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항상 주장하던 저도...
이번 크리스마스는 너무 조용하여...불만이었습니다^^
그래서 방학식을 끝내고 돌아온 교신이와 함께 마눌님 피아노 반주에 맞추어 성탄절 찬송가를 열심히 불렀습니다. 교신이에겐 알토하라 하고 저는 멜로디로 하고...^^
나실이와 저만...음치라서 악보나 연주에 따라 다른 화음을 못 맞춥니다. 진실이 충신이 원경이 그리고 교신이까지...모두 알토와 베이스를 그냥 불러내는데...쩝
열댓곡 불렀더니 ...목이...ㅠㅠ
오후 늦게는 진실이를 꼬드겨
잠실 교보문고로 가서 책 몇권을 사고
오랫동안 못뵈었던 이모님께 가서 ...크리스마스 선물 전해드렸습니다.
세상에...
새벽기도 가셨다가 낙상을 하셔서 등뼈에 탈이 나서 지금껏 병원 입원하셨다가...몇일전 퇴원하셨다고 ...
오며가며 엄청난 교통량에도 불구하고, 버스 전용차선의 유익함을 체득했습니다. 가운데 길로 씽씽^^
집에 도착한 시간이 7시 거의 다 되어갈 무렵인데
우리 아파트 안으로 금관악기들을 장착한 싼타들의 무리가 떼를 지어 입장하고 있었지요.
1,2,3,4동이 반듯하게 둘러싼 가운데 주차장에 이 산타들 진을 치더니
기쁘다 구주오셨네와 징글벨을 연주했습니다. 그것도 4방향으로 돌아가며...
아파트 복도에 나가 온 식구가 머리를 빼고 즐겁게 지켜보았습니다. 우리 쪽으로 방향을 돌렸을 때 뒤쪽에 선 이들이 플랭카드를 펼쳐 들었는데 '리모델링으로 아름다운 아파트...운운'하는 글이 써있었습니다.
s건설에서 나온 사람들이었습니다.^^ 순간 섭섭했으나...
이렇게라도 하나님께서 '제 마음을 알아보고'^^ 약간 소란한 성탄절을 준비해 주신 것이다...마음을 고쳐 먹었습니다.
물론 저는 리모델링에 반대입니다. 2억이 추가비용으로 든다는데...저같은 가난뱅이는 이 좋은 동네에서 쫓겨가야할 것이 뻔하니 말입니다^^
그래도 그 사람들...고마웠습니다. 금관악기들이 내는 중후한 성탄절 노래...좋았거든요. 레파토리가 너무 빈약했다는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수요예배후...아이들은 이마트 푸드코트라도 가서 외식을 하자며 졸라대었지만
세계경제가 얼마나 어려운데 외식이냐~로 일축하고^^
김치 참치 콩나물 덥밥을...저녁으로 내 놓았습니다.
모두 잠잠히 먹더군요^^ 맛도 물론 있었겠지만...실상은 이모님이 아이들 주라고 주신 5만원을 만원씩 나누어 준 덕일 수도 있으리라 짐작할 따름입니다.
25일
새벽내내 예년처럼 조용한...성탄절이 이어졌습니다.
15년전 정도 거슬러 올라가면 ...아이들이 새벽송을 돌러 다니는 모습이 그래도 간간이 보였었는데
게다가
올해는 마눌님 마음이 바뀌셔서 ... 산타할머니 되시기를 그만 두셨습니다.
선물을 잔뜩 사서 차 트렁크에 숨겨놓고 ...(차를 없앤 작년엔 벽장에 숨기느라 고생을 좀 했지요)...새벽에 아이들 머리맡에 하나씩 놔두는 재미를 즐기셨었거든요.
저는 그거 쓸데없는 놀이니...힘들여 하지말라...극구 말렸었는데, 정작 올해 마눌님이 그걸 그만두시니까 성탄절 새벽이 허전하더군요.^^
교회에 가서 썰렁한^^예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오늘은 마음껏 놀아라...했더니
진실이는 친구 만난다고 나가버리고
원경이도 친구와 놀겠다고 떠나 버리고
나실이는 중1때 사준 버플코트뿐이 없다고, 새 코트를 사주겠다며 엄마가 데리고 가 버리고
충신이는 여기저기 전화해 보더니...주저 앉고 (감기가 심한데 어딜 나가려 하느냐는 제 호통도 영향을 주었겠죠?)
교신이는 갈 데가 없고
저는 안방에 들어가 자고...
충신이가 '스타크래프트 버전 업 다 시켜놓았어요' 하며 깨워 일어나니...
거실엔 달랑 남자 셋만...
뿌요뿌요도 하고 스타크래프트도 하고...
와중에
충신이는 교신이의 스타하는 방식이 맘에 안 든다고 막 화를 내고
교신이는 어쩌라구 하며 대들고
저는 말리고...(교신이는 4드론으로 초반 러쉬를 가서 상대를 부수거나 몰락하거나 하는 극단적인 방식을 몇년째 쓰고 있는데 충신이는 그것이 재미없다는 것입니다. 저와 교신이가 한팀, 충신이와 컴퓨터가 한 팀이 되어 2;2로 붙는데 물론 교신이의 초반러쉬가 성공하면 우리팀이 이기고...실패하면 저혼자 비실거리다 지곤 하지요)
오늘 설교말씀은 ...예수님이 이 세상에 오셔서 보여주신 '겸손'을 실천하라는 것이었지만
아이들 게임엔 그 말씀이 적용이 안되는지^^
결국 각자 의견을 내어 가위바위보로 결정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웃고 끝냈지요.(저는 3;3으로 각 팀에 컴퓨터를 한 놈씩 추가하여 초반러쉬의 성패가 주는 영향을 줄이자 하였고, 충신이는 초반러쉬하지 못할 섬 맵에서 붙자, 교신이는 현행방식대로 하자...제가 이겼고...다음엔 3;3으로^^)
저녁
진실이는 친구 만나는 일이 피곤했는지 밥도 먹으러 오지 않고
나머지 식구는 모두 미역국에 냉동실에 마지막으로 남은 커다란 생선을 구워 먹고^^
원경: 티비보지 말고 놀아요
충신:정말 썰렁한 성탄절이여
나실:윷놀이라도 하자
교신:뿌요뿌요가 더 낫지
진실(전화걸어서):나 혼자 외로워
나:티비나 보자
마눌:그만 자자
티비는 꺼졌고
아이들은 뿌요뿌요를 시작했고
아까 앙금이 남아 있던 충신이와 교신이는 또 다투었고...저는 또 말렸고
결국 충신이의 소원대로 스타크래프트가 다시 시작되었고 ...원경+교신:충신
전 안방에 들어가 잠시 눈을 붙였다가 ... 나실 원경 새집 데려다주며 나가 하루밀린 한강길 1만2천보를 걸어야지 생각하고 잠이 들고 말았고...
12시반 정도 되어서야 아이들의 놀이가 끝나고 ...그렇게 성탄절도 끝났다고^^ㅎㅎ
-
ㅎㅎ
답글
저는 진종일 방콕하고, 애들 보느라.... ^^
예기치 않게 이 엘에이에 크리스마스에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는 거 아닙니다.
물론 나가도 갈 곳은 없습니다만...
성탄절, 추수감사절, 새해엔 거의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습니다. 극장만 빼고..
물론 한인수퍼마켓은 엽니다.
* 그리고 평미레님과 통화했고,
원필님이 갈무리 해두었다고 얘기해 줬고,
이제 이전 판 갈아 엎고 다시 글을 쓰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고.... ^^
원필님 갈무리해 둔 글 잘 분류 정리해서 책 좀 내보자고 했지요.
연말 잘 보내시길....
만보 .. 플러스 2천보...
정말 꿈같은 얘기입니다.
샬롬~ -
저희 가족은 24일 넘어 25일 1시 반에 귀가해서
답글
오전 9시 30분~11시에 걸쳐 차근차근^^ 일어났습니다.
전날 성탄축하..준비에서 공연까지 다들 피곤했지요.
성탄절 예배는 자정에 드렸고..성탄절엔 가족과 함께~였지요..마는,
아내는 교회에 마무리 회계감사 준비하러, 정민이는 데이트하러, 저는 사무실업무 마무리 하러..가고,
유민이와 형민이만 집에 있었는데,
저녁에라도 영화보러 갈까했는데...이래저래 취소하고..자유하기로 했지요.
나중에 들으니...유민이는 2시간 쯤 낮잠을 잤고..아내는 교회에서 돌아와 1시간쯤 잤고..
저는 저녁 7시에 형민이가 쏜 양념 통닭에 밥먹고...유민이는 밤에 잠이 안와 새벽 2시에 잤다는군요. -
작년에는 새벽송을 다녔던 한빛이가 올해는 친구들과 보내는 바람에
답글
크리스마스는 작은 봉사로 그냥 보내버렸습니다.
며칠 동안 막바지 남은 휴가에 들어간 남편이 집에 있어 밥순이 노릇도 보탰구요.
충신이와 교신이는 아직 경쟁하는 부분이 있는거네요.
한얼이랑 한빛이는 워낙 7살 차이도 나지만 한얼이가 커버려서 그런 모습은 없답니다.
워낙 한얼이가 그 부분에 있어서는 너그러운 편이기도 하지만요.
저희집은 올해는 성탄케잌도 없었답니다.-
주방보조2008.12.29 06:44
충신이가 1993년생이고 교신이가 1999년생이니 이 놈들도 나이차가 꽤 납니다. 게다가 키도 40센치 이상 차이나고 몸무게도 두배가 넘고^^
그런데...충신이는 괴이하긴^^ 하지만 순하고, 교신이는 똘똘하면서 발끈거리고...둘이 싸우면 아주 볼만합니다. 큰 목소리 충신이에 높은 목소리 교신이...물론 제가 버티고 있으므로 발생하는 일이지요. 골목강아지^^처럼 교신이는 형이 아버지 앞에서 자신을 어찌하지 못한다는 것으 잘 알고 하는 짓이구요. 저는 그럴때마다...양비론자가 되어 문제를 해결하려 합니다. 형이라고 권위를 세워주거나 막내라고 편들어 주거나 하지는 않지요.
우리 아이들로 중창팀을 만들어 특송이라도 시킬 것을 그랬나...썰렁했던 성탄예배에 책임감을 조금 느끼고 있답니다.
한얼이는 편입시험에 올인하고 있겠군요. 잘 되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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