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나실이 만두 솜씨...

주방보조 2013. 9. 30. 23:46

 

 

 

요즘 말 한마디에 가장 힘이 실리는 것은 단연 원경이 입니다.

겨우 30여일 남은 수능, 그리고 수시면접이나 논술... 대학에 들어가는 갑갑한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가엾음이 권력이 되어 버렸습니다.

원경이가 잘 그러지 않지만^^ 뭔가 먹고 싶다고 하면

평소같으면 그냥 참고만 하고 넘어갈 것인데도

부득부득 아내는 그것을 제공하려고 애를 씁니다.

 

이태리 음식과 더불어 닭이니 돼지니 소니 하는 고기를 좋아하는 원경이에게

아내는 고기완자??를 만들어 주려고 쇠고기 간 것과 부침용두부를 사서 마늘이니 뭐니 하는 것들을 섞어서

밀가루를 입히고 계란물에 적셔^^기름에 부쳐내었습니다.

 

문제는...그게 상당히 어렵고 시간이 많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일의 선봉에 선 사람이 다름 아닌 나실이였구요.

왜냐하면

집안일이든 뭐든 성격이 헌신적인데다가, 널널한 대학 4학년 2학기라는 마지막이 주는 여유가 좀 있거든요. 월요일과 화요일은 수업이 없다든가 하는... 

 

그런 나실이조차 고기완자 부쳐주는 일이 귀찮아졌는지... 꾀를 냈습니다.

차라리 만두를 만드는 것이 낫겠어요...호호

 

당장

마트에 가서 만두피를 사서

저와 나실이가 그 고기와 두부가 주 원료인 완자재료를 가지고 만두를 빚었습니다.

 

윗쪽의 납작만두 비슷한 것은 제가 플라스틱기구로 만든 것이고

아랫쪽의 예쁜 만두는 나실이가 손으로 만든 것입니다.

저것말고도 세배정도 많은 양을 만두로 만들었는데...그 엄청난? 양의 완자재료가 결국 동이나고 말았습니다.

나실이의 승리였지요^^ 

 

맛이요? ㅎㅎㅎ 맛은 별로 없었습니다. 쪄도 맛없고, 국으로 해도 맛없고...

그래도 순식간에 다 사라졌습니다.

늦게 집에 온 사람들은 없어서 못먹기도 하구요.

나중에 또 해주마...약속까지 해야 했다니까요.^^

 

우리집은

질보다는 양이지요

맛있고 없고를 떠나서 ... 배를 채워야 행복한 가난한 집이니까요.^^...

 

 

 

 

 

  • 한재웅2013.10.01 08:06 신고

    저희집도 얼마전에 만두를 만들어 먹었는데 만두피가 시원찮은것을 샀는지 계속 터지더군요
    피를 사는 것보다 밀가루로 만두피를 만든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더분요!

    답글
    • 주방보조2013.10.01 15:29

      저희가 만두피를 사는 이유는...만드는 것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반죽부터 어렵더군요. ㅎㅎ

  • 김순옥2013.10.01 08:37 신고

    고3의 원경이가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네요.
    두 아들 키우면서 수험생이라고 특별히 해준 것은 없었던 것 같아요.
    정성이 부족한 엄마라서도 그렇고,
    아이들이 인스턴트를 더 좋아해서도 그랬을 거예요.
    먹는 것에 관한한 저희집 아이들은 입이 유난히 짧은 이유도 있구요.

    따님들의 솜씨는 그동안 그림등으로 보여준 것으로 보아도
    나실이가 빚은 만두솜씨를 알 것 같아요.
    보기로는 피가 약간 두꺼워 보여요.

    가족들의 힘을 보태서 원경이가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응원을 보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10.01 15:52

      중간고사인데...
      그래선지 요즘 원경이가 좀 힘들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워낙 정서가 안정되어 있고 밝아서...마음이 아픕니다.
      응원 감사합니다.

      나실이는 쪼물쪼물 만드는 것을 예술적으로 잘 하지는 못해도 좋아하는 편입니다.^^

  • 이요조2013.10.01 11:46 신고

    가난하대.,,,,,,피이~~
    얼마나 부잔데요!! 나중에 두고보세요~~
    난 납작만두가 괸장히 맛있을 거란 상상을 해봅니다.
    솜씨가 예사가 아니군요.
    그 꼼꼼함이 그대로 묻어납니다.

    납작만두 얼려서 한 박스 택배주문이요!!

    답글
    • 주방보조2013.10.01 15:55

      저거...플라스틱틀에 넣어서 찍어낸 거에요. ㅋㅋㅋ

      만두는 돼지고기를 넣어야 제맛인듯 합니다. 쇠고기라서...맛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