쩜쩜쩜/잡문

교신 입대하다.

주방보조 2019. 7. 16. 22:40

엊그제

주일 오후에는 점심으로 소고기집^^에서 가족 송별회를 하였습니다.

소 두 마리를 먹었습니다. 그리고 '디프deap'라는 카페에 가서 일곱식구 모여 앉아 석별의 의식을 깔깔거리며 치루었습니다. 

 

 

 

어제는

저녁늦게 나실이가 집에서 타코야키를 만들어 파티를 하였습니다. 오코노미야키반죽에 여러가지 제가 모르는 재료들실섞어 넣고 문어 다리를 적당하게 잘라넣고 동글동글 만들었습니다. 나실이와 충신이가 마주앉아 굴려대다 타코야키가 완성되면 교신이의 입에 넣어주고, 지난 세월 추억의 잡담을 나누는 2차 송별회였습니다. 저도 몇개 얻어먹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9시 30분쯤 제가 머리를 삭발해 주었고

 

 

 

 

나실이가

'타다'를 11만원에 예약한 대로

10시 50분 김밥10줄 카프리썬 사과 12봉지 프랑스 과자 1봉 작은 빈 콜라콜라병에 물 한병 등을 준비하여 파주에 사는 원경이를 뺀 6명이 출발하였습니다.

기사님 옆자리는 충신이가 앉고 가운데 자리에는 아내와 교신이가 앉고 맨 뒷자리에는 진실 나실 저 셋이 앉았습니다. 아내와 진실 나실 원경 모두 교신이의 입대를 격려하기 위해 힘든 휴가를 내었습니다. 

교신이는

아침에 차려진 진수성찬을 거의 손도 대지 않았습니다. 나중에 김밥도 속이 불편하다며 먹지 않았습니다. 물도 마시지 않고 카프리썬 하나만 마셨습니다.

그리고

타다 안에서부터 몇몇 친구와 친척들에게 전화하고 이어 여자친구(일본여자아이ㅜㅜ)와 전화를 시작하였습니다. 

여자아이가 많이 울었는지 교신이도 울먹거리고 그둘만의 대화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나실이가 가족은 그냥 병풍이구나 라는 말로 불만을 표현했으나, 그 둘의 대화는 끊어졌다 이어지기를 계속하였습니다.

다시 전화 할 때마다 반복해서 그녀에게 "뭐해?"라고 묻는 교신이의 목소리는 촉촉했습니다.  

 

12시에 사단 신병교육대에 도착했으나

12시30분에 들어가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여 근처 맹골마을 종합체험관  앞 벤치에서 공도 차고 김밥도 먹으며 대기하는 중

교신이가 일찍 들어가기 싫다하여 1시30분까지 근처에서 사진 몇장을 찍으며 비를 피해 처마 밑을 서성였습니다.

전화기를 사용할 수 없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교신이는 오로지 전화기에 매달려 그 여자친구와 무슨 이야기가 그리 많은지

나실이에 이어 착한 진실이도 뿌루퉁해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제가 그녀들에게 이해해 주라고 말해야 했습니다. 지금은 자기만 보이는 것이라 그런것이니...이해하라고.

 

그 사이 원경이가 파주에서 택시를 타고 도착했고

드디어 전화를 접은 교신이와 모두 함께 25사단 신병교욱대로 들어갔습니다.

곧 2시가 되어버렸고

비때문에 연병장에서 못하고 강당에서 하게 되어 2층에서 신병들이 입소식을 하고 아랫층에선 친지들이 티비화면으로 그들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수선한 가운데 도착하자 마자 2층으로 올라갈 때 잠간이라도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알았는데, 그것으로 끝이었습니다. 

그래서 아내마저 화가 나서 뿌루퉁해졌습니다. 

일찍 들어왔어야 하는 것인데 말예요. 이렇게 다시 못보게 될 줄 알았으면 사진이라도 한장 찍었어야 했는데, 한번 안아주지도 못했어요. 

여자친구에게 정신이 팔려 그런 것을 어쩌겠습니까? 교신이가 원한 것이니 할 수 없는 일이지요. 사랑의 편지나 씁시다.

 

강당 입구에 마련된 볼펜과 사랑의 편지라는 작은 메모지에 

제가 맨 먼저 "벌써 보고 싶다. 강건하고 슬기롭게!" 라고 쓰고 그 밑에 형과 누나들이 두세줄씩 써서 한 장을 채웠고, 아내는 혼자서 다른 한 장을 가득 채워 넣었습니다. 

아내는 그냥 인사말들로는 부족한지

지난 주일 설교 말씀을 요약해서 적어 넣기 시작했습니다. 기억이 안난다며 녹음해 둔 핸드폰을 크게 틀어가며...그러다 주변사람을 의식한 딸들의 권유로 이어폰을 끼고서 ,,,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환난을 당할 때 해야할 다섯가지

1.절대 불평하지 말라. 2. 겸손히 배워라. 3.낙천주의자가 되라. 4. 하나님이 함께 하심을 믿고 기도하라. 5.어려울수록 이웃(동료)을 사랑해라.

 

 

 

 

 

 

 

 

 

...

 

돌아나오는 길 부대 탱크 앞에서 기념사진 한장 찍고

모두 이구동성 교신이의 "가족을 신경쓰지않고 여자친구만 찾은 괘씸한 짓"에 대하여  부대를 벗어날 때까지 성토를 하였습니다.

저도 한 마디 했습니다. 그 옛날 군대가기전에 여자친구를 만들어야 한다는 말의 의미를 이제서야 조금 알 것같다고...^^

날이 개이고 해가 떠 올라있었습니다.   

 

택시를 둘로 나누어 타고 양주 역에서 다시 합류하여 전철을 타고 건대역에 도착했습니다. 겨우 다섯시밖에 안 되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골목마다 서 있는 젊은 아이들은 모두 교신이로 보였습니다. 

 

...

 

밤에 충신이 혼자 있는 새집도 텅 비어 보였습니다. 

 

 

 

 

 

 

  • 김순옥2019.07.17 08:31 신고

    교신이가 드디어 입대를 했네요.
    한더위에 훈련을 받게 되니까 힘들겠지만 요즘은 배려를 많이 한다니까요.
    대단한 가족임은 무슨 일이 생겼을 때 더욱 빛이 나는 법이지요?
    가족 모두가 휴가를 얻어 응원을 간다는 사실이 얼마나 아름다운 일인가요.

    본인만 긴 시간이 되겠지만 가족과 주변사람들에게는 벌써? 라는 말을 하게 되겠지요?
    건강하게 잘 지내길 '일말상초'의 징크스를 벗아나길 그래서 교신이가 편안하게 군생활을 잘하길 기원할게요.

    한빛이 입대하던 때가 생각나네요.
    춘천으로 갔었는데 한얼이는 회사에 출근했다가 반차를 얻어 참석후 다시 회사로 돌아가는 것으로
    본인이 경험하지 못했던 것을 동생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었구요.

    신병교육대 있을 때부터 쪽지편지를 열심히 보냈던 기억이 엊그제 같아요.
    지금 생각해도 참 호강스러울 만큼 군생활을 했던 한빛이가 아니었을까 싶어요.
    훈련병때 총기사건이 있어서 많이 좋아졌던 영향도 있었고,
    보직도 나름 편했었고, 밴드에 매 번 사진을 올려주는 원사님도 있었고...

    교신이에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유난히 막내아들을 사랑하시는 넘버원님께서도 교신이를 믿고 편안하게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9.07.17 14:00

      그러고 보니 한빛이 군대간 이야기가 어느덧 옛날이야기처럼 아득합니다.^^
      교신이에 대하여는 마음에 걱정이 많습니다. 다혈질이고 까다롭고 자존심만 세고 무대체질이고 ...
      그렇다고 충신이만큼 걱정되는 것은 아닙니다만.ㅎㅎ

      말씀대로 군생활 잘 해서 ...철들고 건강해지고 그렇게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들풀2019.07.17 08:52 신고

    아~~~~
    교신이가 입대했네요.
    가슴이 찡하네요.
    입대할때는 못 보았지만
    결혼할때는 미리 연락 주세요 꼬옥.
    핑게삼아 서울 나들이도 하고 싶습니다
    종종 어찌어찌 소식이 들려오면
    또 나누어 주세요.
    제가 교신이 왕팬 아닙니까

    답글
    • 주방보조2019.07.17 14:25

      ㅎㅎㅎ 결혼은 일본에서 할 것같다고 하는데 말입니다.
      저는 안 간다고 하였더랬습니다.
      전화로 두달 사귀고 서로 방문하여 한번씩 본 게 다인 이 철부지 연인이 얼마나갈까 의심하면서 말입니다.^^

  • 제롬2019.07.17 18:35 신고

    울아들은 늦게 태어나서 ..군대 안갈줄 알았답니다 ㅎㅎ,철원 최전방 15사단 ...포병 3월에 전역해서 바로 복학 했는데 ..장학금,93만원 받아 왔습니다 ㅠㅠ,
    최전방 아니면 순조롭게 근무 할겁니다

    답글
  • 제롬2019.07.17 18:42 신고

    상병 되면 군종 해야 된다고 강권해서 ...@@령 교회 ,지역교회 통해서 ..앰프방송 시설 납품가 일천 팔백만원 헌신의 마음으로 ,

    아프칸 파병 되었다 돌아온 대대장님도 계시는데 ...정치,경제는 어려워도 ,,믿을것은 충성스러운 대한의 아들들 ~!!!

    어른이 되어서 제대 할겁니다 ...^^;;근데 이런 이야기 해도 ..삭제 대상 되는 것은 아니지요? ^^


    답글
    • 주방보조2019.07.18 09:05

      친구와 동반입대를 해서 좀 어려운 곳으로 배치될 확률이 높다고 하더군요. 사고 챠서 영창가는 일이 없기만, 그리고 몸 건강하게만 , 그리고 욕심 하나 더하면 정신무장도 잘되어서 나오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아드님은 장학생이 되었다니 군생활이 생산적이었나 봅니다. 군에 다녀와도 일주일만에 도로철부지가 된다고 하는 말도 있는데 말입니다. ㅎㅎ

  • malmiama2019.07.19 06:49 신고

    부모님,가족 생각 많이 날겁니다.
    교신이에겐 또 다른 변화의 기회고요.

    답글
    • 주방보조2019.07.19 15:24

      어제 전화가 왔습니다. 놀라서 가슴이 벌렁거렸습니다.
      부대장에게 부탁하여 전화했다고...헤어질 때 인사 제대로 못해 죄송하다고...
      부대장이 곁에 있는지 묻는 말에 모두 다 좋고 잘해준다는 말만 했습니다. 처음하는 고생다운 고생인데 잘 견디고 성숙했으면 좋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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