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서 자녀에게 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일까요?
실제적인 것 두가지를 꼽는다면
다 큰 자녀들에겐 결혼
덜 큰 자녀들에겐 교육...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옛날 같으면
중매쟁이를 통해 나이가 찼다 싶으면 강제로 혼인하게 만들면 되었을 터이고
훈장에게 회초리 한보따리 싸서 보내 공부 안하면 다리몽둥이를 분질러 놓고서라도 공부하게 하면 되었을 일인데
우리의 현대라는 시대는
아이들이 알아서 하지 않으면, 부모란 그저 돈이나 조금 보태주는 껍데기일 뿐이니 ... 편하다면 편한 것이겠으나
욕심에 차지 않음과 시기를 놓치는 것 같다는 생각으로 인한 안타까움으로 속은 날로 타오르고, 현실은 막막하고...그렇습니다.^^
게다가 한 해가 지난만큼
그만큼 근심은 가중되어 한숨이 깊어지니
새해라는 미명하에
그 한심한 상태를 감추기 위해 ... 마치 아무 일 없이 좋은 시기가 올 것처럼 꾸미는 일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어 버린듯 합니다.
그리하여 그런 트렌드에 발맞춘 저도
우리 칠스트레일리아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다섯아이들의 되도록이면 좋은 일만 나열하여 스스로를 속여볼까 합니다.
...
진실은 이번 1월 1일부로 대리가 되었습니다.
입사 3년 8개월만의 일입니다. 월급이 30만원쯤 오른다니 당당히(혹은 겨우^^)나실이와 수입이 비슷해져서 얼굴을 높이 들고 다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모자라는 연봉으로 인한 위축감을 떨쳐버리기 위해...그래도 난 정규직이고 넌 계약직이잖아...라며 소기업 정규직의 위세를 세우던 일도 이젠 필요 없어졌습니다. 넘버1께서는 5만원상품권을 축하선물로 하사했고, 아들 둘 뺀 온가족 축하파티는 빵드램의 비싼 케익으로 풍성했습니다. 딸기가 덕지덕지 붙어 있고 속에도 들어 있는 3만4천원이나 하는 케익^^
나실은 한국어 학당 2년차가 되어 올해 10월이 되면 새로운 직장을 얻어야 합니다.
야근이 적은 정규직이 바라는 꿈인데,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일본어 공부도 가열차게? 진행해 나가고 있는 중입니다. 하긴 까짓것 자신이 사장이 되면 될 일인데 말입니다. 나실이는 한 기업을 맡아도 잘 해나갈 아이라 저는 보고 있습니다. 아직은 때가 오지 않았고 좀 더 스스로의 그릇을 키을 필요가 있으므로 '야근 적은 정규직'에 목을 매는 것일 겝니다. ㅎㅎ...적폐인 부정취업만 아니었다면 벌써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미래를 꿈꿀 젊은이중 하나 아니었을까요?^^ 아쉽게 떨어진 최종면접들을 생각하면 말입니다.
충신은 6개월 계약을 무사히 끝내고 다시 서울시와 6개월 계약을 연장했습니다.
이제 곧 봄이 오면 주간에는 일하고 야간에는 대학원생으로 공부하는 주경야독의 인생이 됩니다. 북한문제 전문가라는 자신의 선택한 길을 어떻게 구현할지 저도 궁금합니다. 미련한 아버지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길들을 찾아 내는 아들이니 마치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합니다. 이번 2월에 대학을 졸업하고 나면 ...제가 제일 먼저 결혼할 지도 모르죠...라는 기특한 언사를 방출하고 있습니다. 설마...하다가 뒤통수를 맞지 않을까 아주 조금 걱정도 됩니다.^^
원경은 알오티씨 동절기 훈련으로 새해를 시작합니다.
못난 아비가 공부에 대하여 스트레스를 주는 바람에 아픈 것인지, 열나고 몸살기운 있는 딸을 기숙사로 보내며 마음이 아픈 새해 첫날이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곧 4학년...힘내서 잘 견디고 이겨서 스스로에게 감탄할 좋은 미래를 충분히 잘 만들어 갈 것을 확신합니다. 언제나 살아있는 아비의 욕심이 지나쳐서 문제입니다. 그것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이고^^ 예쁜 여대생을 지나 튼튼한 군인으로 그리고 많은 사람을 유익하게 섬기는 지도자로 발전할 것입니다. 홧팅!!
교신은 현재 편의점 야간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작년 한달에 120만원에서 이번에 최저임금이 올라 140만원정도는 받을 것이란 희망에 부풀어 있습니다. 지난 번 월급으로는 랩하는 친구들과 공동으로 녹음기를 샀고 이번 월급 받으면 개인 컴퓨터를 좋은 것으로 살 예정이랍니다. 그래 그리 살면 되지 대학같은 것 안 가면 어떠냐...그래 주었으면 좋겠지만, 모든 것이 너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라는 말로 녀석이 '핸드폰과 게임과 친구들을 끊고' 대입공부 한 해 더 해보겠다 하면... 덥석 그 소원을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는 그런 아비를 두었다는 딱 한가지 불행 말고는 완벽 그자체입니다.
...
이번 2월에는 세명이 졸업합니다.
교신이가 고등학교를, 충신이와 제가 대학교를 졸업합니다.
그러고 보니 남자 셋 모두 졸업생이 되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겠습니다.
참 좋은 칠스트레일리아의 ...새 해입니다.^^
뭐...한 녀석쯤 알아서 혼인도 해 주면 더욱 좋으련만... 두 녀석이면 더더욱 좋고...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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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팅입니다.
답글
어디 내놓아도 자랑스럽고 사랑스런 다섯아이들!
배부르시죠?
교신이 소식은 궁금했었는데!
아버지만 혈당관리 잘되시면 좋으련만!
저도 당뇨전단계 라고 약사인 친구에게 말했더니
식전에 먹는 약을 소개해주더군요
허리가 안아프니 운동은 안하고 그 약도
띄염띄염 먹고 있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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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축하입니다!
답글
부모님의 열정과 성실과 학구적 발판이 자녀분들에게 다 이어지고 있다는 진실이네요.
반짝해서 좋은 대학을 가고...그러는 것보다는 대기만성을 이루는 게 최고인거죠.
누구 하나 부족함없이 자기 자리를 잘 찾아가는 게 부럽기만 해요.
교신이랑 한빛이의 공통점은 편의점 야간아르바이트군요 ㅎㅎ
한빛이의 현재는 스스로 학비해결을 한다는 것 말고는 별로 내세울 게 없어요.
결혼한 한얼이도 다시 재취업을 고민하고 있네요.
혼자라면 망설임없이 박사과정을 선택할텐데 가정이 우선이라는 게 발목을 잡는다는
현실이 부모로서는 조금 안타까워요.
날로날로 발전하는 독수리남매들의 새해가 기대됩니다.
아자아자 화이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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