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간만에 ...아차산...^^

주방보조 2009. 9. 17. 11:07

지난 주 초 원경이와 둘이 주일 오후에 아차산에 가기로 '가볍게' 약속을 하였었습니다.
 
충신이는 당연히 '안녕히 가세요'하고...친구랑 피씨방 갔고
진실이는 일본유학설명회?인가 뭔가 지금 당장은 씨도 안 먹힐 곳... 다녀온다며 나갔습니다.
 
사실 원경이는 약속은 했었지만 ...가기 싫어하는 기색이 없지 않았었습니다.
그러나
그 전날 놀토에
교신이와 저 둘이 의정부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 오려던 계획이 마눌님의 폭정^^때문에 무산!!!
교신이가 약한데 그런 무리한 짓을 하다니...게다가 자기 혼자 놔두고...절대 안됨...ㅋ...
그렇게 
꿈이 깨지는 것을 봤으므로...
아차산 가는 것마져 못간다면 아빠가 너무 불쌍해질 것같아서였을 것입니다.
언니 안 가면 자기도 안 간다며 나실이까지 끌어들여 함께 하였습니다.
 
저도 아이들의 이런 마음에 장단을 맞추어
택시로 아차산 입구까지 모시고 갔다가... 돌아올 때도 택시로 모셨습니다. 택시비가 만만치 않게 들었습니다. 예전같으면 자전거 타고 입구까지 가자 하면 될 일이었는 말이지요. 
 
요즘, 초딩인 교신이 말고는...다 만만치가 않습니다.

어딜 같이 가자하고 흔쾌히 모두의 동의는 커녕 두어명의 동의를 얻는 일도 희귀해져 버렸습니다.
아이들이 크면 아이들과 함께 하는 일이 힘들다는 다른 이들의 말을 들으면서도...우리는 다르겠지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오만했는지 회개하는 중입니다.

 
...
 
아차산은 올해들어 한동안 가보지 않았더니 조금 바뀌어 있었습니다.
 
예전의 팔각정 자리에 새로운 팔각정이 들어섰는데...그 이름을 '고구려정'이라 하였고 붉은?칠을 하였으며
신발을 벗고 팔각정에 오르게 되어 있고 난간이 지난번 것보다 안전하게 처리되었으며...책도 조금 비치해 놓았습니다. 우리 넷도 거기 올라가 사람들 틈에 끼어 한참을 앉아 있다 내려왔습니다.

그런 그렇고
저는 우리 동네 아차산 주변에서 고구려 고구려 하는 것이 왠지 마음에 내키지 않습니다.
대전출신이라 백제가 더 정이 가서 그런 것은 아니구요^^ ... 삼국이 백제 고구려 신라 순으로 한번씩 차지 했던 곳이므로
특별히 고구려만 부각시킬 것이 아니라...다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그런 통합적 사고가 필요하지 않나 싶거든요.
 
그리고 전망대도 몇군데 손을 보아 좀 더 시야가 좋도록 확장했고
여기저기 길 주변에 섰는 소나무들 주변에 꽃풀?^^을 심어 이쁘게 만들어 놓은 아이디어도 보기 좋았습니다.

 

 

 

 

 

 

 

 

 

 

 

오이도 먹고...쵸코파이도 먹고...음료수도 마시고...사진도 몇장 찍고^^ 간만에 대성암 위에서 한강을 내려다 보며 즐거웠습니다.

비록 모두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 김순옥2009.09.17 21:30 신고

    나실이는 그사이 조금 날씬해진 것 같고,
    원경이와 교신이는 부쩍 자란 것 같고,
    아버님께서도 건강해 보이시는 게 한결 젊어 보이십니다.
    저희 아이들은 일찌감치 함께 산에 오르는 일은 언감생심입니다.
    처음부터 함께 하지 않았던 부모의 영향이 더 클테니까 아이들 탓이 아니지요.

    게임이든 뭐든 아이들은 늘 바빠 보입니다.
    한얼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할 일이 더 많아 보이고,
    한빛이는 여전히 게임과 병행하는 모습이 마땅치 않습니다.
    갈수록 힘의 기울기가 반대쪽으로 향하고 있으니 혼자서 가끔 목소리만 커질뿐
    정작 상대방은 요동하지 않으니 참 슬픈 일이지요? ㅎㅎㅎ

    원경이 참 예뻐요.

    답글
    • 주방보조2009.09.18 01:37

      아이들은 부모를 떠나는 것이 바른 길이고
      부모는 서운함으로 붙잡는 손을 풀어야 하는가 봅니다.
      아이들이 커가면서...표는 안 내지만...삐돌이가 되어가는 것같아 슬픕니다.

      부모는 최선을 다해도
      아이가 자신의 터득한^^기준을 들이대며 부족함을 따지거나
      쉽게 다른 집 아이들을 들어 비교하면...그 최선도 의미가 무색해지고 말잖습니까?

      요즘 그런 과정을 제가 겪고 있는 듯합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잘 이해하는데....저는 이해를 못하겠는 것이 많습니다. 아이들이 외탁을 한 탓인지^^ㅎㅎ

      원경이가 제일 밝고 성실합니다.

  • 청랑2009.09.18 03:15 신고

    ㅎㅎ
    교신이는 뭔가 포스force가 있습니다~ ^^
    태왕사신기 영향이 고구려정에도,
    또 원필님의 포즈에도... ^^

    답글
    • 주방보조2009.09.18 08:36

      전 요즘의 고구려 타령 정말 싫습니다. 구리시랑 광진구랑 서로 고구려관 세운다고 티격거리는 것도 꼴불견이고요.
      제일먼저 성을 쌓았던 백제나 거길 잠시 정복했던 고구려나 마지막 탈취자였던 신라나...거기서 피터지게 싸웠을테니
      이젠...어느 나라이름 거론하지말고... 함께 화해하는 의미를 부여함이 옳지 않은가 싶습니다.

      교신이는 좀 폼생폼사형이고요
      저는...그 반대이지요^^

  • 한재웅2009.09.18 09:42 신고

    고구려에 목숨거는 이유는 동아시아의 강대국이었다가 어이없이 망한 아쉬움과 남한지역에 유적이 별로 없다는 점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군요.
    요리왕님 말씀대로 아차산지역은 3국이 서로 차지하며 각축하던 격전지로 백제의 유물은 없지만 고구려의 보루성과 신라가 축성한 산성이 남아 있습니다.산성 안에 폐허에는 기와 무더기가 있는데 통일신라시대 기와로 보고있습니다.

    답글
    • 주방보조2009.09.18 16:51

      저는 고구려정이란 이름이 영 보기 뻘쭘했습니다. 너무 단순하잖습니까? 그래도 수십년을 갈 정자이름인데 함축적의미를 좀 불어넣는 아이디어가 없어 보여서요.
      아차산엔 자주 갔지만 정작 저는 산성이나 전시관은 둘러보지 못했습니다.
      그러고 보면 통일신라시대에도 중요한 곳이었겠습니다. 기껏 반토막의 통일이었으니...말입니다.

  • malmiama2009.09.18 11:21 신고

    교신이는 아빠 따르기를 즐거워 하는군요.다행히^^

    유민이도 아직까지는 아빠 따라가기를 좋아하는 편이긴 한데...며칠 전,
    아내 부탁으로 수퍼에 가면서 함께 가자고 하니까 책 보느라 무심 하더니..

    삐친 척하고 그냥 혼자 나가니까 그 좋아하는~ 책보기를 포기하고 따라 오더군요.
    일단 함께 걸으면 아빠 손부터 잡고...룰루랄라~~종알종알~~

    아직까지는 귀여운 초딩^^

    답글
    • 주방보조2009.09.18 17:09

      초딩때까지는
      우리집 충신이도 잘 따라나서는 착한 아들이었답니다.^^
      귀여운 초딩들이 있는 집은 여전히 ...즐거움의 불시가 남아있는 겁니다.

      유민이가 좀 아빠한텐 마음이 약하군요^^...

  • 나우2009.09.19 01:30 신고

    아차산... 늘 지나다 이정표에서 보았습니다. 우리 딸래미가 어려서 부르던 동요에 나오는 곳이네요. "아차 아차 길 잃은 화살에 맞아..."온달 장군이 화살에 맞아 죽은 곳인가봐요. 사진 속의 모습 좋아보이시네요.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09.09.19 09:15

      온달에 대한 전설이 많은 곳이 아차산입니다. 바로 옆에 용마산도 아마 온달의 애마의 이름을 딴 것일테구요.
      아차산에 오르면 구리부터 성수대교 넘어까지 휘 둘러 흐르는 한강이 잘 보이고 도심의 정경도 보기 좋습니다. [비밀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