비추어
일시적이고 보편적으로 자원하여 된 일반적인 나실인들조차도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신앙의 경각심을 일깨우는 역할자들이었음은 틀림없어 보입니다.
...
그리스도인들은
이 세상에서 거룩하게 구별된 사람들입니다.
거룩하다는 것은
세속적인 것으로부터 자유하고, 하나님께 속하였으며, 죄와는 상관이 없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나실인 서원의 의미와 전혀 다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렇게 불러도 됩니다. 신약의 나실인, 하나님 나라의 나실인
이 악한 세대에, 그리스도인들은 그들의 삶의 모습을 통하여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는 자들이어야 합니다. 옛 나실인들이 그러했던 것처럼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