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하루... 한숨과 늑대아이와 눈물^^ 그리고 ...

주방보조 2012. 9. 26. 13:12

대학 졸업을 앞 둔 진실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은?

 

1)영어공부, 2)일본어공부, 3)게임, 4)영화구경

 

이 순서는 제가 바라는 것이고...진실이는 거꾸로입니다.

 

이건 정말 좋을 것이 눈꼽만큼도 없는 순서지요. 취직을 위해 뭐든 열심을 다 해야 할 때 영화나 보러 다니고, 게임이나 하며 구석에 쳐 박혀 있고, 전공인 일본어는 그저 학교에서 해야만 하는 것만 하고 토익은...ㅋㅋ...평소엔 전혀 공부 안 하다가 시험 2일전에 단어 외운다고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고 있으니 속이 터집니다. 그러다 형편없는 점수에 자신감 없어보이는 눈빛이라도 제 눈에 들어오면 어찌 깊은 한숨이 나오지 아니할 수 있겠습니까?

 

...

 

그래도 어제는 그 진실이의 제일 좋아하는 일 때문에 제가 호강을 하였습니다.

일본 만화영화 '늑대아이'를 같이 보게 되었거든요. 화요일은 수업이 없고 영화는 곧 종영되니까 꼭 봐야 하고 아침에 혼자 보자니 심심하고, 시험이 끝나는 원경이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고 하고 ... 그런 이유 때문에 백수인 아버지를 영화관람 파트너로 간택해 준 것이지요.

전 별로 내키지는 않았지만

몸무게도 78.8을 찍어서 기분이 좋아 있었고, 게다가 공짜로 보여준다니...ㅎㅎ 아침 시간을 딸에게 내어 주기로 하였습니다.

 

진실이는 고등학교때 이과였는데 오직 상대적으로^^잘하는 것이 일본어였으며

그런 이유때문에 문과쪽으로 전환하여 대학에서 일본어과를 선택하게 되었는데...

그 일본어 잘하게 된 잘난 동기 중 하나가 일본 에니메이션을 좋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이 영화를 만든 감독 작품을 다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시간을 달리는 소녀, 썸머타임...

녀석 덕분은 아니지만 저도 두 영화 다 보았지요.^^

이번 영화는 오로지 녀석의 덕분이었구요.

 

...

 

요즘 대세는 '간첩'이더군요^^ 아침 시간에도 적잖은 인파가 몰려갔습니다.

다행히

우리가 함께 본 '늑대아이'는 손님이 별로 없었습니다. 다 헤아려보진 않았지만 대략 20명쯤...

 

만화영화이긴 하지만

화면이 참 깨끗하고 아름다웠습니다. 파란 하늘, 흰 구름, 눈, 비, 산...사람들...모두...

그리고 몇번 눈물을 훔쳐야 했습니다. 여성호르몬 탓이겠지만...ㅋㅎ

늑대인간을 사랑하게 된 고학하는 여대생...(옛시절이 생각나서)

 

 

두 아이를 연년생으로 낳고 행복하게 지내다 갑자기 비오는 날 늑대로 변하여 죽어버린 남편...(연년생 키우는 어려움을 아니까)

걸핏하면 새끼늑대로 변하는 아이 둘을 데리고 결국은 산골짜기 마을로 가야만 했던 과정...(어머니 생각이 나서)

 

 

 

 

 

 

 

 

그리고

마침내 누나인 유키는 사람을 선택하고 남았지만, 동생인 아메는 늑대가 되기로 결정하고 떠나버리는 이별...(앞으로 겪을 일이므로)

 

 

 

 

 

 

...  

  

야, 나도 너희 둘 진실 나실 키을 때 연년생이라 힘들었어 임마 알어? 아무 것도 못하고, 공부도 그만 두어야 했고...

와, 나도 너를 업고 나실이를 안고 게다가 분홍색 큰 가방에 분유통, 이유식통, 보온병 들고 전철타고 다니곤 했었는데...

 

참, 근데 오늘 상계동에 몸 써야 하는 일이 좀 있는데, 같이 갈래?

 

저... 몸이 안 좋아요...

 

...

 

힘 센 나실이는 학교가서 없고

힘이 더 센, 일찍 온 충신이는 전날 7시간 축구를 해서 못간다 하고

힘 없는 교신이나 원경이는 별 소용이 없고

늑대만도 못한 진실이는 몸 아프다고 오리발... ㅋ~

 

가는 길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나실이를 만났지만(숙제 때문에 시간이 없으니 다음날 하자고 하였지요^^) 그냥 보내고

혼자 쓸쓸히^^ 가서 짐 치우고 버리고 챙기고 정리하고...4시간의 중노동을 홀로 하고 돌아왔습니다.

 

...

 

한보따리 20킬로쯤 되는 짐을 들고 마들역에서 빌려 가지고 간, 원경이의 핸폰으로 전화를 했습니다. 35분 후 7호선 건대역에 캐리어카 가지고 나오라고...

 

늑대만도 못한 진실

늑대보다 힘쎄 보이는 나실

늑대보다 예쁜 원경  

 

그리고 늑대아빠가 만나서...넷이서 깔깔 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는 거 아닙니까...^^

 

 

 

 

 

 

  • 김순옥2012.09.26 14:50 신고

    해피엔딩이네요 ㅎㅎ
    부모들의 시선으로 보는 아이들은 어떻게든 만족할 수 없나봅니다.
    한얼이가 그러더군요. 한빛이가 공부를 좀더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지원했더라도 엄마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좀더...열심히 해준다면...그게 부모가 버릴 수 없는 기대가 아닐까 싶어요.

    진실이가 벌써 졸업을 앞두고 있네요.
    진실이가 확실히 차별해서 잘할 수 있는 일이 있잖아요.
    어학이라는 게 하루 아침에 해결되는 게 아닌데 일본어를 잘할 수 있는 건 특권이지요.
    거기다 영어는 조금만 가속도가 붙으면 될 것 같구요.

    원경이는 중간고사를 끝내고 편안하게 명절을 맞이하네요.
    한빛이는 마치 대학신입생처럼 널널한 일정들을 소화하고 있답니다.
    엄마들 하는 말은 눈에서 안 보이는 게 속이 편하다고 합니다.
    어쩔 수 없지요 뭐.

    명절이 코앞이네요.

    답글
    • 주방보조2012.09.27 09:40

      진실이나 충신이의 정신세계로 들어갈 수만 있다면...어찌 해 볼 도리를 찾을 수도 있겠는데 말입니다.ㅎㅎ
      도무지 이해가 안 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한숨쉬는 게 특기가 되어 버렸습니다,

      원경이는 몇문제를 착각을 해서 놓치고 우울해 있는 중이구요^^...그것도 실력이라는 말에 상처를 받았는지...
      교신이는 정말 조금 공부해보고 잘 안 되는지 역시 우울한 분위기인데...이건 꼬숩구요^^

      한빛이는 일단 입시가 끝난 것인가요?
      충신이경우를 보니 원서를 내고 나선 남는 시간이 정말 상당하더군요.
      한빛이는 학교가 결정이 되면 메국으로 가서 영어연수를 하면 되겠네요.

    • 김순옥2012.09.28 08:32 신고

      6개의 수시 원서 카드 중에서 5개는 넣었고,
      하나는 수능 직후 낸다고 남겼다고 하는데 학교가 별로 없더군요.
      어떤 의미로 그랬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4개의 학생부인데 모두 나름 수능조건부이고, 하나는 논술과 수능조건을 맞춰야 합니다.
      논술지원부분은 거의 포기하고 있는 것 같더군요.
      학교도,경쟁율도,수능조건도 모두 만만치 않거든요.
      아마 마음으로 제일 약한 대학이나 합격하면 되지...그러는 것 같습니다.
      연수부분은 나중일이고 혹시라도 대학에 실패하면 군대 다녀와서 아예
      한얼이가 했던 코스를 밟을까도 생각중이구요.
      일단 최선을 다해주면 좋겠는데 별로 변화가 없어 보입니다.


    • 주방보조2012.09.28 19:52

      충신이는 수능조건이 아닌 학교였기 때문에, 수능도 안 치겠다고 하여 경험으로라도 한번 쳐라...밀어넣었었습니다.^^ 몇 문제 풀다가 잤다고 하더군요. 안 치면 돈 돌려받는데 아깝다고 투덜거리고^^
      수능조건부면 정말 열심히 마무리 공부를 해야겠네요.
      수능결과가 너무 좋게 나오면 ... 억울할 일은 없겠지요? ㅎㅎ...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 malmiama2012.09.27 20:06 신고

    한숨과 눈물 그리고,깔깔이군요.

    진실이가 좋아하는 영화구경...'영화감상'입니다.^^
    잘 만든 만화 영화는 정말 볼만합니다.
    만화..표정처리 등 연기는 디즈니를 따라가기 힘들지만, 일본만화...수준이 꽤 높지요?

    일본어 잘하고 만화 좋아하는 진실이...일본에서 스카웃 제의 들어왔으면 좋겠습니다.
    좌우간 좋아하는 것이 있고...그것이 직업과 연결되면 성공적인 인생이겠습니다.
    ...........................................................

    유민에게 펼쳐질 인생이 궁금합니다.
    말을 제법 논리적으로 잘하고, 나서는 것에 대한 두려움도 적은 아이.
    ..유익한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정치인 말고..ㅎ)

    어제 유민이네 학교에서 4~6학년을 대상으로
    각반에서 5명씩 출전-> '역사 골든벨'을 했답니다.(연례행사) / 이 번엔, 조선시대.

    지난 주부터 엄마랑 문답식 공부를 한 유민이가 10명이 겨루는 본선에 진출,
    '경국대전'이 생각나지 않아 탈락했다고 했습니다. 그래도,장려상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스물 네 고개를 넘어 본선에 진출했다는데..4학 년에선 두 명이라면서...약간은 뻐기는 기세가^^

    "아빠..제발 사람들에게 자랑하지 마세요~"...."알았어~~골든벨을 울리지도 못했는데..뭔자랑?"
    그랬지만, 이곳에 알립니다.ㅋㅋ

    답글
    • 주방보조2012.09.28 08:57

      일본기업 한군데 원서를 넣었는데 안 돌 거라고 하더군요. 기적이 아니면...ㅡㅡ;;

      나실이는 언니는 운이 좋은 편이니까 운운 하며 격려중인데
      제가 보기엔 운이 좋은 게 아니라 좋은 기회를 다까먹고 있는 녀석이거든요^^...

      얼마전엔 삼성차장이라면서 번역 관련 비정규직 제안이 있었는데 연봉이 3천이 넘는다는 말에 ...가짜일 것이라면서 더이상 전화도 안하고요. 사기군들이 많다면서...

      정말이지 일본관련 에니메이션 회사에 취직하면 좋겠습니다.^^ 녀석은 그리 돈에 연연해 하는 것같진 않으니까요. 제가 평소 친한 젊은 이들에게 권하는 ngo관련 일을 하기엔 너무 게으르고요...

      ...

      유민이는
      4학년인데 전교 10명 안에 들 정도면, 뻐길만 하네요. 날고 있는 것이잖아요^^
      ㅎㅎㅎ
      조금 더 공부해서 한국사검증시험 치게 하세요.

      교신이는, 이번에 처음으로 공부를 조금 하고 중간고사를 치고 있는데...기고있지요. 꿈틀꿈틀...언제 나비가 되어 날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