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두 아들로 구성된 남자 셋...우리는
지난주에
긴 추석 연휴 동안 한가지 계획을 세웠습니다.
목요일 추석 당일엔
잔차로
아이들 외가가 있는 의정부까지 왕복 40킬로를 워밍업으로 다녀오고
토요일엔
우리집에서 춘천까지 왕복 약 200킬로를 다녀오기로...
...
목요일 오후 4시 40분 집을 출발하여
중간에 딱 한번 십분 정도 쉬고
오후5시 50분 의정부 회룡역에 도착하였습니다.
인사드리고, 저녁먹고, 잡담 좀 나누다가
8시 30분
우리 셋은 마눌님과 진실이를 놔두고
(원경이는 공부때문에, 나실이는 원경이 보호자로 집에 남았지요. 친척들에겐 동영상으로 인사를 보냈더군요^^)
먼저 나왔습니다.
중량천 자전거길로 들어선 후 5분도 되지 않아
교신이의 외침을 들었습니다.
'아버지 잠깐만요'
...
지난번 정약용생가 근처까지 잘 갔다 왔기 때문에
이번엔 전혀 신경도 안 썼는데
작년 추석 라이딩의 악몽이 살아났습니다.
(작년의 추석의 일:
큰이모네 자전거 타고 가는 길에
분당에서
교신이가 안장통이 좀 힘들다는 말을 몇번 하더니
화장실에 가고 싶다하여 근처에 자리를 잡고 다녀오라 하였는데 영 나타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큰일을 보는가 하고 기다렸더니
한참 후 쩔뚝거리며 어기적어기적 나타나서 하는 말이
소변을 보려는데 소변이 나오질 않고 ...억지로 한방울 떨어뜨리니 꼭 번개맞은 것처럼(한번도 그런 적은 없지만) 아파서 기절할 지경이라고
평소 약간 엄살이 있는 친구이긴 하지만 ... 뭔가 잘못되었다 싶은 생각이 나서 좀 오랫동안 쉬었습니다.
그래도 언제 괜찮아질지 모르는데 마냥 나을 때까지 쉴 수도 없어
저와 자전거를 바꾸어 타고 달리게 하였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까지 와서는 도저히 더이상 아파서 안 되겠다 하여 거기서 라이딩 포기...)
바로
그곳이 아프다능... -.-;;
...
걷다가 타다가
마들역에서
결국
전철을 타고야 말았습니다.
(토,일,공휴일은 자전거를 가지고 전철을 탈 수 있습니다)
(맨 안쪽 자전거가 교신이의 블랙켓, 가운데가 나실이의 하운드, 맨 앞쪽이 충신이의 새로 산 삼천리21단)
...
충신이는 계속 "내가 고자라니"라며 노래하듯 놀리고
교신이는 그런형에게
날카로운 눈빛을 쏘아대고
그리고
우리가 모두 대망하던 토요일 춘천원정은
합의하에
한 주 뒤로 미루어졌습니다.
...
과연
그날이 올 때까지 다 나아
가능할까???
걱정중입니다.
-
-
명절 전날 지인이 양수리에 가자고 하더군요.
답글
아무리 한가해도 그렇지...거절했더니
여자 혼자의 몸으로 지하철을 타고 가서 자전거를 대여해
혼자서 라이딩을 했다더군요.
그러고보면 저는 이래저래 소극적인 게 분명해요.
남편은 대학때는 자전거여행도 하고 그랬던데
결혼해서 한얼이 어려서 자전거 가르쳐준 것 말고는
자전거가 놀고 있어도 타는 모습을 보지 못했어요.
한빛이는 아마 제대로 타본적도 없었을거예요.
한얼이는 대전에 살 때 혼자 장거리 자전거 대회도 나가고는 했었는데...
아빠랑 아들들...저희집은 공유하는 게 하나도 없네요.
불쌍한 가족이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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