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 있는 동안
두 딸은
두가지 소원이 있다고 했었습니다.
하나는 아버지와 한강을 산책하는 일이었고
다른 하나는 엄마와 헤어샵에서 함께 수다떨며 머리를 하는 일이었답니다.
지난달 돌아오고 곧 며칠동안
첫번째 소원은 쉽게 성취되었으며
귀국 20일도 채 안 된 지금에 이르러서는
아버지를 슬슬 피하는 눈치가 역력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
그리고
어제
임플란트한 이가 빠져 수리하느라^^(로봇같다는 생각이 불현듯) 하루 휴가를 낸 엄마에게
두 딸은 미장원타령을 하였고
드디어
장장 5시간동안의 헤어샵 쇼핑?이 이루어짐으로서 두번째 소원도 이루고 말았습니다.
물론
비용은 모두 자기들이 다 내기로 했었고
각각8만원식 드는 머리카락 자르고 비틀고 지지고 하는 불고문을 실시했답니다.
다행히 마눌님은 아침에 염색을 했기 때문에 그 대열에 합류하지는 못했지만
딸들이 자기들 번 돈으로 엄마 머리를 해 주는 것이 소원이라는 말에 벌써부터 감동을 먹고 계셨기때문에
그 까다로운 성격에
헤어샵에서 두 녀석의 머리하는 것을 꼬박 지켜보며 수다를 떨어주었던 것입니다.
...
소원성취를 어쨌든 다 이룬 두 딸이 저녁먹을 시간이 되자 나란히 등장을 하였습니다.
진실이는 머리카락을 비교적 짧게 자르고 곧게 펴서 끝을 안쪽으로 말았고
나실이는 긴 머리를 그대로 살리고 고불고불하게 처리를 했더군요.
저는
아무리 자기들 번 돈이라도
두 녀석의 돈 씀씀이가 마뜩찮아 찌푸리고 있었고
녀석들도 구두쇠 아버지의 혼자서 박박깍은 머리를 보기가 민망했는지... 눈치를 보고 있는 듯 하여
딱 한마디만 해주었습니다.
그래, 머리는 이쁘다 ,,,얼굴에 살만 빼면 되겠다,,,
ㅋㅋㅋㅋㅋㅋ
...
어제까지 소원을 다 성취했으니
오늘부터는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기대하고 있습니다.
-
소박한 소원이었군요.
답글
휴대폰 관련해서 어제 진실이와 통화했는데...소박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전해들은 나실이의 통신해결 방법이 좋았습니다.
소박한 이는 알뜰하지요.
8만 원 짜리 뷔페보다 헤어샵+대화....이 또한 훨씬 맛있는(살찌지 않는^^) 알뜰함입니다. -
알 수 없는 사용자2012.08.01 15:11 신고
답글
불현듯... '내 소원은 뭐지?' 하고 아주 자연스럽게 물어졌습니다.
그런데...
... 답을 못하는군요.
슬픈 일입니다.
두 따님의 소원,
저는 말미암아님의 '소박하다'라는 표현보다 왠지 '멋지다'! 라는 말을 쓰고 싶네요.
아버지와 한강을 산책하는 일,
엄마와 헤어샵에서 함께 수다떨며 머리를 하는 일...
요즘 또래의 분들이 좀처럼 품어내지 못하는 소원이죠.
이런 멋진 소원을 품을 수 있는 자매의 인간미 속에서 하나님의 소원(기대)을 읽은듯 합니다!-
주방보조2012.08.02 18:21
맏딸과 둘째딸이 착하고 소박하고 순해서...다섯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이라 생각한답니다.
첫째와 둘째가 충신이같고 교신이 같았으면...
둘도 많다...이런 제목으로 블로그를 시작했을지도 모르지요. ㅎㅎㅎ
가장 좋은 소원은
언제나...들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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