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학생회장 김교신 29

주방보조 2017. 6. 26. 09:18

29화.

박동주는 서민지와 무슨 그렇게 할 말이 많았는지, 30분이 지나서야 서민지가 내게 와서 대화 내용을 대충 정리해서 전해줬다.

"민지야, 내가 한 달에 얼마를 버는지 아니?"

"네?"

"내가 한 달에 2억을 벌어 2억을."

"아...네..."

"내가 지금까지 학생회에 엄청 많은 투자를 해줬는데, 너네 때문에 33대 애들 피해보는 꼴 보고싶어?"

여기까지 들으면 무슨 학생회에게 1년에 1억은 지원해준 것 같은데, 사실 정작 32대 학생회엔 단 한 푼도 쓰지 않은 것이 박동주 선배였다. 오히려 31대 선배들이 사줬으면 더 사줬지.

"어쨌든, 내가 김교신을 학생회장으로 인정하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어. 일단 지금 생활지도부장 선생님한테 들었는데, 경로잔치를 하자고 했을때 김교신이 자기 공약이행 도와주지 않으면 안할거라고 고집을 부렸다는데, 그게 과연 회장으로서 할 말이니? 얼마나 이기적인 태도야."

"네네.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그리고 선생님들에게 예의도 없고, 협조도 안해주고, 어떻게든 일 안하려고 발버둥 치는 그런 회장을 상식적으로 누가 인정할 수 있겠니."

"그런 회장이었다면 인정할 수 없긴 하겠죠."

"게다가 이건 태민이한테 들은건데, 김교신이 회장 당선 되자마자 총동창회를 없애버려야 된다고 하고, 양현재 담당 박동주 라고 붙어있는 종이들을 전부 없애버리겠다고 말했대. 넌 그 사실을 알고있니?"

"그게 사실인가요?"

"내 생각엔 확실해. 태민이가 직접 들었다고 했으니까."

이건 나도 모르는 사실이었다. 난 당선된 직후에 박동주라는 사람의 존재조차도 알지 못했는데 말이다. 게다가 총동창회를 없애버려야 한다고 말한 것은 내가 아닌 임재경 선생님이셨다.

"어쨌든 내가 너네 32대 학생회에게 실망을 많이 했어. 원래 내 말 잘 듣다가 왜 이러는거니... 너네 지금 김교신한테 다 물들어서 이렇게 비겁해진거야."

"아, 네네."

"너네 이렇게 가다간, 32대가 33대 학생회에 얼씬도 못하게 막아버릴 수도 있어."

"아, 네네."

"아, 그리고 너네 강현석 아니?"

"31대 체육부 부장 선배요?"

"그래. 걔가 너네한테 연락 안하는 이유도 너네한테 엄청나게 실망이 크기 때문이라고 했어. 31대 학생회 애들이 너넬 얼마나 챙겨줬니. 매일매일 찾아가서 도와줬잖아."

"네...뭐..."

"솔직히 나도 그렇고 31대 학생회 애들도 그렇고, 32대에 대해서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 김교신 빼고는."

"네네."

"이번 슈퍼스타 J도 김교신을 제외한 나머지 학생회 19명으로 운영할 생각인데, 어떻게 생각하니 민지야?"

"글쎄요. 애들이랑 얘기를 해봐야겠죠."

"역시, 부원들과 소통하려는 것이 독단적인 김교신과는 다르구나. 이런 민지가 있었으니까 32대 학생회가 잘 돌아갈 수 있었겠지."

"아, 네."

"내가 다영이한테는 따로 연락할거고, 김교신 빼고 슈퍼스타 J 운영하는걸로 부장 애들한테 잘 말해봐."

"잘 말해보죠."

"그래. 우리 민지가 수고가 많다. 32대 학생회에 대해서 약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됐구나."

"아, 네."

대화 내용을 모두 듣고보니 기가 막혔다. 어떻게든 나와 학생회 부원들 사이를 다시 갈라놓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눈에 띄게 보였고, 그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 온갖 거짓말을 하는 것도 참 웃긴 일이었다. 나보다 16살 더 쳐먹고 저러고 싶을까.

"아, 박동주 말에 다 대충 네네 하고 대답했는데, 할 말이 뭐 그렇게 많은지 재잘재잘거려 개짜증나게."

서민지가 꽤 반응을 잘해준 것 같았다. 박동주 편인 척 했으니, 그 인간은 아예 자기편이 될거라고 확신을 하고 있겠지.

"뭐, 남은건 다영이의 선택이네. 결과야 뻔하겠지만."

33대 학생회장 선거에 출마한 유력한 후보인 강다영에게, 박동주가 정성을 들이지 않을 수 없으리라. 아마 지금쯤 전화를 걸어서 설득을 하려 하겠지. 물론 수련회라서 아마 전화를 못받고 있겠지만 말이다.

......

학생회 단톡방에선, 이미 3학년 부장들과의 이야기는 전부 끝났다. 3학년의 의견은, 박동주가 무릎꿇고 비는 한이 있어도 슈퍼스타 J에 절대 협조하지 않아야하고, 31대 학생회와의 인연도 끊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저녁쯤, 드디어 강다영이 단톡방에 나타났다.

-제가 아까 박동주 선배랑 통화를 했는데요, 교신 오빠 빼고 같이 슈퍼스타 J 진행하자고... 그리고 이대로 가면 이후에 33대 학생회에게 큰 불이익을 줄거라면서 어떻게 할건지 오늘 내로 정하라고 하길래, 저녁먹고 2학년 차장들이랑 다같이 모여서 얘기를 했어요.

-결론은 어떻게 나왔어?

-2학년들도 3학년과 마찬가지로, 회장 없이 아무 행사도 진행하지 않기로 결론이 나왔어요. 솔직히 슈퍼스타 J 진행하고 싶기는 한데, 그래도 지금 우리의 회장을 배제하는건 절대 말이 안되니까요. 그래서 여러분에게 부탁드리고 싶은게 있어요.

-뭔데?

-솔직히 아무 인수인계 없이 진행하느라 32대가 엄청 힘들었잖아요. 그러니까 제가 만약에 33대 학생회장이 된다면, 많이 도와주러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거야 어느 누가 당선된다고 해도 마찬가지지. 너라면 말할 것도 없고.
-33대 애들 냉장고도 좀 채워줄게. 요즘 나 재미 좀 봤거든.
-경식이 형님 요즘 쏠쏠하시다.
-그러니까 애들아 추천인 좀... 아니면 번호인증이라도...

2학년들의 입장까지 듣고나자, 모두 긴장이 풀렸는지 다들 말이 많아지기 시작했다.

-자, 그럼 정리해봅시다.

계속 가만히 있던 내가 말하자, 다시 단톡방이 조용해졌다.

-그럼 이제 32대 학생회부터 역사를 새로 쓰도록 합니다. 지금까지 내려져온 학생회의 인습들을 모두 갈아치우고, 33대 학생회에겐 정상적인 학생회 문화를 물려줍시다. 먼저, Fm인사가 없고, 선배 접대 문화가 없고, 정상적으로 인수인계가 이루어지는 그런 학생회 말입니다.

-오오. 좋습니다.
-찬성합니다.
-인동찬.
-인동찬이 뭐임?
-인정 동의 찬성.
-하...신정화 이상한 것만 만든다니까.
-그러니까 뭐다? 프로듀서 101에서 우리 동현이를 봐야한다.
-이대휘 미만잡.
-뭔 개소리야. 우리 관린이가...

결국 엄숙한 분위기는 단 3초도 유지되지 않았다. 뭐... 다들 읽기는 했겠지.

-그럼 내가 입장 정리해서 박동주 선배한테 보낼게. 솔직히 내가 김교신한테 미안한게 너무 많다.

서민지의 말에, 문득 또 옛생각이 났다. 내가 대선배들에 대해 선생님들에게 말했다가 31대 선배들과 싸웠던 그 날. 선배들이 모두 학생회실에서 나가고, 나와 부회장들만 남았을 때, 서민지가 나에게 갑자기 의자를 던졌다.

"서민지, 지금 뭐하는 짓이야?"

"넌 인수인계 안받고 축제 준비할 수 있냐?"

"좀 힘들겠지만, 충분히 가능하다고 봐."

"지랄하지마 이 씨발년아!! 어떻게 할건데, 말해봐 할 수 있으면 이 씨발!!"

욕설을 내뱉은 그녀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손도 떨리는 듯 했다.

"너, 나한테 욕하지마. 왜 그렇게 흥분하는거지? 내 대답 때문인가?"

"니 씨발 하는 태도가 마음에 안들어서 그런다 이 썅년아. 너 때문에 학생회 다 망하게 생겼잖아!!"

"음. 그럴 수도 있지. 하지만 지금 이 상태면 될 것도 안될걸?"

너무나도 평온한 내 말투와 표정이 마음에 안들었는지, 그녀는 내 앞에 누워있는 의자를 발로 차며 내게 쏘아붙였다.

"미친새끼. 내가 널 그때 말렸어야 했다."

그리고서 구연모와 강다영을 데리고 학생회실을 나갔다.
그 때 나의 심정...분명히 분노는 아니었다. 단지, 이것이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 내 잘못이라고, 내가 성급했던 탓이라고. 그냥 마음이 아팠다. 난 정말 잘할 수 있는데, 잘 지내보고 싶었는데...
그래도 이제 지나고보니 그녀도 내게 미안했나보다. 축제가 끝날 때까지 서민지는 항상 나의 반대편이었으니까. 아니, 사실 이게 미안하지 않다고 하면 이태민 선배와 다를 바가 없지. 그녀는 회의시간때 내가 부원들에게 집중하라며 크게 박수를 두 번 치면 '아 씨발 존나 시끄럽네' 라고 대놓고 말할 정도로 나의 적이었다.
그랬던 서민지가, 지금은 나의 편에 서서 박동주에게 보낼 편지를 쓰고 있었다.

'유리한 편에 붙는건가.'

난 아직까지 서민지를 믿을 수 없었다. 사실 마음속 깊이 그녀를 증오했다. 이태민 선배에 대한 혐오감에 못지 않을 정도로. 그게 정말 나의 솔직한 심경이었다. 단지 부회장이니까, 그리고 내 자식같은 학생회 부원이니까, 증오심은 마음 속 깊이 묻어버리고 억지로 용서를 했었을 뿐이다. 그리고 그녀가 실수할 때마다 나는 항상 그녀에게 괜찮다며 달래주었다. 그러면 그녀가 나를 진정으로 다시 존경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다. 아무리 미워도, 나와 1년을 동반자로 지내기로 한 그녀를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노력이 결실을 맺어, 결국 박동주에게 보내는 서민지의 편지 한 통을 만들었다.

[저희는 현 학생회장을 배제하고 학생회 활동을 하자는 점에 대해서 반대하는 입장입니다. 이번 슈퍼스타 J 행사 참여나 앞으로의 학생회 행사에서도 스무명이 함께 참여할 수 없다면 참여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처음부터 트러블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나 오히려 자기 의견을 앞세우지 않고 학생회 임원들이 원하는 방향대로 학생회를 이끌어 준 것이 현재의 학생 회장입니다.
이 내용은 학생회 임원들이 모두 동의하며, 저희는 끝까지 현 학생회장을 회장으로서 밀어줄 것임을 밝힙니다.

여기까지가 학생회의 입장입니다. 지금부터는 저의 입장을 밝히려고 합니다.

선배님께 말씀드리지 못했던 점이 있습니다. 저 역시 처음 대선배들에 대한 학생회장의 생각에 동의하였습니다. 그러나 이태민 선배의 술수에 휘말려 태도를 바꿨었던 것입니다.
처음부터 학생회장이 독단으로 결정한 일은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내용을 1학년 부회장들에게 전달하지 못한 것은 저였고, 오해를 알고 난 뒤엔 그저 학생회장에게 총대를 넘겼습니다.
저는 이 일을 부회장으로서 매우 부끄럽게 생각하고 후회하고 있습니다. 제가 오해를 알게 된 후에 회장에게 총대를 넘기는 것이 아니라, 나서서 수습하고 해명을 했었다면 선배님께서 32대 학생회와 학생회장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 편지를 보고, 서민지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기뻤다. 그녀가 드디어 진정으로 나를 인정해줬으니까.

-어떠냐 교미(나의 별명)

-명문이네. 내일 아침에 보내면 되겠어.

-오케이.

이제야 나도 그녀를 용서할 수 있었다. 한치의 자기 방어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자신의 옛날 잘못을 인정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러나, 그런 사람을 용서하는 것은 매우 쉬운 일이다. 나같은 경우엔.

......

아침부터 학생회 단톡방은 서민지가 보낸 메시지에 대한 박동주의 답장 때문에 한창 시끄러웠다.

[문자하느라 고생 많았다 민지야 
이렇게 조리있게 얘기하는 민지에게 감탄했고 한편으로는 이러한 민지가 있는 학생회가 그간 내가 태민이와 재형이를 통해 접한 소식의 32대 학생회가 맞나 싶을 정도구나.
그래서 어디서부터 잘못되었고 어떤 의식과 의사결정 속에 그런 모습들이 나온건지 또는 나에게 와전되어 소식이 온건지 확인해보고 싶구나.
32대 학생회는 학생들이 뽑은 회장단이 맞다 하지만, 내가 학교에서 장학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서 반드시 학생회가 있어야 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바쁜 시간 쪼개서 아무런 이득도 없이 보람을 함께 느끼지 못할 학생회라면 함께하지 않는다고 얘기한거고, 뜻이 다른 학생회이고 나의 이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회라면 무시하고 33대로 건너뛰겠다고 한거다.
32대 학생회장의 무책임한 언행에 따른 총학생회를 향한 평가 비하와 총동창회와 학생회 선배들을 향한 이간질 형태의 그릇된 정보 전달 그리고 이해하기 어려운 32대의 행보가 회장이 주체이건 모두의 그릇된 행동이건 회장이 통제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달라지진않기에 현학생회를 마음 속에서 지웠던거였다. 
혼을 낸다거나 할 부분이 아니라는 판단에 
그냥 무관심으로 일관해왔었는데, 어제 총학생회 페이지에 너희가 재형이한테 글을 내리라고 했다고 해서, 선배들을 부정하고 장학사업을 부정하는 학생회가 선배들이 만들어둔 페이지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으로 차단했던거였다. 
어제도 얘기했던 거지만 너의 감동적인 문자에 다시 얘기했단다. 
나에게는 너희들의 행사 참여는 중요 포인트가 아니다. 원래도 학생회가 필요하지않은 행사고 그저 내가 직속 후배들 챙겨주겠답시고 함께 해온거니까. 내가 마음만 먹으면 재학생들 몇명 뽑아서 진행할 수 있거든. 하지만 역시나 내가 기대했던 민지에게서 한번은 대화를 해보자는 희망을 확인했기에 행사 얘기는 됐고 32대 학생회와 대화의 시간을 갖고 싶어졌다. 이 자리에 교신이가 함께 나와서 반성할건 반성하고 싶다고 한다면 환영한다. 현 3학년 회장단과 부장단 모두 오늘 나와의 대화에 응할 생각이 있다면 모이자.]

이 답장을 보고, 강다영이 한마디 했다.

-진짜 저게 진심이라면, 한 번 만나보는 것도 괜찮겠지만, 과연 그럴까요?

내가 판단하기에, 저 글은 정말 간사하기 짝이 없었다. 특히 마지막에 '교신이가 반성할건 반성하고 싶다고 한다면 환영한다.' 이 문장만 보고도 충분히 의도를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오해를 풀어? 만약 모두 모여서 얘기를 할 때, 내가 박동주한테 내 정당성에 대해서 설명하면, 또 내 주장 때문에 오해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고 하겠지. 지금 나보고 반성하라고 하는거 아니야. 난 전혀 반성할 생각이 없는데.

나의 말에, 남자 부장들이 한마디씩 거들었다.

-저 지랄하는거 한두번이냐 후루루루루
-또 넘어가지 말자.
-저는 만나는거 반대합니다. 어차피 이야기는 평행선을 탈게 분명해요.
-난 아무 생각이 없지만 저건 싫다.

결국 모이지 않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서민지가 다시 그 결론을 박동주에게 전달했다. 그러자 다시 그에게 온 답장.

[난 민지가 보낸 문자를 보고 그동안 있었던 일들에 대해 나의 오해가 있다면 너희들과 대화를 해볼 생각이 생겼다는 취지에서 제안한거란다.
3학년과 2학년 편가를 생각없고 
태민이와 재형이의 말로는 다영이가 행동함에 있어 생각이 깊다하니 33대 학생회를 생각하고 다영이에게 따로 보자고 한거란다. 그래도 2학년 애들은 3학년인 너희들을 따라 행동했었을테니, 3학년들과의 대화가 중요하다는 생각에 3학년들을 만나서 얘기 해보자는거였다.
민지한테는 오전에 문자를 읽고 오해도 풀고 너의 마음도 알았기에 언제든 웃으며 볼수있지만, 민지 개인이 아닌 32대 3학년들과의 대화가 시간을두고 생각해야 하는거라면 그럴 필요는없고 그런 취지도 아니니까 금일 모이는거 아니면 따로 시간내서 만나는건 하지말자.
24시간이 부족한 내가 그저 너의 문자를 읽고 그래도 후배로 들어온 애들이니 대화라도 해보고 싶어진 것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없는데 애써 고민하는 너희와 시간내서 만나는건 무의미한듯하다 나에게 어떤 소득이 있겠니 안그래?]

그렇게 슈퍼스타 J 행사는 32대 학생회의 협조 없이 진행되기로 했다. 그냥 일은 그렇게 끝나나 싶었다.

......


오늘은 살짝 기네요. 참 습하고 추적추적 우울한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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