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춘천에 가지 못한 이유...

주방보조 2013. 9. 23. 12:31

 

 

아버지와 두 아들로 구성된 남자 셋...우리는

지난주에

긴 추석 연휴 동안 한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목요일 추석 당일엔

잔차로

아이들 외가가 있는 의정부까지  왕복 40킬로를 워밍업으로 다녀오고

토요일엔

우리집에서 춘천까지 왕복 약 200킬로를 다녀오기로...

 

...

 

목요일 오후 4시 40분 집을 출발하여

중간에 딱 한번 십분 정도 쉬고

오후5시 50분 의정부 회룡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인사드리고, 저녁먹고, 잡담 좀 나누다가

8시 30분

우리 셋은 마눌님과 진실이를 놔두고

(원경이는 공부때문에, 나실이는 원경이 보호자로 집에 남았지요. 친척들에겐 동영상으로 인사를 보냈더군요^^)

먼저 나왔습니다. 

   중량천 자전거길로 들어선 후 5분도 되지 않아

교신이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아버지 잠깐만요'

 

...

 

지난번 정약용생가 근처까지 잘 갔다 왔기 때문에

이번엔 전혀 신경도 안 썼는데

작년 추석 라이딩의 악몽이 살아났습니다.

(작년의 추석의 일: 

 

큰이모네 자전거 타고 가는 길에

 

분당에서

 

 교신이가 안장통이 좀 힘들다는 말을 몇번 하더니

 

화장실에 가고 싶다하여 근처에 자리를 잡고 다녀오라 하였는데 영 나타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큰일을 보는가 하고 기다렸더니

 

한참 후 쩔뚝거리며 어기적어기적 나타나서 하는 말이

 

소변을 보려는데 소변이 나오질 않고 ...억지로 한방울 떨어뜨리니 꼭 번개맞은 것처럼(한번도 그런 적은 없지만) 아파서 기절할 지경이라고

 

평소 약간 엄살이 있는 친구이긴 하지만 ... 뭔가 잘못되었다 싶은 생각이 나서 좀 오랫동안 쉬었습니다.

 

그래도 언제 괜찮아질지 모르는데 마냥 나을 때까지 쉴 수도 없어

 

저와 자전거를 바꾸어 타고 달리게 하였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까지 와서는 도저히 더이상 아파서 안 되겠다 하여 거기서 라이딩 포기...)

 

 

바로

그곳이 아프다능... -.-;;

...

 

걷다가 타다가

마들역에서

결국

전철을 타고야 말았습니다.

 

 

 

(토,일,공휴일은 자전거를 가지고 전철을 탈 수 있습니다)

(맨 안쪽 자전거가 교신이의 블랙켓, 가운데가 나실이의 하운드, 맨 앞쪽이 충신이의 새로 산 삼천리21단)

...

 

충신이는 계속 "내가 고자라니"라며 노래하듯 놀리고

교신이는 그런형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대고

그리고

우리가 모두 대망하던 토요일 춘천원정은

합의하에

한 주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

 

과연

그날이 올 때까지 다 나아 

가능할까???

걱정중입니다.

 

 

 

 

  • 한재웅2013.09.23 15:45 신고

    엉덩이를 단련시키려면 자주 타는것이 제일 효과적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9.24 01:40

      바세린을 바를 것
      안장의 각도를 앞으로 조금 내려줄 것
      젤안장을 쓰지 말 것
      엉덩이와 만나는 부분을 적게 할 것
      그리고
      님의 말씀처럼...자주 타서 단련할 것...
      인터넷을 살핀 결과입니다.

      근데 녀석이 너무 말라서...요도의 압박이 심한듯합니다. 소변 보는 순간 뜨끔하였다고...
      그러다가 함께 지나가는 다른 관도 영향을 받아
      비뇨기계통의 질환을 가질까 겁이 납니다. 충신이 말대로 말이지요.

  • 김순옥2013.09.24 08:29 신고

    명절 전날 지인이 양수리에 가자고 하더군요.
    아무리 한가해도 그렇지...거절했더니
    여자 혼자의 몸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혼자서 라이딩을 했다더군요.
    그러고보면 저는 이래저래 소극적인 게 분명해요.
    남편은 대학때는 자전거여행도 하고 그랬던데
    결혼해서 한얼이 어려서 자전거 가르쳐준 것 말고는
    자전거가 놀고 있어도 타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요.
    한빛이는 아마 제대로 타본적도 없었을거예요.
    한얼이는 대전에 살 때 혼자 장거리 자전거 대회도 나가고는 했었는데...
    아빠랑 아들들...저희집은 공유하는 게 하나도 없네요.
    불쌍한 가족이죠? ㅎㅎ

    답글
    • 주방보조2013.09.24 12:29

      양수리 근방 자전거길은 정말 좋습니다.^^ 기찻길을 자전거도로로 만들었기 때문에 언덕도 없고 이인용자전거도 대여해주고, 가격도 싸더군요.

      한빛이가 자전거를 잘 탄다면
      아버지와 두 아들이 정말 환상적인 팀이 되겠네요.
      한번 권해 주세요. 요즘은 자전거도로가 잘 만들어져서...자전거와 실력만 좋다면 서울에서 속초든 부산이든 뻥 뚫려 있습니다.

      저는 40대 중반이 되어야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기 시작해서...즐기기는 하지만 실력은 형편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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