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작은 송별회...

주방보조 2013. 1. 9. 15:00

어제는

저녁식사를 마치고

집 앞 '파티쉐가 내리는 커피'라는 작은 카페에 우르르 몰려 갔습니다.

일곱개의 의자를 배열하여 앉아서

일곱가지 메뉴를 주문하였습니다.

저는 아메리카노, 마눌님은 녹차라떼, 진실이는 자몽스무디. 나실이는 카페모카, 충신이는 아포가토, 원경이는 카페라떼, 교신이는 레몬에이드...그럴려고 그런 것이 아니었는데 모두 다른 것을 주문한 꼴이 되었습니다. 과자를 잔뜩 서비해 준 아가씨에게 미안했습니다.^^

옆에 사람 것 나눠 먹거나 맛보아 가며 킬킬거리는 들뜬 분위기를 가라 앉히고

덕담을 한가지씩 말하라고 하였습니다.

 

진실:살빼서 돌아와

충신:안전하게 다니길

원경:많은 공부가 되었으면 좋겠어

교신:깨닫는 것이 많기를

엄마:즐겁게 지내길

아버지:돈 아껴서 써

 

 

 

이에 대한 답으로

나실이가 잘 다녀오겠다고 인사를 하였고, 우리 모두 소리나지 않는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8박9일 우크라이나 봉사활동을 가는 나실이의 작은 송별회가 그렇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

 

새벽 기도를 마치고

나실이를 깨워 준비시키고 간단히 기도해준 다음

커다란 짐가방을 들고 집에 돌아와

어제 녀석이 먹고 싶다고 한 감자가 들어간 된장찌게를 끓여 내놓고, 기타 두어가지 특별한  반찬들을 늘어놓았습니다.

 

약간은 감동한 목소리로

'저 영국갈때는 어떻게 하시려고 잠간 다녀오는데 이렇게 아침상을 잘 차려 주셨어요?'(나실이는 1월31에 영국으로 가서 한학기를 공부하기로 되어 있습니다)

ㅋㅋㅋ

그땐 떡국 해 주면 되지...

 

...

 

오전 7시 반...뚝섬유원지역에서 나실이를 꼭 안아주고

다시 한번 조심해 다녀오기를

그리고 절대 체르노빌엔 가지 말기를  당부하고...보내주었습니다.

 

이별은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마음이 짠...합니다.^^ 홀로 돌아오는 길 바람이 특별히 찼습니다.

 

 

 

 

 

 

 

  • coolwise2013.01.09 16:39 신고

    원필님 댁은 장차 자녀들로 인한 축복이 무궁할 거 같습니다.
    짧은 인생에.. 큰 농사 잘 지으신 거죠.
    새해 더욱 좋은 일이 많기를 바랍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1.09 19:08

      예, 쿨님도 식구 모두에게 새해 좋은 일 많으시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착하긴 한데^^
      절 닮았는지 유능하질 못하여...아직은 걱정 근심이 훨씬 더 큽니다.

  • 이사야2013.01.10 01:57 신고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 가족으로서...
    한 남자의 인생으로 원필님은 분명 성공하신 분입니다.
    이런 글과 사진은 볼 때마다 제 마음을 훈훈하게 만듭니다. ^^

    곁에 있던 딸과 아내에게 보여주며 자랑했습니다. ^^

    답글
    • 주방보조2013.01.10 20:44

      우와^^...사모님과 따님이 보셨다니, 황공합니다.

      ㅎㅎ...성공이라니요, 하나님께서 저의 박복함과 무능함을 아시고 아이들을 많이 주신 은혜입니다.

  • 김순옥2013.01.10 08:47 신고

    나실이의 파워가 전해집니다.
    조용하면서도 강인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을 보는 저희도 즐겁습니다.
    나실이가 건강하게, 무사히 잘 다녀오기를 기원합니다.
    부모들의 우려와는 달이 아이들은 어느 새 자기들의 몫을 잘 챙겨가는 것 같습니다.
    세계 어디도 아이들은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어 보여요.
    나실이게게 화이팅을 보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1.10 20:48

      고맙습니다.
      나실이는 어딜 보내도 걱정은 별로 되지 않습니다. 다섯중 제일 든든한 아이지요.
      호주에도 나실이가 아니었으면 진실이를 못 보냈을 것입니다.
      호주나 우크라이나나 영국이나 너 가서 살고 싶으면 그냥 살아...그렇게 말할 수 있는 유일한 아이지요.^^

  • malmiama2013.01.10 10:44 신고

    종업원에게 촬영 부탁하지 않으셨나 봅니다.
    아빠와 장남 사이에 나실이가 자리했어야 하는데...ㅎㅎ

    나실이 덕분에 중보기도 시간이 좀 길어지겠습니다.
    다섯 자녀를 위한 기도는 다섯 이름을 나열한 후 한꺼번에 하는데...^^

    답글
    • 주방보조2013.01.10 20:50

      나실이가 주인공 자리에 앉아서 찍어준 것이라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장남같은 딸입니다. 나실이...ㅎㅎㅎ

  • 한재웅2013.01.11 11:12 신고

    아빠의 진한 정이 느껴지는군요^^

    답글
    • 주방보조2013.01.11 13:34

      예, 제가 의외로 남자치고는 정이 많습니다.
      사람들이 몰라줘서 그렇지...ㅜㅜ

  • Shir2013.01.11 18:46 신고

    '돈 아껴서 써" ㅎㅎㅎ

    마치 일곱분이 제 송별회를 해주시는 거 같은 이 착각! 이 야릇한 감정이입이 뭘까요?
    행복해지네요. 고맙습니다. 진작 와 볼 껄~ (_._)*

    답글
    • Shir2013.01.11 18:49 신고

      에구~ 칠스트레일리아의 단체사진을 보면 꼭 하나 아쉬운 건...
      누군가 한 명은 빠져야 한다는 거죠.
      언제고 한 번은 꼭 칠스트레일리아 찍사로 자원봉사하고 싶습니다.^^

    • 주방보조2013.01.12 06:45

      ㅎㅎ...우리들의 잠시 행복했던 순간에 동참을 하신 것이네요, 영광입니다.

      언젠가...린님의 멋진 카메라 앞에 칠스트레일리아가 버티고 서있을 수도 있겠지요. ㅎㅎㅎ

  • 이요조2013.01.11 21:23 신고

    나실아! 봉사 잘 다녀와~~
    다녀오면 마음과 몸이 훌쩍 커져서 돌아 올 나실이....

    가족들 다 보니 제가 왜이리 흐믓한지....거참!!

    저도 한마디가 아니라 두 마디 했씀돠!!

    답글
  • Shir2013.01.14 01:19 신고

    새로이 올려주신 글에 '천국체험'이라는 주제로 댓글을 적어 내려가며 제게 떠오른 '천국'입니다.
    무리한 의지적 추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이곳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이 특정한 공간에서 일시적으로나마 체험한 것이 바로 천국체험이라는 말로 설명될 수 있겠구나 하는...^^
    뭐~ 제가 주방보조님께 이쁨받을라고 하는 소리가 절대 아니고요,(그런다고 그래주실 분도 아니시고 ㅎㅎㅎ)
    진짜로 잠시 여기 머물면서 행복했습니다. 그 기분 참 좋았습니다. 천국같았습니다.

    인 더 픽처, 불투명등장인물6 + 투명찍사1 + 이 집 주인이신 투명주님=8 ... 거기에 + 투명체험자1=合9

    답글
    • 주방보조2013.01.14 09:42

      ^^...맨 아래 등식 해석하는데 5분이나 걸렸습니다.

      요즘은 성경을 읽어도 가슴으로 박히는 것이 참 적습니다. 뇌 주위를 맴돌다 연기처럼 스러지는 듯 한 느낌입니다.
      올해는 작년보다 두배로 성경을 많이 읽기로 작정을 했는데 큰일입니다.
      그런데
      천국을 체험하셨다는 말씀에...가슴이 먹먹합니다.
      아마
      린님 마음의 눈이 천국이라...그러하겠다, 이해합니다.

      여하튼...너무 지나친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