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돌아갈 수 없는

대학졸업...사진 하나

주방보조 2014. 3. 14. 03:18

 

 

이 사진은 대학졸업 사진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놈입니다.
뒤에는 모두들 노천광장에서 졸업식을 하고 있는데
혼자 졸업생 대열에 착석하지 아니하고 빠져나와 그들과 등 돌리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대학 선배이신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도 망원렌즈로 훑어보다 실패했다면서 나무라셨고, 신입사원 졸업식에 꽃들고 찾아 오셨던 과장님은 저를 찾지 못하여 회사에서 잠시 놀림감이 되셨다고 합니다.
 
1026,1212,518...을 겪으며 더러운 세상에 대하여 좀 냉소적이었던 시절이었습니다. 저 표정이 그 시절 제 마음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듯 하여 좋아하는가 봅니다.
 
세월이 32년이나 흘렀습니다.
ㅎㅎ...다섯 아이들의 아버지가 되리라곤 꿈도 꾸지 않았던, 저 철없이 당당했던 시절이 문득 그리워졌습니다. 

 

  • 주방보조2014.03.14 03:22

    이때만 해도 크...
    자신만만했나 봅니다.
    저 호기로움을 어느새 다 잃어버리고

    새가슴이 되어 날마다 파닥입니다. 파닥파닥파다닥...심장의 고동소리가 참 처량합니다.

    답글
  • 들풀2014.03.17 08:32 신고

    그시절 생각나네요
    그땐 누구나 펄펄 했었죠
    무엇이든 뒤집고 싶어했고요
    지금은 힘 다 빠졌고 쫌생이가 다 되었습니다.
    세상 내맘 먹는대로 안된다는거 살아갈수록
    뼈저리게 경험하니까요
    그나저나 멋지셨네요 그시절

    답글
    • 주방보조2014.03.17 18:08

      그 시절을 생각하면 요즘 아이들이 참 부럽습니다. 가고 싶으면 인도든 유럽이든 북한빼곤 다 갈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 말입니다.
      호연지기를 길렀어야 했는데...겨우 한라산, 설악산 올라보고, 세상을 다 안듯 저는 교만을 떨었었습니다.
      요즘은 ... 그 교만조차도 그립습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