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비가 좀 내렸지만
교신이가 자율휴업일이라며 빈둥거리는 모습이 보기 딱했고
저 자신도 운동이 부족하여
둘이 함께 우산을 쓰고 한강으로 나갔습니다.
첫번째 목적은 강변 나들목 반환점까지 갔다 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한강에 도착하여 도마뱀 길을 택하여 걸었습니다.( http://blog.daum.net/jncwk/13745834 참조)비가 내려 촉촉해진 그 길에서 처음 만난 것은 꼬리가 잘린 채(도망치려한듯) 밟혀 죽은 도마뱀이었습니다. 비탈 흙에 놈을 묻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달팽이들을 만났습니다. 윈드서핑하러 온 녀석들 중에 정서문제가 있는 친구가 있는지, 예닐곱마리의 처참한 압사체들이 있었고, 자전거에 치인 압사체들도 있었습니다.
거기서부터 우리는 길 가는 족족 만나는 달팽이들을 무성한 풀 숲에 던져 넣었습니다. 물이 고인 곳에 익사직전인 달팽이들도 건져내어 주었지요. 반환점 흔들의자 아래 물웅덩이에 빠진 달팽이를 마지막으로 아마 50여마리는 족히 구원해 주었을 것입니다.
반환점에 이르렀을 때
착한 일을 한 교신이에게 선물로^^ 좀 더 길을 걷기로 하였습니다.
잠실철교에 새로 만들어진 엘리베이터도 타보고, 길을 잘못들어(공사중이라 윗쪽으로난 길을 가야 하는데 아랫쪽 길을 선택하여)한강을 벗어나 장미2차 뒤로 나와 빙 돌아 길을 걸었습니다. 잠실대교 바로 입구 횡단보도 바로 앞에서 장미아파트 버찌도 하나씩 입에 물어보고^^ 그리고 다시 한강가에 진입하여 가까운 편의점에서 1400원짜리 해물짬뽕을 하나씩 후루룩 먹고...잠실대교를 건너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1만4천보...
엄마 무지 힘들었어요~ 제가 교신이가 넘버1에게 일러대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선물이 좀 과했지요.
...
토요일
비가 좀 더 심하게 내렸지만
교신이와 또 한강에 나갔습니다. 이번엔 공식적인 이름을 붙였습니다. 달팽이 구조대...
비가 더 와서인지, 아니면 어제 우리가 집어 넣은 달팽이들이 친구들에게 길가로 나가면 공중부양이 된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를 전해 주어서인지 그리 많은 달팽이들을 만나지는 못하였습니다.
자전거도로 가운데를 (비가와도 가끔 자전거는 달리는데 말입니다) 겁도없이 엄청난 속도로^^ 전진해 나아가는 달팽이들을 20여마리쯤 구원해 주고
그중 다섯마리를
교신이의 손 위에 붙여 주었습니다.
달팽이들이 그 따뜻한 손등위에서 너무 행복했는지, 자기집에서나 은밀히 해야할 '볼일'을 보았습니다.^^
교신이의 말로는 깨물기도 했다는데...저는 확인할 수도 없고...
반환점인 강변나들목 공원에 도착하여 한마리씩 구석 구석 내려놓아 주었습니다.
다시 돌아오는 길
맨 아래 길이 발목까지만 잠겼습니다. 작은 물고기도 한마리 만났고, 존심게도 두마리를 만났습니다. 우산으로 한마리씩 잡아 들여다 보고는 놓아주었습니다.
야, 달팽이가 참 무섭지?
뭐가요?
그 느린 이동속도로 없는 곳이 없잖아?
예, 정말 그렇네요.
말야, 달팽이의 이동속도로 따져서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신 시기를 알수도 있을텐데
그건,,,쫌...
ㅎㅎㅎ...비오는 날만 움직이니까, 좀 곤란하긴 하겠다.
이틀연속 빗속을 걸은 교신이는 아주 일찍 잠이 들어버렸습니다.
혹
꿈속에서 온 몸에 더듬이가 나오는 괴물 달팽이가 되지는 않았는지...
...
주일
드디어 교신이가 머리를 깎았습니다.^^
-
-
-
-
참달팽이와 함께걷기2011.08.13 19:43 신고
오~ 완전 대단하세요! 여러분 덕분에 한반도의 달팽이들이 다시
답글
생태계로 돌아가서 숨실수 있게 되었네요^^
저희는 환경부에서 주최하는 제6기 생물자원보전 청소년리더
"참달팽이와 함께걷기"팀입니다. 저희는 현재 한반도에
멸종 되어 가고 있는 참달팽이를 보호하고 홍보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관심 있으시면 저희 블로그 한번 방문해 주시고
댓글도 달아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참달팽이와 함께 걷기"또는
http://blog.naver.com/slowtogether]로 들어와 주세요^^
감사합니다~ 멸종되어 가는 참달팽에 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세대란!!! (0) | 2011.07.10 |
---|---|
이승엽과 기회, 그리고 막내에겐 잔소리 (0) | 2011.07.04 |
막내, 독일병정이 되다. (0) | 2011.06.22 |
새벽기도... (0) | 2011.05.25 |
호주 워킹 홀리데이...를 준비하면서... (0) | 2011.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