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름전에
나실이가 매우 중대한 사실을 고백했습니다.
새집에서 변기물을 내리고 있는 도중 빈 화장품 통이 빨려 들어가서, 아무리 펌프질을 해도 물이 조금씩 내려간다고...
물이 조금씩이라도 내려간다니 작은 일은 되었고, 큰 일은 우리집에 와서 보거나 공공화장실 이용하라 하였습니다.
심심하면 가서
너희들이 우리집 변기를 사용하여 너무 귀찮다고 잔소리를 퍼부어대며
관통기를 가지고 여러번 뚫어 보았지만, 둥글고 긴 그리고 약간은 딱딱한 플라스틱 통이라(나실이의 설명에 따르면) 전혀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이 변기는 뜯어내어 구부러진 배관안에 있는 그 플라스틱 통을 꺼내야만 하는 작업을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미 저는 그 변기를 6일동안이나 뜯어내어 들고 연구한 일이 있으므로( http://blog.daum.net/jncwk/13479681 )
귀찮다는 이유로 차일피일 보름이나 미루다가
딸들의 읍소보다는^^ 우리 집 화장실을 번거롭게하여 오는 귀찮음 때문에 어제 오후에 힘을 내어 뚝딱 해치웠습니다.
변기에 플라스틱 통을 빠뜨린 분들을 위해 좀 지저분하지만^^ 메뉴얼을 제공합니다.
1.락스로 먼저 변기를 안팍으로 깨끗하게 청소를 하고
2.수도를 잠그고 물을 내린 후, 급수관을 먼저 떼고, 벽에 붙어있는 물통을 변기와 이어진 나사를 풀어 분리하고
3.변기 뚜껑을 떼어 놓고
4.변기 양쪽에 있는 고정 나사를 푼 뒤
5.변기 주변에 둘러놓은 백시멘트를 살살 쳐서 떼어 냅니다.
6.변기는 번쩍 들어 편하게 눕혀 놓은 뒤 락스물로 다시 한번 전체를 소제하고
7.내부의 구부러진 배관안의 물체를 확인합니다.
...
변기를 들고 흔들어 보았더니(힘이 아직은 좋아서요^^)
길고 동그란 플라스틱 통이 따각거리며 왔다 갔다 하더군요.
원경이가 2년전 빠뜨렸던 지나번 휴지걸이보다는 작고, 스프링이 달려서 늘어나 있는 그런 끔찍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거꾸로 관통기를 넣어 몇번 힘주어 밀어주었더니 고맙게도 툭 튀어 나왔습니다.
이 작업을 해 낸 데 걸린 시간이 겨우 한시간 남짓...
다시 조립해서 설치하는데 ... 고정나사가 하나 심통을 부렸지만 그건 그냥 무시해 버리기로 하였습니다.
이번엔 시멘 대신에 실리콘으로 고정을 시켰는데...이것은 좀 미숙하여 지저분하게 되고 말았습니다만...
'경험'은 참 대단한 것입니다.
처음이었던 2년전엔 6일동안 오후 내내 시간을 보내며 겨우 해 낸 일을(비록 들어간 물건이 특별하긴 했지만) 이번엔 겨우 두시간도 안 되어 다 끝을 내었으니까요.
그러나 변기를 드러내고 공깃돌 다루듯이 가지고 놀았던 후유증으로 ...근육통이 여기저기 생긴 것은 어쩔 수 없는 부산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나실이란 놈은 별로 고마워 하지도 않는 듯 보입니다.
자기들 때문에 우리집 변기 쓰는데 경쟁자들이 늘어 귀찮아서 고쳐준다는 인상을 준 때문인 듯...
다음엔 절대 안 고쳐 줄 것이다...하면서
데톨로 잘 씻고 닦은 손으로 녀석들의 볼을 툭 툭 건드렸더니
꺅~하고 몸을 빼는 녀석은 나실이었고
데톨향기가 좋네요...하는 놈은 원경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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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아직은 좋아서요' 라는 말씀 의미심장합니다.
답글
그럼요, 앞으로도 20젼쯤은 거뜬하실거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희집은 아마 그런 일이 발생하면 작은 일은 제가 그 다음은 한얼이에게...그럴겁니다.
나실이는 장남같은, 원경이는 맏딸이자 막내딸같은 느낌이랄까요?
경험 만큼 좋은 공부는 없을 거예요.
나쁜 경험은 타성에 젖을 수 있는 악영향이 있으니 반대가 될 거구요.
약간 쌀쌀하지만 가을 햇살이 정말 좋습니다. -
햐.. 대단하세요. 저희같으면 그냥 이리저리 해보다 안되면 수리공을 불렀을 거예요. 변기를 뜯어내는건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나실이가 겉으론 내색 안해도 속으론 우리 아빠 대단하다고 생각할걸요? 그나저나 진실이가 일본으로 유학을 갔나요? 와 좋겠다.. 전 어머님 뵈러 일본가서 정말 좋다고 느낀건 초밥이 굉장히 싸고 맛있다는거였어요. ㅎㅎㅎ
답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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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보조2010.11.07 01:45
저도 백색시멘트가 귀찮아서 이번엔 실리콘으로 쏘아보았습니다.
돈 한푼 아껴보려는 ...구두쇠심뽀가...결국은
저 자신을 ^^변기수리공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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