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열대야...한강에서 두딸과 함께

주방보조 2012. 8. 9. 16:11

벌써 며칠 흘렀습니다.

지난주말 잠간 아침에 햇볕을 쬐었는데 머리가 내내 아파서

사진 정리하고 글을 쓸 정신이 못되었거든요.

 

흠...

변명은 그만 하고^^

 

원경이가 금요일 야자가 끝난 시간인데 새집으로 가는 도중 너무 더우니 한강으로 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나실이가 곁에 있다가 오케이 하고 진실이는 너무 피곤하여 거절하고

저와 A형인 두딸 셋이서만 은박 돗자리 하나 들고 한강 장미공원으로 나갔습니다.

예전엔 여러가지 작물들과 꽃들을 심어놓았던 생태체험학습장이었는데 몇년전 한강르네상스가 휩쓸고 가서

가운데 우아한 분수대도 놓이고 사방으로 각종 장미가 둘러싼 장미공원이 되었지요.

한강쪽으로 벤치도 마려해 놓았고 테크목으로 삼층정도의 마루도 만들어 놓여져 있습니다.

 

이번 열대야에 그 노천 마루에 여러 연세많으신 어르신들이 더위를 피해 줄지어 누워계신 곳이 되었습니다.

 

우리 셋도 적당히 자리를 잡고 은박 돗자리를 펴고 누웠습니다.

 

하늘의 옅은 구름은 바람이 없는지 잘 움직이지 않고 거기 달은 휘영청 밝게 구름들사이를 천천히 지나갔습니다.

 

나실이가

호주에서 사온 캐논 카메라로 누워 있는 우리들과 달 그리고 구름들을 막 찍어대었습니다.  

새벽 1시가 넘도록

그렇게 놀다가

돌아왔습니다.

나들목을 지나 안으로 들어오자 훅 하고 치미는 온기에 다시 한강으로 나가고픈 강력한 충동을 느꼈지만

후환을 염려치 아니치 못하여^^

 

 

 

 

 

 

 

 

누워 있는 인간이 저와 원경이

그리고 맨 아래 사진의 무르팍이 나실이 것...^^

 

그리고 다음은 그냥 자연...달 구름 강...

 

 

 

 

 

 

 

 

 

 

 

 

 

 

 

 

 

 

 

 

 

  • 주방보조2012.08.09 16:19

    아이들과 누워
    박목월시인의 나그네를 머리를 짜내어 불완전하게 암송하였습니다. 뭔가 빠진듯 하여 아쉬웠는데...
    '강나루 건너서 밀밭길을'이란 구절이었습니다.
    저날밤 구름과 달이 너무 좋아서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나그네...로 그 시가 시작되는줄 착각을 했었던 것이지요.

    답글
  • 이사야2012.08.10 14:44 신고

    가난했던 시절 박목월의 글 중에 이런 게 있다더군요.
    ... 아버지란 어설픈 것이 있다...
    제겐 가슴을 찌르는 글이었습니다.
    원필님은 절대 어설픈 아버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참 좋아보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08.12 17:40

      그분은 비범하게 쉴틈없이 빡빡하게 사실 수밖에 없으셨으니 아버지로서는 아쉬움이 어설픔으로 느껴지셨을 지 모르겟습니다.
      저는
      게으르고 여유로움으로 ... 평범이하의 아버지로서 즐거움을 조금 누리는 것 일겝니다.

      이렇게 아이들과 노닥거리는 것, 제가 어려서부터 상상한 행복의 일부입니다.

  • malmiama2012.08.10 15:50 신고

    열대야를 벗어나 달보며 누워서 도란거릴 수 있는
    나실이와 원경이는 행복한 인생입니다.

    아빠와의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겠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08.12 17:47

      철이 더 들면
      아버지가 참 철없이 사셨구나 ... 혀를 찰지도 모르지요^^ ㅎㅎㅎ

      그래도 저는 이런 일이 참 좋습니다. 혹 시골에 가서 살게 되면...커다란 평상을 마당에 두고 손자손녀들과 밤하늘 보기 ... 이게 꿈입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12.08.10 20:59 신고

    저도 따라서 달구경 잘했습니다.
    중간 커다란 달그림은 마치 자연책 화보를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근데 그러면서도 커다란 하양 수박을 주책없이 떠올리고 있네요.
    달에 수박꽃 떨어진 자국이 있는 거 같아서요...^^*
    토끼가 방아질 안하고 달에다 수박을 심어 놓았나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나저나 토깽양... 살이 빠진듯 보여요!
    공부를 너무 심하게 하야 여윈 건 아닐런지요?
    아님 달에다 남몰래 수박을 심어 놓은 범인이 토깽양 아닐까요?
    쓰러져 누운 모습이 딱입니다.^^*

    답글
    • 주방보조2012.08.12 17:54

      원경이는 살빠질정도로 공부하지는 않구요^^
      학교 옥상에 초록천사가 되어 고추를 심어 놓았으니
      혹 달에도 수박씨를 심어놓았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진실이는 그 큰 달 사진을 보면서 자기들의 DSLR의 위력이라면 므흣해 하였답니다.

  • 한재웅2012.08.11 16:43 신고

    지난 보름간은 94년도에 맞 보았던 더위에 버금가는 찜통 더위를 경험했습니다.
    너무 더워 휴가 때 여행게획도 취소했더랬죠

    답글
    • 주방보조2012.08.12 17:56

      강 주변도 덥고 물도 없고 있는 물도 누런 침전물이 돌위에 널리 덮여 있더이다....가평에 가보니 그렇더군요.

      오늘 비가 와서
      피서지보다 더 시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