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교신이 수학을 3개나 틀리다...2

주방보조 2010. 12. 3. 08:41

아내가 제게 건네 준 프린트물의 내용은 다음 아고라에 소요유님이란 분이 올린 다음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http://bbs3.agora.media.daum.net/gaia/do/story/read?bbsId=K161&articleId=210633

>>제가 대학교 다닐 때 과외선생을 오래 했습니다.

몇 년 전에 쓴 글인데 괜찮은 글 같아서 아고라에 올려 봅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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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등생과 열등생의 집안 분위기 ===

 

[집안 분위기 및 가족관계] 

 1. 맞벌이 부부보다 엄마가 집에 있는 학생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으며 학업성적이 좋다. - 일단 가장 중요한 것은 <밥>이다. 집에 엄마가 있으면 학생이 집에 와서 엄마가 주는 밥 또는 간식을 먹고 공부를 시작한다. 그러나 맞벌이 부모를 둔 경우, 학생은 집에 오다가 천원김밥집에서 김밥 한 줄을 먹고 오거나 집에 와서 라면을 먹거나, 엄마가 두고 간 몇천원으로 중국집음식을 시켜 먹는다. 인스턴트 음식의 화학물질 및 중국집음식에 한큰술씩 들어가는 화학조미료에 취해서 아이는 곧 졸기 시작한다. 이런 집은 또 엄마가 저녁때 집에 와서 주는 간식이 차가운 음료나 설탕이 잔뜩 들어간 것들이다. 과외선생의 입장에서도 먹기가 꺼려지는데 밥도 제대로 못 먹은 애한테 준다는 것이 이런 것들이니 불쌍하기만 하다. - 집에 부모가 없으면 아이들이 외롭기 때문에 친구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많다. 친구들끼리 서로 집에 놀러다니고 외출해서 쇼핑하거나 음식을 먹으러 다닌다. 부모가 미안한 마음에 용돈은 충분히 주기 때문에 돈은 잘 쓰고 다닌다. 그러나 마음은 비어 있고, 관심주는 사람이 없으므로 공부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 친구들과 외출을 자주 하므로 그만큼 공부시간이 적어진다. 2. 남매보다는 딸 둘, 아들 둘처럼 동성 형제만 있는 경우가 학업성적이 좋다. - 동성 형제가 있으면 경쟁심이 생기기 때문에 학업에 집중하게 된다. 3. 남매의 경우 남녀의 성역할을 분리하여 키우는 집에서는 딸의 학업성적이 낮다. - 오빠와 여동생의 경우, 여동생이 엄마처럼 오빠를 돌봐주도록 하는 분위기의 집에서는 여동생의 학업성적이 낮다. 엄마가 없을 때 오빠 밥을 챙겨주도록 한다거나, 오빠는 부엌일을 하지 않게 하는 집의 경우 십중팔구 딸이 학업성적이 저조하다. 이것은 여자의 역할을 '부엌일 하고 남자를 보조하는 사람'으로 가르쳤기 때문이며, 부모가 딸의 학업에 대해서는 관심이 적기 때문이다. 4. 부모님이 학생의 공부에 직접적인 관심이 없고 돈으로만 해결하려는 경우 학업성적이 낮다. -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에 대한 대화가 거의 없으며 성적이 나오지 않으면 무조건 학원, 과외를 시켜보고 '돈을 투자했으니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하는 부모의 경우는 아무리 돈을 투자해도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르지 않는다. 이런 부모의 자녀는 학원에 가서 예습복습 안 한 채로 친구들과 떠들거나 강사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린다. 과외를 붙여주면 숙제도 해오지 않고, 꾸벅꾸벅 졸고 집중하지 않는다. 과외교사도 지쳐서 대충 시간만 때우고 가거나, 정 못하겠으면 핑계를 두고 그만두기 일쑤다. - 우등생의 부모는 아이가 무엇을 배우는지, 어디까지 배웠는지, 무엇을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대화하고 관리해 준다. 아이의 공부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한다. 책을 고르는 것도 함께 하고, 좋은 학습자료를 찾아다 준다. 과외 교사는 과목별로 전문적인 사람을 찾아 쓰는데 고액과외는 아니다. 합리적인 비용이면서도 잘 가르쳐주는 과외교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과외 교사에 대한 대우도 좋다. 엄마가 과외선생을 인간적으로 대하고 아이의 공부에 대해 상담한다. 공부 방법, 방향, 진도 등에 대해 상의하고, 아이가 무엇을 어려워하는지를 알려준다. 엄마가 과외교사를 단지 '돈 받고 공부 가르쳐 주는 사람'으로 취급하면 아이도 그렇게 생각한다.  5. 우등생의 집에서는 아이가 공부할 분위기가 되도록 배려해 준다. - 우등생의 집에서는 다른 가족끼리도 조용히 대화하고,  TV를 켜는 것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 열등생의 집에서는 소음이 많다. 과외 시간에 아이 아빠가 TV를 크게 틀고 스포츠 경기를 보거나, 세탁기를 학생 방 근처에 두고 공부시간에 돌리거나, 거실에서 부부싸움을 하기도 한다. 이런 집을 보면 과연 아이에게 공부를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6. 열등생의 가족은 TV를 많이 본다. - 과외하러 갔을 때도  아이가 TV를 켜고 앉아 있다가 공부방으로 들어온다. 예습을 하지 않고  TV를 보다가 들어와서 나보고 원맨쇼(원우먼쇼)를 하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그 가족 모두가  늘상 집에서는 TV를 보는 분위기이므로 학부모에게 뭐라고 할 수는 없고 아이에게만 주의를 준다. 7. 우등생은 공부 도중에는 부담스러운 음식을 먹지 않는다. - 식사를 제 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식사 후에 과도한 간식은 좋지 않다. 공부 도중에 과일을 잔뜩 깎아다 주거나 떡, 피자, 김밥 등을 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먹으면 냄새가 나고 배가 불러오면서 집중이 되지 않는다. 우등생의 책상에는 목을 축일 수 있는 보리차, 요구르트 정도만 놓여 있다. 책상에서 냄새나는 간식을 먹는 것은 좋지 않다. 밥은 식탁에서, 공부는 책상에서.. 8. 우등생의 집에서는 책 사는 돈을 아까워하지 않는다. - 책의 양=공부의 양이 절대적인 관계는 아니겠으나,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우등생의 집에서는 아이가 필요하다고 하는 책을 즉시 구해다 주며 공부할 시기가 지난 책은 가져다 버리고 책장을 자주 물갈이해 준다. 반면 집안이 심각하게 가난하지 않은데도 책 사는 돈을 아까워하는 집이 있는데, 문제집도 여러 권 구입하라고 하면 싫어하는 눈치이다. 이런 환경에서 문제집이 아닌 교양도서를 사서 보기는 더더욱 힘들다. 이런 집은 꼭 최고급 사양의 TV를 갖추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열등생의 공부방 책장에는 어김없이 소년소녀백과, 어린이 세계명작 등이 있다. 아이는 중학생, 고등학생이 되었는데 학년에 맞지 않는 책들이 그대로 방치되어 있다. 전질로 된 책들은 아이들을 위해 뭔가 해준다 하고 한 번에 책을 사 들여 책장 장식용으로 오래 사용한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책을 거의 보지 않으며 봤다고 해도 다시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쓰레기일 뿐이다. 그 밖에 엄마가 시집오기 전에 읽었을 법한 성인용 대중소설들이나  아빠가 읽던 무협지, 깊이 없는 내용의 책들이 약간 있다. 이런 학생에게 좋은 책을 읽으라고 하면 귀여니의 소설을 사서 읽는다. 

[집안의 구조, 물건의 배치]

 1. 우등생의 책상에는 조명이 잘 갖추어져 있다. -  우등생 집에서는 스탠드 한 개도 부족할까봐 책상 위쪽에 보조적인 등을 하나 더 달아주는 부모도 있다. 열등생의 집에 처음 방문해 보면 십중팔구는 스탠드가 없다. 또는 오빠가 쓰던 낡은 스탠드를 가져다가 선이 짧은 것을 억지로 연결해서 쓰기도 한다. 스탠드를 하나 구입해 놓으라고 하면 매우 저렴해 보이는 스탠드를 사다 놓는다. 2. 우등생의 책상 앞은 벽이 막혀 있다. 부득이하게 창문이 있는 경우 반드시 커튼이 있다. - 책상 앞에 창문이 있으면 심리적으로 집중이 되지 않는다. 또한 유리, 거울 등 빛을 많이 반사하는 표면이 많을수록 학생이 집중하지 못한다. 열등생의 집에는 책상 앞에 통유리 베란다가 있어 수시로 내다볼 수 있게 되어 있거나, 창문에 커튼이 없다. 또 방안에 화장대나 큰 거울이 있기도 하다. 더욱 심한 경우는 옷장 표면이 거울로 된 경우이다. 3. 우등생의 방은 정리정돈이 잘 되어 있다. 옷가지가 보이지 않으며 널브러진 물건이 없다. - 공부방에 옷장이 없게 하고 드레스룸을 따로 두는 것이 가장 좋다. 드레스룸이나 붙박이장이 없다면 옷장에 정리정돈을 잘 하게 한다. 아이 방에 교복을 걸어두라고 행거나 벽에 거는 옷걸이 등을 놓으면 깔끔하지 못하고 집중이 되지 않는다.  우등생의 방은 잡동사니도 깔끔하게 수납이 되어 있고, 책들은 종류별로 책장에 수납이 잘 되어 있다. 책상 위는 항상 먼지 없이 깨끗하다. 열등생의 방은 각종 물건이 이리저리 굴러다녀서 무언가가 발에 툭툭 채인다. 여학생 방에는 매미 허물처럼 벗어놓은 팬티스타킹이 침대 위에 널브러져 있기도 하고 남학생 방에서는 탁탁탁 하고 버린 휴지에서 이상한 냄새가 올라온다. 4. 열등생의 책상은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책상 위에는 각종 물건들이 쌓여 있어서 사용하지 않은 지 오래다. 책상이 아니라 잡동사니 선반이다. 공부는 어디서 하니? 라고 물으면 '안해요. 학교에서만 해요.' '밥상 펴고서 해요.' 라고 한다. 밥상을 펴고서 공부를 하다 보면 다리에 쥐가 나고 자세가 흐트러진다. 다리에 쥐가 나서 내가 불편하다고, 책상에서 하자고 하면 과외 갈 때마다 잔뜩 어질러진 책상 위의 물건을 대충 한쪽으로 밀어놓고 공부하자고 한다. 나도 모르게 수업 중에 물건을 이것저것 만지며 이건 뭐냐고 물어보게 된다.(?)  책상 유리가 깨졌는데 갈아주지 않고 테잎으로 붙여둔 경우도 있고, 옷장 문짝이 떨어졌는데 그대로 둔 경우도 있다. 과외비, 학원비는 어떻게 주는건지 궁금하다.  우등생은 의자도 편안한(듀**) 제품을 쓴다. 열등생 부모는 그런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 돈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이다. 아이가 불편한 의자에 앉아 공부하는 것을 보니 답답해서  차라리 내가 앉은 식탁의자와 바꿔 앉자고 한 적도 있다. 5. 우등생은 집에서도 옷을 단정하게 입는다. 열등생은 집에서 후줄근한 츄리닝을 입고 있다. 그것도 늘 같은 것을 입는 것을 보면 세탁도 잘 안 하는 것 같다. 후줄근한 옷을 입고 있으면 마음도 해이해진다. 이런 집은 가족 모두가 비슷한 복장이다. 우등생은 집에서도 단정하고 깔끔한 옷을 입고 있다. 어떤 학생은 미팅하러 나가는 아가씨같이 예쁜 공주옷을 입고 앉아 공부한다. 물론 불편하지는 않다. 편하면서도 예쁜 니트, 티셔츠, 스커트 등을 입는다. 그대로 외출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단정한 복장으로 앉아 공부한다. 이런 집은 엄마도 외출복 비슷한 예쁜 옷을 입고 살림을 한다. 자기 마음에 드는 예쁜 옷을 입고 있으면 마음이 긴장되어 좋고, 좋은 기분으로 공부에 임할 수 있다.  

[자녀가 공부를 잘 하도록 하려면] 

 1. 자녀에게 진지한 관심이 있어야 합니다. 부모가 아이의 생활 전반과 공부에 관심을 갖고 공부하기에 좋은 환경이 되도록 살펴주고 공부 내용과 과정에 대해서도 대화하고 살펴주어야 합니다. 2. 부모의 생활 모습이 모범적이어야 합니다. 자녀들은 부모의 모습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 뿐입니다. 부모가 아무렇게나 살면서 자녀에게 공부할 의지가 없다고 혼낼 수는 없습니다. 부모가 부모 역할에 충실함과 동시에 개인적인 삶에도 충실하다면 아이도 부모를 닮아 자신의 생활에 충실하게 됩니다. 개인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은 돈을 잘 벌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부모가 현재의 모습에 안주하지 않고 진취적이고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령 엄마가 열심히 공부해서 자격증을 딴다거나 하는 것은 자녀에게도 좋은 모티브가 될 수 있습니다. 3. 가족 안에서 학구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간혹 부모가 막노동을 하는데 자녀가 우등생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매우 예외적인 것이며, 대개의 경우 부모의 모습에서 학업의 의미를 발견해야만 자녀도 그것을 따라가게 됩니다. 부모가 장사를 하고 가게일에만 몰두하면서 자녀에게 집에 가서 공부 하라고 하는 것은 모순적입니다. 차라리 가게 일을 도우라고 하고 세상 물정을 알게 하는 것이 더욱 교육적이겠지요. 자녀가 학업에 진지한 관심을 갖기를 원한다면 부모가 가끔이나마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아니면 일기를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모습도 좋습니다. 적어도 생업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활동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학업이라는 것은 본래 비생산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정보화 사회가 되고 거대자본이 세계의 정치, 경제를 움직이게 된 이후로 세상이 경제, 기술 등 실용학문 위주로 나아가고 있고 인문학 등 비실용 학문은 고사 위기에 놓였으나, 본래 모든 학문의 원천은 <순수한 호기심>이기 때문입니다. 4. 가족 간에 대화가 많아야 합니다. 부모와 자녀 간에 '밥 먹었니?' 와 같은 대화만 할 것이 아니라 좀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합니다. 사고력은 언어를 통해 발달합니다. 이것을 이끄는 것은 풍부한 대화입니다. 중, 고교에서는 입시위주 교육을 하느라 교사들이 토론식 학습을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합니다. 이것이 한국 교육이 선진국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이유입니다. 단답형 지식은 많이 알고 있으되, 자기 생각은 없으며 시키는 대로만 하고 발전이 없는 인재들이 배출됩니다. 학교에서 해 주지 못한다면, 그렇다고 유학이나 홈스쿨링을 할 수 없다면 적어도 집안에서 가족 간에 서로 자기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많이 갖도록 해야 합니다. 현대인들은 가족이 다 같이 모여 이야기하는 시간이 적으므로 특별히 노력해야 합니다. 모여 있을 때마나 TV를 켜고 드라마, 연예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이 경우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서로의 생활에 대해 물어보고 이야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5. 부모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도록 하고, 자녀의 자존심을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학업성적이 낮은 학생은 선생님, 친구들에 이어 부모까지 자신을 무시하기 때문에 더욱 자신감이 떨어집니다. 이런 학생은 자신감에 얼마나 많은 상처를 입었는지 아무리 '넌 할 수 있어'라고 말해줘도 시큰둥합니다. 자기 확신이 없는 학생은 공부할 의욕이 생기지 않습니다.  자녀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나 전달법 - I Message>을 사용하도록 합니다. '네가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야.' '넌 ~~하면 안 돼.' '그건 옳지 못해.' 라고 하는 말은 자녀의 인격을 무시하고 자존심에 상처를 주는 말이며, 반발심을 불러일으킵니다. 객관적으로 '옳지 못하다'라는 기준은 없습니다. 모든 것은 주관적인 것입니다. 주관적인 감정을 말하지 않고 <네 잘못이다.>라고 하는 것은 비방, 모욕이며 서로에게 아무런 긍정적인 결과도 낳지 못합니다.  그 대안은 나의 기분, 감정을 설명하여 말하는 것입니다. <네가 ~하니까 내가 ~하게 느껴진다.> 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이 대화법은 부모와 자녀뿐만이 아니라 모든 인간 관계에 필요합니다. 예) 지금이 몇시야? 지금까지 뭐하다 왔어? 엄마가 ~시까지 오라고 했잖아. 엄마말이 우습니? --> 네가 늦게 오면 무슨 일이 있는지, 밥은 먹었는지 엄마가 네 걱정 많이 하게 되고, 연락조차 하지 않으면 엄마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정말 속상해. 특별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고, 엄마 걱정하지 않게 일찍 오도록 해라.. 알았지? 티비 그만 보고 가서 공부해! 학생이 공부를 해야지, 매일 티비만 보면 어쩌려고 그래? --> 네가 티비를 너무 오래 보니까 엄마가 걱정이 많이 된다. 공부할 시간은 얼마 없는데 그 시간에 티비만 보면 공부를 못 해서 성적이 떨어질 거고 그러면 네가 하고 싶은 ~~(직업)가 되기 힘들 것 같아서 걱정이 되는구나. 엄마는 네가 열심히 공부해서 진짜로 멋진 ~~가 되었으면 좋겠어.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 저는 공부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 밖에 배워야 할 것들이 더 많은데 현재 교육 현실에서는 많이 간과되고 있네요. 학업성적 이외의 다양한 가치가 두루 인정받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또한 능동적으로 스스로 찾아 깨치게 하는 자득형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겠습니다. 답이 하나가 아니며, 세상에 절대적인 진리란 없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현재의 학교 교육 체계는 산업 사회에 걸맞는 대량의 평준화된 시민을 양산하는 것으로서 시대에 역행하고 있어서 점점 그 한계가 부각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학 입시에 목매고 학벌에 연연하는 풍토 또한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관습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극복할 것인가의 여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봅니다. 

...

 

매우 유익한 정보가 많은 글같아 보입니다만

아주 심각한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글입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돈 있는 집안 아이들은 공부를 잘하고 돈없는 집안 아이들은 공부를 못한다로 요약할 수 있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부모의 교육수준, 부모의 여유, 부모의 환경투자...모두 '돈'과 직결되는 것들입니다.

 

아내는 이글에 무척 감동을 받은 것이 틀림없습니다.

만약에 아이들 교육에 돈을 더 투자했더라면 수학을 세개나 틀리는 열등생이 아니라 수학을 전부 다 통달한 백점짜리 우둥생이 되었을텐데하는 착각말입니다.

 

책상도 누나들 쓰던 헌 것이 아니라 새것으로

의자도 누가 버린 것을 재활용한 것이 아니라 듀얼제품 새것으로

스탠드도 환하게 두개쯤 밝혀주고

방도 따로 하나쯤 각자의 것으로 마련해 주고

창에는 멋진 커텐도 달아주고

남편이 돈을 많이 벌어서 자신이 직장에 나가지 않고 곁에서 맛있는 간식들도 만들어 주고 

명문대출신 과외선생도 모시고 그 녀석 간식도 잘 대접해 주고

드레스 룸도 따로 만들어 관리하고

항상 옷도 집안에서도 깔끔하게 왕자같이 입히고

 

저는 아내의 마음을 충분히 이해합니다. 세상에 어떤 부모가 그렇게 해 주고 싶지 않겠습니까? 더구나 다섯째...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막내인데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마음들이 모여서 만들어 낸 작품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괴물스러운 학교입니다.

공정하고, 즐겁고, 나이에 걸맞는 교육이 아니라...결과만을 중시하여 참으로 불편하고 역겹고 무책임한 공교육을

그리고 암세포처럼 전국에 퍼져 있는 기막힌 사교육을 만들어 낸 것 ... 그것을 또한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

 

난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하려는 마음말이요. 그렇지 않다면 잘 사는 집안 아이들 중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설명할 수 없게 되요.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해도 성적이 형편없는 아이들도 설명이 안 되구요. 반대의 경우들도 마찬가지이지요.

내가 고등학교 다니던 시절에도 학원 가는 교복입은 아이들로 종로가 가득했고, 대학생 과외아르바이트 광고가 주요 일간지 하단을 가득 장식했었으며, 학교 선생님들마저 당시에도 불법이었던 과외를 하지 않았던 선생님이 없을 지경이었어요. 다행히 내신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지만요. 그때도 가난하든 부자든, 학원에 다니든 혼자 하든 공부할 마음이 있는 아이들은 공부를 나름 했고요.  요즘은 교육을 통한 신분상승의 사다리가 없어졌느니 뭐니 하지만 아무리 세월이 바뀌어도 변치않는 법칙이란 게 있다고 저는 믿어요.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것들로 도배를 해 주어도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요.  그리고 우리들은 주관적으로는 부자지만, 객관적으로는 가난한 사람들이예요. 게다가 아이들이 다섯이나 되니 개별적으로는 더욱 가난할 수밖에 없구요. 아이들에게 환경적인 저런 요건들을 갖춰주기 위해 가랑이를 찢을 것이 아니라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공부의 대원칙을 아이들에게 분명히 하고...각자의 길을 알아서 갈 수 있게 해 주는 것이 현명할 것입니다.

 

...

 

저런 이야기는 제가 평소에 항상 하던 이야기입니다만

속이 이미 상해버린 아내에겐 별 소용이 당장은 없었습니다. 작전상 후퇴가 필요했지요.^^

 

사실 엄밀히 따지자면 이번 일은 교신이에게 가장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수학을 세개 틀려서가 아니라...

3학년부터 계속 회장을 하고 이번엔 전교부회장까지 되고 하니

아버지인 제가 여자들만 모이는 임원부모모임에 나갈 수는 없고...아내가 휴가를 내가며 그 모임에 참석하게 된 결과 이렇게 된 것으로 보였으니까요.

남자회장엄마가 그 모임을 주도해야한다는 것은 어느 구세대의 유물인지, 그리고 그 엄마들 수다에 어느새 아내는 마음을 빼앗겨버린 것이 틀림없을 것입니다. 3,4학년까지는 흥 , 웃기는군...하던것이 5학년2학기가 되니...게다가 지난학기말 교신이의 형편없는 수학경시대회 수학점수까지 보태져서...정말 저 엄마들이 말하는대로 그럴 수도 있겠다는 데 '자신도 모르게' 이르른 것이겠지요. 아마 제 이 생각이 거의 맞을 것입니다.

 

...

 

저는 할 수없이 아내의 서슬퍼런 분위기를 피해 딸들 집으로 피난을 가서, 딸들에게 수학 세개 틀린 것때문에 엄마에 의해 갑자기 열등생이 되어버린 막내이야기를 풀어 놓았습니다.

 

나실이는...세개 틀렸으면 잘 했구만 엄만 욕심도 많으셔요, 라고 했고

원경이는...이상해요, 저는 5학년때 수학을 50점 받아왔었는데 아무 소리도 안 하셨었는데...나를 사랑하지 않으셨나, 라고 했습니다.

 

ㅋㅋㅋ...딸들을 대동하여 저는 비록 조심스러웠지만 집으로 진격해 들어갔습니다. 

교신이는 정말 반짝반짝 빛나는 방안에서 깔끔하게 정돈된 책상에, 그것도 우리집에서 제일 좋은 의자에 약간은 비스듬히 앉았지만 공부를 하고 있었고, 마눌님도 평소의 평정을 되찾고 계신 듯 보였습니다. 다혈질의 편리함이라 생각했습니다.^^

땅에 떨어졌던 가장의 권위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기 위해 거실에서 큰 소리로 안방을 향해...'이번 교신이 수학점수에 있어서는 당신이 좀 지나치게 흥분한거요, 제발 앞으로는 그러지 마시오"라고 한마디 했고

안방에 인사차 들어간 원경이도 엄마에게 자신이 얼마나 5학년때 수학을 못했었는지 그때는 엄마가 자기에게 왜 관심이 없었는지...여쭈어 보았다고...

 

...

 

전교부회장이 된 놈이 다른 아이들에게 무시당할까봐 그런거죠~

직장에서도 정말 속 상한 일이 있기도 했구요~ 

원경아 내가 너를 사랑하지 않을 리가 있니~

 

약 세시간동안의 태풍은 끝이나고, 우리들에겐 다시 평화가 돌아왔습니다.

 

물론 최고급 대우를 받고 책상에 앉아 있는 한 놈 빼고...^^ 

 

 

 

 

댓글 4

  • malmiama2010.12.03 10:05 신고

    교신이는 직분이 있고...원경이는 직분이 없었고..,그 차이란다.ㅎㅎ

    암튼,평화가 중요...평화!

    답글
    • 주방보조2010.12.03 10:47

      맞는 말씀이네요. 그 감투가 뭔지...사람을 조금은 타락시키는 것 같아요. 초딩감툰데도...
      그러니 진짜 제법 감투꽤나 쓰면...얼마나 더 버리겠어요.^^

      저는 화를 거의 내지 않지만 한번 화가 나면 적어도 100일은 가는 사람인데
      아내는 빈번히 화를 내지만 풀리는 데 2시간을 안 가니..이 또한 하늘의 조화랄까요. 그래서 견딜만한 힘듦이 되니까요.

      일단...교신이 수학경시대회 점수나오는 날까지는 평화...입니다.ㅎㅎㅎ

  • 봄빛2010.12.05 13:21 신고

    대입시켜 보니 저희집 분위기는 완전 열등생 양성소 분위기인데.
    그런데
    우리집 넘들 결코 열등생은 아니었는데..ㅎㅎ
    평안하시죠?

    답글
    • 주방보조2010.12.05 18:28

      오랜만입니다.^^

      저글을 쓴 이가 괴외경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니 통계에 오류가 많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좀 부족한 환경에 사는 아이들의 경우)^.^( 성적이 좋다면 누가 과외따위를 하겠습니까?
      그러나 부유층에선 성적이 좋아도 돈이 많으니 과외를 시키는 경우가 많을 것이구요.
      그러니...저 글쓴이의 분석은 ... 넉넉한 집안의 모든 아이들과 가난한 집안의 공부가 부족한 아이들을 모집단으로 한 것이므로 일반화시킨다면 당연히 틀리게 되는 경우가 많이 나타나는 것이지요.

      진리는 경험에 의해 좌우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 글쓴이는 틀렸고 저는 맞다^^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