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게으름을 피웠더니
졸지에 6만보에 3만보가 더해져서 합계...9만보가 밀렸습니다.
큰일 났습니다.
그래서 금요일 홀로 재량휴업일인 막내를 꼬셨습니다.
명동교자 먹으러 안 갈래?
날도 맑고 좋잖아. 할 일도 없지? 공부도 하기 싫지?
가자~...응?...
아주 오래전엔
너도 나도 같이 가겠다고 따라 나서던 영광스런 때가 있었는데
요즘은 어디 한번 데리고 가려면 온갖 눈치와 엄청난 보상^^을 약속해야 겨우 허락을 얻어낼 수 있는 지경이 되었습니다.
왕의 몰락?이라 부르고 싶습니다.ㅎㅎ
그래도 막내가 제일 만만하여 제 숨통을 튀어 주고 있지요.
알았어요. 가드리죠 뭐...^^
모자를 쓰고 물병 한통을 들고 집을 나섰습니다.
걷기에는 약간 더운 날씨였지만 금요일이라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아 더욱 경쾌하게 한강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베어진 풀밭에 돌아다니는 작은 도마뱀을 세마리나 발견하였고
중량천이든 청계천이든 살진 잉어떼들을 여기저기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비단 잉어로 추측되는 금빛 은빛 잉어들을 다른 때보다 더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누가 방류한 것인지, 자체적으로 부화한 것인지 알 수는 없으나 개체수가 늘어난듯...
...
지난번 원경이가 교신이에게 가라사대
'너는 아빠랑 걸을 때 앞서서 뛰어가지 말란 말야. 함께 보조를 맞추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필요해' 하였었는데
과연 이번 동행에는 90%정도 원경이의 말을 따르려는 노력이 잘 보였습니다.
교신이는 그래도 '말을 알아듣는 놈'이란 의미이지요.ㅎㅎ
(살곶이 공원에서 한 컷...카메라가 아직 낫질 않아서...)
그러더니
달리고싶은 욕망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순간이 찾아 왔었나 봅니다.
청계천4가 근처부터 달리기를 하자는 것입니다.
저도 컨디션이 썩 괜찮은 편이라 도전을 받아 주었지요.
그러나 녀석을 당할 수는 없었습니다. ^^
그리고 청계천 시작 지점에 먼저 도착한 녀석은 완전히 탈진직전 상태...
아래 동영상의 흐트러진 모습이 되었습니다.
(이 카메라가 사진은 희미하게 나오는데, 동영상은 비교적 잘 나옵니다.^^)
흠...
명동교자를 먹고 명동성당을 구경시켜주고
을지로3가에서 전철을 타고 잘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이 녀석마저 끌고 다니기 어려워질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지친 것을 틈타...은근히 자기의견을 피력하고 있지 않습니까? '다시는 못 올 것같기도 하다'구요. ㅎ~
어쨌든
교신이와 함께 걸은 총 거리 2만6천보, 혼자 걸은 거리 5천보...그날치 몫 1만5천보를 빼면 1만6천보를 줄였습니다.
'칠스트레일리아 > 다섯아이키우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저는 숙련된 변기 수리공입니다. (0) | 2010.11.03 |
---|---|
옛집은 간 곳없고... (0) | 2010.11.01 |
진실이 핸드폰 처리하기 (0) | 2010.10.19 |
시조 시인 ...김교신^^ (0) | 2010.10.19 |
일본에 간 진실이... (0) | 2010.10.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