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전 날 밤
모처럼
언제나 바쁜 충신이부터
수능공부 중인 원경이까지
우리 일곱식구가 한 사람도 빠지지 않고 모두 한강에 달구경을 나갔습니다.
은박깔개 두장과
먹다 남은 송편과 식혜를 캐리어카에 넣고
불빛나오는 원반과 진실과 나실이 호주에서 사 온 캐논카메라와 삼발이 받침대를 준비했습니다.
밤 10시 좀 안 되어 나가서 12시쯤 돌아왔으니 약 두시간이 넘는 긴 나들이였습니다.
한강 공원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충신이와 교신이 그리고 마눌님까지 원반을 던지며 놀았고
단체 사진을 찍은 뒤에는
가위바위보라는 매우 원시적인 놀이로 이어졌습니다.
그냥 가위바위보를 하여 1등과 꼴등을 가리고, 일등이 꼴등 팔뚝을 두번 때리는 것이었는데
일곱식구가 내미는 가위바위보는 ... 상당히 오래갔으며 그만큼 재미도 증가하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모두 폐를 비워대며, 배 근육을 끌어당기며...웃었습니다.
마무리로 끝말잇기란 역시 상당히 원시적인 놀이로 전환했는데
"장...드립"때문에 모두 자지러지고 말았습니다. 무슨 끝말이 이어지든 90%는 장으로 끝나는 말로 단어가 형성되어서 말입니다. ~장이 그렇게 많은 줄은 정말 미처 몰랐습니다.
그리고 4글자이상의 단어로 진화하여 나가다가
마지막은 12개의 글자로 된 키보드운운 하는 단어를 제시한 충신이가 최종승자로 모두를 한대씩 때리는 것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달도 참 밝고, 기온도 적당히 따뜻했습니다.
...
아무런 차별도 없고
그 어떤 미움도, 시기심도, 속셈도 없는...
바로 그것이 가족이어야 함을
아이들이
오래도록 기억했으면 좋겠습니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그 목소리만으로
충분히 사랑할만하며
서로를 향하여 목젖이 드러날만큼 웃어재낄 수 있는 관계...
그것이 가족임을
아이들이 배웠기를 소망합니다.
이것이 아마 이 세상 모든 아비들의 마음일 것입니다.
-
주방보조2013.09.21 07:36
>>부모·자식 간의 다음으로 강력한 경쟁심 유발 대상은 형제·자매다. 형제·자매들은 부모의 사랑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누구에게 더 비싼 옷을 사주는지를 섬세하게 알아차린다. 부모가 다른 형제와 자기를 어떻게 다르게 대하는지를 세세하게 몸과 마음에 새겨놓는다. 작고 미묘한 경쟁심이 쌓이고 모여 파괴적인 시기심이 된다. 남자 형제가 사이 좋게 지낸다면 그것은 한쪽의 완전한 복종이거나 기적일 것이다.(김형경, 조선일보)
답글
파괴적 시기심이 되지않도록
최선을 다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겠지요.
아이들이 커가면서...더욱 조심스러워지는 부분입니다.
공정한 아버지...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만^^ -
-
교신이와 충신이가 햇갈리기 시작해요.
답글
추석이브까지 정말 대단하고 부러운 가족입니다.
저희 가족을 늘 부럽다 하셨는데
이제는 석양을 향해 달려가듯...명절의 의미도 퇴색되어지는 느낌이거든요.
그로고보니 명절 날 보름달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고 지나버렸네요.
진실이랑 나실이가 돌아와 꽉찬 명절을 맞으셨네요.
보름달을 향한 원경이의 소원이 꼭 이루어지길 기원합니다.-
주방보조2013.09.24 12:14
고맙습니다.
우리는
우리끼리만 즐거운 것이 한계이지요.^^
원경이는 최선을 다하고 있으니까...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소원은 높지만^^...그저 한군데만이라도 된다면 감사하고...그것도 안 되면, 정시가면 되고...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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