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2012 추석...라이딩

주방보조 2012. 10. 5. 14:16

벌써 며칠이 휙 지나버렸습니다.

노화된 두뇌를 이리 고생시켜 가며 기억을 되살려서 적을만 한 것인가 회의가 오지만

아이들을 위해서, 적어 두는 것이니까^^ 혹 식은 추석 이야기에 식상해 하지 마시기를...

 

...

 

추석이 주일이라

추석 전날 안산 선생님께 인사를 미리 갔다 왔습니다.

충신과 교신 아들 둘만 데리고 다녀왔습니다. 팔순잔치 후 겨우 두 달도 안 되었는데 왠지 몸이 많이 안 좋아지신듯 보여 마음이 아팠습니다.

 

...

 

추석날

주일예배를 마치고

우리는 아이들 큰이모집으로 가야했습니다.

이번달에 용인 수지로 이사를 했고 집들이하는 것을 겸하여 거기서 식구들이 모두 모인다 하였습니다.

우리집엔 차가 없는고로 전철로 가야 하는데

작은 처남이 일부를 실어주기로 하였고

저를 포함한 셋은 자전거로 그곳에 가기로 하였습니다.

 

원경이는 시험공부하시느라 몸이 약간 축이 가서인지 허리가 아프다며 제 제안을 미안해 하며... 거절하였고

충신이와 진실이는 아주 가볍게 거절...

교신이와 나실이가 저와 함께 자전거로 가기로 하였습니다.

 

교신이는 블랙켓을 잃어버리고...형 자전거를(안장통이 심한 자전거라서 젤안장을 새로 깔았습니다) 

나실이는 자기 자전거를, 저는 원경이 자전거를 타고 4시에 집을 먼저 출발하였습니다.

 

날이 상당히 좋고, 기분도 좋았습니다.

뚝섬유원지->영동대교->탄천...신나게 밟아 나아갔습니다.

절반쯤 되는 분당까지 대략 1시간만에 도착하여 전화를 해 보니

작은 처남이 길이 막혀 오지 않아 아직 출발도 하지 못하였다고...^^ 우린 마치 경기에서 이긴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그때부터 우리 막내에게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였습니다.

안장통이 좀 힘들다는 말을 몇번 하더니

화장실에 가고 싶다하여 근처에 자리를 잡고 다녀오라 하였는데 영 나타나지를 않는 것입니다.

큰일을 보는가 하고 기다렸더니

한참 후 쩔뚝거리며 어기적어기적 나타나서 하는 말이

소변을 보려는데 소변이 나오질 않고 ...억지로 한방울 떨어뜨리니 꼭 번개맞은 것처럼(한번도 그런 적은 없지만) 아파서 기절할 지경이라고

평소 약간 엄살이 있는 친구이긴 하지만 ... 뭔가 잘못되었다 싶은 생각이 나서 좀 오랫동안 쉬었습니다.

그래도 언제 괜찮아질지 모르는데 마냥 나을 때까지 쉴 수도 없어

저와 자전거를 바꾸어 타고 달리게 하였습니다.

분당서울대병원까지 와서는 도저히 더이상 아파서 안 되겠다 하여 거기서 라이딩 포기...

바로 근처 미금역 앞에 잔차를 세워두고 약국에 가서 문의하였습니다.

'처방을 받아야만 하고, 그냥 타이레놀이나 줄 수 있다'

타이레놀을 한곽 사서 한알 먹이고...택시를 잡아탔습니다. 택시비가 7500원이나...ㅜㅜ

 

...

 

우리가 도착하는 것과 동시에 딱 맞춘것 같이 작은 처남의 차도 도착하였습니다.  6시 40분쯤?

모두 모이니 우리식구 7, 나머지 7...^^

아프고, 외국나가고,...다들 여전하시고...

 

...

 

8시에 나실이와 함께 충신이를 겁박^^하여 교신이를 대신하게 하고

버스타고 미금역에 도착..3300원^^

 

달도 밝은데 별들까지 잘 보이는 밤이었습니다.

중간에 충신이가 잔차를 잘못세워 넘어지는 바람에 헤드라이트?를 깨먹은 것 빼고는 정말 ...멋진 야간라이딩이었습니다.

성남 비행장 옆 탄천길에서 한참을 누워 하늘을 보았습니다. 오랜만에 못보던 별들이 많이 보여 행복했습니다.

 

왔던 길을 그대로 거슬러 집에 돌아오는 길

뚝섬유원지 바로 앞 미니스톱에 들러 녀석들이 원하는 것...전 돈만 줘서 무엇을 사먹었는지 모릅니다만...을 사주고

집에 돌아오니 11시가 다 되었습니다. 별을 보고 논 것도 있고, 오랜만에 잔차를 타는 나실이의 하소연도 있고, 교신이 때문에 놀란 가슴도 있어 쉬엄쉬엄 왔더니...

 

...

 

교신이요?

 

푹 자고 나서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서 오줌을 싸고 나오더니 ... 뭐 별 것 아니네요, 쎈 척을 떨었다나 어쨌다나...ㅋㅋㅋ   

 

 

 

 

  

 

 

 

  • 주방보조2012.10.05 14:23

    명절때...딸과 며느리는 만나면 안된다...세 딸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해 주었습니다.

    요즘 시월드?가 화제라지요?

    욕심이 아니라 상식이 지배하는 세상이 된다면...좋겠습니다.

    답글
  • 한재웅2012.10.05 15:50 신고

    잔차 탈때 주기적으로 일어서서 혈액이 순환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합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10.05 19:35

      쎈척하는 놈이라 저도 그런 말을 미리 해 주었음에도 ... 불구하고...^^

      그런데 그 안장도 문제가 있긴 있습니다.
      나실이것이나 원경이것 그리고 이인용자전거 모두 그정도는 아니거든요. 그래서 젤안장을 올려놓았는데도 그런 것 없는 다른 안장만 못하답니다. 안장의 각도문제인지...고민하고 있습니다. 안장 안바꾸고 해결하려고^^

    • 한재웅2012.10.05 21:13 신고

      안장도 자신의 엉덩이와 궁합이 맞아야 통증이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WTB안장이 투박하지만 통증이 덜하다고 합니다. 안장의 각도는 수평으로 하면 됩니다.

    • 주방보조2012.10.06 11:19

      맞습니다. 그 궁합이 안 맞나봅니다. 저주받은 엉덩이^^입니다. ㅎㅎㅎ

  • 김순옥2012.10.05 17:16 신고


    이동하는데 사연이 많네요. 어차피 승용차 한 대로는 이동할 수 있으시니까요.
    자전거라이딩 항상 부럽습니다.
    아빠의 건재함을 가장 잘 증명하는 멋진 일이기도 하구요.


    저희 큰집이 딸이 다섯인데 결혼을 해서 떠났고,
    그중에 맏딸은 늦게 결혼을 했는데 남편의 불륜문제로 돌싱이 되어 독립생활을 합니다.
    명절에는 하나뿐인 아들이라서 단출하지요. 그리고 차례모시고 일찍 처가로 가구요.
    며느리랑 딸들이 명절에 만나기는 힘들지요.
    하지만 부모님 생신때는 1박2일로 여행겸해서 떠나더군요.
    하나인 올케에게 참 잘하더군요. 물론 조카며느리가 요즘 젊은사람답지 않게
    아주 순수하고 착하거든요. 능력있게 사회생활을 하면서두요.
    시월드니, 명절증후군이니 저희 시댁에서는 적어도 입에 오르는 단어는 아닌 것 같아요.

    교신이의 건강함이 다행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10.05 20:04

      거리가 조금 가까우면 온 식구 다 자전거 타고 다녀올텐데...다들 멀리 사시니...모험을 감행하기가 어렵습니다.

      며느리랑 딸이 만나는 집안은 좀 문제 있는 집안이다...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은 그냥 무심했거든요. 워낙 전 식구라는 것이 없으니까요.
      그런데 주변을 보니...장난이 아닙니다. 제 친구 하나도 결국은 그런 일들이 쌓여... 이혼을 하였다고 하더군요.

      어쨌든 현명한 어른이 되어가는 훈련도 필요하다 싶습니다.

  • malmiama2012.10.08 11:24 신고

    다섯 번째 손가락을 세 번째 손가락이 대신했군요.
    충신이에게 맞는 안장이었나 봅니다.

    확실히..다섯이 좋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10.08 20:38

      ㅎㅎ...

      다행스럽게도
      충신이가 '공부, 게임'빼면 다른 것은 말을 잘 듣습니다.
      게다가 그 자전거가
      충신이가 평소에 잘 타던 자전거였습니다.

  • 이사야2012.10.08 13:53 신고

    단란하고 즐거운 가족 나들이...
    읽는 동안 저까지 행복해졌습니다. ^^

    답글
    • 주방보조2012.10.08 20:43

      행복하셨다니 고맙습니다.^^ㅎㅎ

      온 식구가 마음 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방방곡곡을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기를...소망하고 있답니다. 거의 불가능한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