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연봉 60만원...

주방보조 2013. 1. 14. 12:19

진실이가 올해 시작되자마자 한군데 면접을 보러 갔었습니다.

아직까지 연락이 없는 것을 보면...떨어진 것이겠지요.^^

 

작년 7월 호주워킹에서 돌아왔을 때

한학기만 지나면 졸업이니 직장을 알아봐야 하지 않는가 물어보았습니다.

제가 학교를 다닐때에는 9월이면 절반정도는 진로가 정해졌고, 11월이면 대부분의 입사시험은 끝이 났기 때문에

그해 12월1일 또는 다음해 1월1일 회사생활이든 뭐든 공식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보통이었는데

요즘은 시도 때도 없이 사람을 구한다고 들었으나

그래도 기본적인 구성은 비슷할 것이라 여기고 추궁하였는데

그때마다 하시는 말씀이

아직 괜찮다...졸업논문때문에 바쁘다...그러더니

결국 아무런 결과도 얻지 않은 채...새해를 맞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한군데 면접을 보았으니, 기특하다 어깨를 다독거려 주었습니다.

 

...

 

작년에 제가 하는 일이 초토화 되어버려서^^ 알량한 수입이 확 줄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작년말 대학생인 세 아이들을 앉혀 놓고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내년부터는 모두 알바를 해야만 한다. 학교 다니는 놈은 학비만 대줄테니 나머지 차비 점심값 책값 스마트폰비 유흥비 등은 본인이 직접 벌어서 감당해라. 단 장학금을 받아서 오는 녀석에겐 차비 점심값 책값은...지불한다"

"진실이는 졸업이니까 취직해서 알아서 하면 되고, 취직할 때까지 밥은 먹여주겠다...

나실이는 영국다녀오면 장학금 못받으니까 토익점수를 높여서 토익장학금이라도 받아오도록 하고 아니면 알바를 해야할 것이고

충신이는 군대가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안 가면 야간 알바든 주간 알바든 뛰면서 살 길을 찾도록 해라"

 

두 딸들은 작년 7월부터 호주에서 벌어온 돈으로 스마트폰 비를 스스로 지불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나실이는 좀 많이 벌어서 여유가 있는데(현지에서 번 것은 둘이 똑같이 나누어 쓰도록 했고, 세금 환급받은 것은 각자의 몫으로 쓰게 하였더니 나실이는 160만원정도, 진실이는 그 절반에 좀 못미치는 정도가 되었습니다), 진실이는 달당달랑...

작년 11월에 아무래도 스마트폰비라도 벌어야 할 것같다고 하길래

궁여지책으로 교신이 집안일 알바 중 토요일 일요일 설겆이를 양도받고 거기 더하여 새집 설겆이 전담하는 것으로 한달 5만원 월급을 주기로 계약을 하였습니다.

월봉 5만원...연봉 60만원... 

 

...

 

어제 진실이는

중학교 동창인 수은이가 서울대학교 근처에서 작은 커피샵을 내었다고 절친인 채원이와 함께 그곳에 다녀왔습니다.

그 카페를 열게 된 스토리를 늘어 놓길래

그래도 그 나이에 뭔가 그렇게 일을 하니 얼마나 기특하냐고 말하고

거기 알바자리라도 구해보지 않았니? 물었더니

'여섯발걸음'이면 끝나는 공간인데 무슨 알바냐고, 혼자 다 할 수 있을 것이고, 혹 된다해도 친구 밑에서 일하기는 싫다고 킬킬거리며 말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같이 낄낄 거리며 한마디 던졌습니다.

야!

너 '연봉 60만원'짜리가 지금 찬밥 더운밥 가리고 있을 때냐?...고

 

같이 있던 교신이도 키들키들거리며 거들었습니다.

누난

연봉60만원?  난 연봉 120만원인데~~

 

그래도 우리 맘씨 좋은 맏딸...별로 개의치 않고

그만 좀 하세요 한마디 하시고

스마트폰으로 레미제라블 테마곡 크게 틀어 놓고 게임에 몰두 하고 계셨습니다.

 

...

 

연봉60만원...

 

그래도

아직 졸업식도 하지 않았으니까...ㅎㅎ 녀석이나 저나 그것으로 위로를 하고 있습니다.

 

 

 

 

 

  • 주방보조2013.01.14 19:58

    충신이는 메이저, 진실이는 마이너...마눌님의 질책 중 나온 명언입니다.^^
    말 잘 안듣는...ㅎㅎㅎ
    그래도
    제일 착한 딸입니다. 홧팅이 많이 필요한...

    답글
    • malmiama2013.01.15 12:12 신고

      착한 딸이
      재능을 발휘해 유익을 창출할 직업을 구하길 중보기도 하겠습니다.

      요즘엔 취직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렵지만,
      예전에도 대학 졸업예정자가 맘에 드는 직장 얻는 건 어려웠지요.

  • malmiama2013.01.15 12:12 신고

    유민이 올해 연봉은 24만원입니다.
    주5,000원x4주=20,000원x12개월=240,000원.

    작년 주급 4천원으로 시작했는데...올해부터 월급으로 달라고 하더군요.
    주급 1천원을 올려 주면서 몇 %올랐는지 아냐고 물었더니
    ...그런거 아직 안배웠다고 하길래...이래 저래 설명을 해줬습니다.

    덧붙여 우리나라 물가상승율과 은행예금 이자도 얘기해 줬더니...
    "우와~많이 올려주셨네용~~!!" 했습니다.

    유민이가 좋아한 것보다 %를 이해한 것이 더 즐거웠지요.^^

    답글
  • malmiama2013.01.15 12:28 신고

    정민이는 올해 공부하랴 조교노릇하랴 알바하랴 수면부족에 시달립니다.

    가족예배 시간에 토익 900점 이상 획득을 위한 중보기도 요청을 했는데
    '적은 시간 공부하더라고 집중해서 할 수 있게 중보기도해 주세요!'..라고 하더군요.

    12월에 병역특례업체에 지원을 해야하고...열심히를 넘어서 죽기 살기로 애쓰는게 좀 안스럽습니다.

    답글
  • malmiama2013.01.15 12:32 신고

    형민이는 어제 국가 장학금을 신청했다고 하더군요.
    학자금 융자에 더해서 복학하겠다고 했습니다.

    정민이와 반대성향의 성격,체질이지만 노력만큼은 형 따라쟁이가 되길.

    답글
    • 주방보조2013.01.15 14:35

      우리 교신이는^^
      일곱식구 설겆이를 월~금까지 하고
      주말 재활용 쓰레기 분리 수거를 도맡고
      종량제봉투에 넣어 버리는 일반쓰레기까지 책임지고...한달 10만원을 받습니다. 하루라도 빠뜨리면 패널티가 6천원입니다.
      원경이는...공부만 하니 무노동 무임금에 구애받지 않지요.
      세 대학생들은 일단 모든 용돈 줄을 끊었으며...진실이만 스마트폰비 버느라 주말 설겆이와 새집설겆이를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 한번 집안일 하는 것으로 용돈을 주기 시작하면...절대 공짜로는 안 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ㅎㅎㅎ
      시작을 말았어야 하는데...가끔은 후회도 하지만, 공짜는 없다...이것을 저도 배우는 셈 칩니다.

      정민이 진로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 이사야2013.01.15 14:15 신고

    아이들 학자금대출로 빚쟁이 만들지 않고 학비 대주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아버지이십니다. ^^
    알바하는 아이들... 취직 걱정하는 아이들...
    저도 같은 입장이라 마음이 짠합니다.
    그래도 잘해낼 겁니다. 틀림없이요. ^^

    답글
    • 주방보조2013.01.15 14:43

      아이들이 단계가 올라갈 수록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이 점점 줄어만 갑니다.
      대학입학이든, 취업이든...다 아이들 자신의 몫일 뿐, 그저 기도해 주는 것이 다 입니다.

      아이들 학비는 ... 마눌이 고생하며 일하는 근본적인 이유이지요...전 무능한 아버지입니다.

  • 한재웅2013.01.15 16:55 신고

    우리세대는 고등학교만 나와도 제 밥벌이는 했었는데 요즘은 대학을 나와도 정규직으로 취업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이니 큰 일 입니다.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것도 여기에서 파생되니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이 민족의 앞 날이 불투명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3.01.15 19:57

      경제성장율이 5%가 안 되면 실업이 늘게 되어 있다던 주장이 기억납니다.
      경제성장이 2~3%이니...게다가 3D업종은 외국인노동자들이 많이 차지했고, 기업들도 투자를 꺼린다 하고
      정부등쌀에 못이겨 겨우 체면치레할 정도만 광고하고...
      그러니
      저희 딸 같이 지방대나오면 면접 기회조차도 별로 없네요^^
      외국으로 가라고...몇번 이야기를 건넸으나, 아직은 그럴 생각이 없는 듯 합니다.

      출산율에 지장을 주는 모든 것에 대하여...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때임에 틀림없습니다.
      한달여후부터는 대통령이 처녀이니...머리로는 아셔도, 가슴으로 이해하실까는 좀 두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 김순옥2013.01.16 21:27 신고

    전 아이들 용돈을 규칙적으로 주지 못했고 그래서 별 개념이 없습니다,
    가족이 많아서인지 불로소득이 꽤 많은 편입니다.
    부모들은 주머니에서 많이 빠져 나가지만 상대적으로 아이들은 번다고 생각하지요.
    두 아이들 모두 넉넉하게 키울 형편이 못되었지만
    너무 빡빡하게 하지도 않았던 것 같아요.
    다만 옷이나 신발 등 아이들이 선호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자유로웠어요.
    한얼이는 대학 다닐 때 신용카드를 아예 맡겼는데
    현금보다도 더 생각하면서 쓰게 된다고 했고 매달 30만원 가량 썼던 것 같아요.
    학자금은 한국에서 다니는 3학기는 아빠회사에서 지원을 받았고,
    마지막 학기는 묻지도 않고 대출신청해서 취직하고 1년 안에 갚았구요.

    한빛이도 대학생다운 처분을 내릴 생각입니다.
    국가장학금,근로장학금 신청했고, 장학금 받아서 다닐 생각하라고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출 받아서 나중에 갚으라구요.
    한얼이가 한빛이 첫학기 등록금은 내주겠다고 하는데 부모로서 덥석 받는게
    옳은 일인가 싶어서 아직 결정은 내리지 못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생각은 빨리 독립할 수 있도록 자립을 키워주는 게
    부모가 도와주는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진실이에게 좋은 기회가 주어지리라 믿어요.

    답글
    • 주방보조2013.01.17 01:05

      자녀의 자립...그것은 부모가 자녀로부터 해방되는 길이지요.^^

      오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중에 ... 너희들로부터 언제쯤 해방될 수 있을까? 했더니, 좀 섭섭해 하더라구요.
      막상 해방되어도 뭘해야할지 막막하기도 하여 그런지...은근히 고맙더군요^^ㅎㅎㅎ

      충신이는 조금 전에 방송국 엑스트라인지 뭔지 할 수 있게 되었더고 의기양양...하더군요. 조건이 비교적 까다로운 편인데 되었다면서...한달 30만원은 벌어야 할텐데 물었더니, 출석만 해도 3만원 받으니 염려말라 큰소리를 쳤습니다.
      다 잘 알아서 자기 길 갈텐데...괜한 걱정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가슴은 답답합니다.
      진실이는 임시직이라도 찾아보겠다는데...마으이 영 편칠 않군요.

      ㅎㅎ...그러고보니 저희집과 정책이 반대로군요.
      저희는 등록금은 부모가 대주되 용돈은 본인이 벌어서,,,이고
      한빛이는 등록금은 본인이 용돈은 부모가...이네요.

  • 이요조2013.01.17 22:24 신고

    저희 아이들도 알바를 전혀 안하진 않았는데 별 기억이 없군요. ㅎㅎ 그럭저럭 세월은 흘러 성인도 되고 직장도 구하고
    시간이 지나면 다 해결됩디다. 단지 첫 아이가 금융공학도라 ,,아예 돈은 지가 알아서 처리했고 ㅡ회사수입 ㅡ 그러자니 당연 두 아들 녀석도 집안에 돈은 들여놓질 않았습니다, 우리가 부자도 아닌데 말입니다, 단 부모님생일 명절은 챙기구요,
    아마도 대한민국에 우리같은 바보 부모 또 있을까요?
    별 신경 쓰지 않고 내싸두었습니다 그랬던 늠들이 제 앞가림하고 서울에 아파트 사고 결혼 준비 잘 하고 있군요,
    ㅎㅎ 제가 무신경하게 키운결과가 순조로운 건까요? 그저 그렇게 키워도 ,,순조롭더라는 촌평입니다.
    자랑은 아니고 있는 그대로 ,,,,바보의 한 방법론입니다,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13.01.18 06:51

      음...
      자녀분들이 부모님으로부터 썩 좋은 유전자를 물려받으셨나 봅니다.^^
      세상에서 제일 좋은 정책...신경 안 쓰고 내싸두는...이 먹혀들다니 말입니다. ㅎㅎ

      제 어머니가 제게 그리하셨었습니다.
      무엇을 하던 그냥 알아서 하겠지 믿고 간섭을 전혀 않으셨었지요.
      그런데 저는...간섭할 능력도 없으면서 염려투성이 잔소리쟁이이니 참 못났지요?
      시간이 갈수록 ... 아이들에게 해 줄 잔소리마저 줄어들어갑니다만. ㅎㅎ

      고맙습니다. 좋은 방법론... 적용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비밀댓글]

    • 이요조2013.01.18 10:35 신고

      다섯아이가 다 잘되도록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비밀댓글]

    • 주방보조2013.01.18 13:40

      ^^ 감사합니다. [비밀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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