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충신과의 산책...

주방보조 2008. 12. 14. 15:50

토요일 아침

딸들은 원경이 친구가 와서 자고 함께 놀기로 했다 하고

만만한 것이 충신이라

오랜만에 아차산이나 다녀올 요량으로 깨워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마눌님...끼어드셔서 산에 가지말고 걷기를 하자...명하시어

우리는 급^^ 방향 수정

잠실대교 걷기를 결정하였습니다.

 

교신이를 끼워 줄 것이냐 말 것이냐 의견이 분분했지만

녀석의 건강상태로는 무리라고 판단...

공부하고 있으라 곧 돌아올테니...울지말고^^...다독이고 집을 나섰습니다.

 

 

자양나들목을 들어서서...공사중인 곳을 피해 걸으며 ... 공부이야기, 전교조 선생님 이야기, 컴퓨터 이야기들을 나누며 잠실대교에 들어섰습니다.

며칠전 나실이와 산책할 때 그 수많던 갈매기들은 좀 이른 시간인지 ... 보이지 않았습니다. 물위에서 자느라 한강 저 밑으로 떠내려가서 아침 먹으러 다시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리는가...생각하고^^

잠실대교 남쪽 공원에서 한참을 놀았습니다.

 

(이쪽으로 산책을 하게 되면 반드시 들러보는 곳인데 ...요즘은 물고기도 참게도 보이지 않고 물만 보입니다)

 

충신이는 산책 내내 공부하지 않는다는 기쁨때문인지...밝고 명랑했습니다.^^

집에 돌아가서 점심 먹고 친구들과 축구시합을 대비한 연습을 하기로 했다며...의기양양...희휴~

 

오전 10시경...갈매기들이 제법 모여들어

우리는 다시 잠실대교로 올라갔고 ... 수도없이 셔터를 눌러대며 사진을 찍었으나...제대로 화면에 잡기도 힘들었습니다.

충신이를 "알아보고" 갈매기가 고개를 뒤틀어 눈을 비스듬히 하여 보고는 도망간다나...충신이는 신이나서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낄낄대었습니다.

 

멋진 사진 찍는 것은 포기하고...^^... 걷기 운동한 것으로 만족하고...집으로 돌아오니 11시가 좀 넘어 있었습니다.

 

...

 

물론 집에 돌아오는 중

다시 컴퓨터 이야기...'노트북들은 쓰지도 못하게 하고 ... 펜티엄3인 자기 컴퓨터는 되는 게 아무 것도 없고, 자기랑 교신이 돈 모아 사겠다는 것도 못하시게 막고'...투덜투덜...

물론 저는 부요뿌요나 할 수 있으면 됐지, 인터넷 들어가 글쓰고 신문 읽고 정도면 충분하고...로 방어했는데 좀 역부족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카드를 꺼내었죠.

그러게 공고를 가라했잖느냐...공고를 가면 컴퓨터도 최상급으로 새로 장만해 주고 공부하란 소리도 안하겠다고 했잖느냐... 공부하기 싫고 컴퓨터나 만지기 좋아하는 놈이 무슨 대학을 가겠다고 인문계를 고집하였느냐...

 

겨우 녀석을 눌러 놓고...산책을 마무리 하였습니다.

 

그리고...그래서... 컴퓨터 하는 날도 아닌데 ... 녀석과 뿌요뿌요 한 판을 하였습니다.

제가 11:3으로 이겼지요^^ㅎㅎ 녀석은 효도하느라 져 주었다고 우겨댑디다마는...

 

...

 

이 가벼운 아침 걷기에도...그러고 보면

인생의 희로애락이 다 갖춰져 있습니다.^^

 

 

 

 (잠실대교 위에서 찍은 갈매기들입니다. 제일 잘 나온 사진입죠^^)

 

 

 

 

  • 알 수 없는 사용자2008.12.14 19:32 신고

    움,,, 입문계도 가서, 공부도 더 열심히 하기로하면..

    컴퓨터 장만하는 것 허락해주시지요~
    지엄하신 아버지가 늘 곁에 있어서, 엄한일에 몰두하진 않을 것 같은데요.. ^^

    답글
    • 주방보조2008.12.15 06:04

      푸핫^^
      제 코 앞에서 ...시험 공부해야 하니 제 노트북 컴퓨터를 써야 한다 하고 조물락 거리더니
      그것도 시험치기 바로 전날...바이러스 생성기라는 것을 몇개 다운 받아 놓았지요.
      컴이 완전 먹통이 되어 ... 살펴보니 그 생성기라는 것 때문에 오히려 바이러스가 수백개...깔려 있더라구요.
      왜 이런 짓을 하였느냐 물으니...시험 끝나면 바이러스를 만들어 보려 그랬다고 절대로 말할 수는 없다는 식으로 대답하더군요^^
      자료가 많아서 포맷도 못하고...겨우 치료하였으나 여전히 몇놈은 따라 붙어 애를 먹이고 있답니다.^^현재도...

      엄한 일에 몰두 하고도 남지요...^^

  • 김순옥2008.12.14 22:43 신고

    아직도 맨발에 슬리퍼를...대단하십니다.
    엄마 아빠를 독차지하고 산책하는 기분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요. 충신이 말예요.
    어느 새 아빠보다 더 커버린 충신이의 귀여운 포즈도 예뻐요.
    공부만 없다면 정말 행복한거 맞아요. 아이들 모두에게...

    한빛이 역시 컴퓨터를 목표로 시험 공부를 한다고 난리입니다.
    한얼이는 노트북 빵빵하니까 별 불만이 없는데 한빛이는 컴퓨터 사양이 영 불만스러운 모양입니다.
    저야 뭐 사용하는데 전혀 불편없이 잘만 돌아가는데요.
    이번 시험을 목표로 컴퓨터를 꼭 사고야 말겠다고 합니다.
    별로 가능성은 없어 보여서 별 말 없이 있는데 더 두고 볼 일이네요.

    답글
    • 주방보조2008.12.15 06:10

      충신이는 보기와는 정반대로 아주 럭셔리한 놈입니다^^
      낭비가 심하고...취향도 까다롭고...저와는 정말 정 반대 성향을 가진 아이죠.
      컴퓨터도 그래서 불만인 것이지요. 왜 다른 집처럼 윈도 비스타가 아니며...등등...
      그래서 공고쪽으로 가기를 여러번 권했는데...공고들에 대해 좀 알아보더니...
      럭셔리함때문일꺼라 추측하는데...결국 인문계를 고집하였습니다.

      ^^지난번 성격테스트 결과에서...우리나라에선 공부 잘 하기 틀린 성격이라 나오더군요ㅜㅜ

  • 청랑2008.12.14 23:45 신고

    충신이가 훌쩍 컸군요.
    이젠 마음만 오지게 먹으면 못할 게 없는 청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유쾌하게 사는 것이 또한 충신이 몫인 듯합니다.
    샬롬~

    답글
    • 주방보조2008.12.15 06:12

      마음...
      그게...마음대로 되지 않는가 봅니다^^

      예...유쾌하게 사는 것=노는 것...은 모든 일의 우위에 있습지요. ㅎㅎ

  • 나우2008.12.15 18:07 신고

    지난 한 주간은 간만에 찐하게 아파서 집에서 꼼짝도 못했다는... 11월 말~12월 초에 너무 무리를 했더니 여지없이 몸으로 신호를 보내오는...
    다행히 종강이라 맘놓고 아팠습니다.
    토요일에 5일만에 기어나와서 오전 회의 한 탕, 오후 학회 한탕, 학회 끝나고 저녁 먹고 2,3차 늦은 귀가(술 한모금 안마시고 앉아있어도 사람들이랑 어울리는 게 때로는 귀찮은데 며칠 집에 쳐박혀 있다 나갔더니 웬지 즐거운...) 그리고 주일에는 거의 하루종일 교회에 있었더니... 오랫만에 연구실에 나와 앉아 있는데 아직도 콜록거리고 있다는... 별로 관심없으실텐데 괜히 주절주절거리고 있는 내 모습이 한심하게 여겨지고 있다는... [비밀댓글]

    답글
    • 주방보조2008.12.15 20:09

      광양고에 다니는 나실이를 야자끝나고 데려오면 7천보쯤 되었지요.
      지난달 수능 끝나고부터 야자도 없어지고 데리러 갔다오는 일도 없어져서
      하루 1만2천보를 채운다는 것이 문제가 되었구요.
      그래서 개발해 낸 코스가
      집에서 잠실철교(강변역에 이어져있는)를 건너...저 물고기 아가리 한번 들여다 보고 ... 잠실대교를 건너 집으로 오는 코스인데... 약 1만2천보가 됩니다.
      매일 그렇게 걷는 것은 아니고 ... 전날 걷기가 밀렸다던지...하루종일 집에서만 있었다든지 하면 주로 자정넘어 새벽에...벌서듯...걷곤 합니다. 일주일에 두세번...
      아무도 없는 겨울의 한강변에서 둘러보는 세상은 참 기막히게...아름답습니다.
      달 별 강 불빛...

      건강하시길...
      [비밀댓글]

  • 이요조2008.12.16 09:43 신고

    건건이발에 귀마개는 뭔 패션이당가요?
    여태 본 사진 중 젤 구여븐 사진인줄로 아뢰오!!

    답글
    • 주방보조2008.12.16 14:10

      저 머리패션은 ...이십년동안 제가...제머리 깎아...만든 패션이구요
      귀마개는 사실 필요없는 것인데(모자에 귀덥개가 달려 있어서)... 혹 다른이 필요할까 붙여놓은 것이랍니다.
      그렇지요?...저 귀엽지요?^^ㅎㅎ

  • 이요조2008.12.16 09:46 신고

    돌아서 가다가 반짝


    무좀 퇴치법/한겨울 맨발에 슬리퍼로 다니면 무좀이 추워서 보따리 싸서 가출함

     

    답글
    • 주방보조2008.12.16 14:15

      무좀과 각질...이 두가지가 사실은 반대 성향을 가지고 있답니다.
      양말을 벗고 다니면 무좀이 없어지고
      양말을 신고 다니면 각질이 줄어들고
      반대로...
      양말을 신고 다니면 무좀이 극성을 부리고
      양말을 벗고 다니면 각질이 피부를 갈라지게 만들고

      그래서 전 둘 중 하나...무좀을 멀리하고 각질을 가까이 하기로 정하였습죠

  • Pia2008.12.17 20:41 신고

    충신이가 많이 컸네요. 이젠 걷다보면 충신이에게 아저씨라고 부르며 따라붙는 조무래기들도 생기겠습니다. ㅎㅎ

    충신이 손 모양이 아~주 터프!한 것도 눈길을 끕니다. ^^

    함께 다니시면 든든하시겠어요.
    보는 사람도 그런데, 어머니 아버지 마음은 더 할 것 같아요.

    아이들은 자라고...
    세월은 가고...
    그쵸, 원녀엉감니임~~? ^^

    답글
    • 주방보조2008.12.18 05:01

      녕감님 소리를 밀어낼 구실이 이젠 거의 없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막내가 ...만으로 9살이니...좀 봐 주십시오.

      막내를 데리고 학교 앞을 지나는데...녀석의 친구놈이 '네 할아버지시냐?'하고 저를 힐끗 보며 묻는데...민망하였습니다. ㅎㅎ

      언젠간 피아님도 할멈소리를 밀어낼 도리가 없는 날이 오갔지요?
      보톡스같은 것 하지 마시고...곱게 받아들이시고 곱게 늙으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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