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소래포구 지나 염전터 가다...

주방보조 2008. 11. 3. 17:28

 

 

지난 토요일

친구 부부가 와서 저희 부부를 태우고

소래포구를 조금 지나 복잡 다단한 길을 이리저리 휘고 꺽고 하여... 함초를 따기 위해 옛날엔 염전터였다는 곳으로 데려갔습니다. 푯말이 가라사대 '출입금지'였습니다만...까짓것 하고^^

 

진실이는 한과목 시험이 남아 있고

나실이부터 교신이까지는 ...놀토가 아니라서 함께 가지 못했습니다.

함초를 약간 얻어 먹여본 결과^^ 진실이와 원경이는 그 맛에 대하여 어느정도 우호적이었던 반면 충신이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가부감을 보였습니다.

 

그 전날 비가 왔었기 때문에 날씨가 좀 쌀쌀하였지만...공기가 맑고 햇볕이 따뜻하여 좋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허허로이 펼쳐진 드넓은 풀밭이었습니다.

아주 약간 제 키를 넘는 갈대들이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부분은 제 무릎 위를 약간 상회하는 그런 건조한 풀들이었습니다. 마치 글라디에이터에서 주인공이 고향집으로 나아가며 손으로 쓰다듬던 그런 종류의 풀들 말입니다.

 

함초에 대한 짧은 교육을 받고^^

우리들은 나뉘어 함초를 뜯었습니다. 마눌은 가위로 저는 칼로...

친구 부부는 몇번 와 봤던 경험자답게 자리를 잘 잡고 푸대에 넣어 공간을 채워 갔고 우리 둘은 열심히 한다고는 했지만 푸대가 도무지 평평함을 벗어나질 못했습니다.

 

그래도 정말 친구 덕분에 오랜만에 아내와 함께 야외에 나와 넓은 풀밭에서 즐거운 대화와 웃음을 나눌 수 있어 함초가 가져다 준다는 모든 건강상의 유익보다 더 많은 유익을 얻었습니다. 가끔은 이렇게라도 밖으로 나다니는 것도 필요하다는 너무나도 뻔한 생각이 더욱 분명해졌다랄까.^^

 

모형비행기 동호회원들로 보이는 이들이 모여 하늘에 (우리를 위한^^) 곡예비행을 펼쳐 주었고

염전터 풀밭에 난 길을 들어오다 바퀴가 빠진 차량이 있어 마지막 돌아가는 길에 ...약간의 도움을 줄 수 있는 행운도 잡았습니다. 진창에 빠진 차가 우리의 도움으로 평지로 올라섰을 때 ...그 차 주인의 고맙다는 인사를 받는 그 행운^^

 

...

 

그곳은 좋았지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고역이었습니다.

점심으로 해물 칼국수를 사 먹고...교통정체가 계속되는 서울가는 길...이

그곳에서 느꼈던 상큼한 즐거움을 다 앗아가버렸습니다.

 

게다가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었는데...확인을 눌러 저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딱 한 장만 남고 다 날라가버렸다는...

 

...

 

야, 너희들 놀토가 아니라서 정말 아까운 구경 놓쳤다. 정말 하늘도 바람도 햇빛도 그리고 풀밭도 끝내줬다.

그럼 다음주 토요일엔 우리 놀러가요.

그래? 어디로 가지?

아차산은 가지 말아요. 오늘 가보니 단풍이 별로였어요.

그럼 어디로 가지?

소요산 치맛자락이요.

산은 안 오르고?

예, 너무 힘들고요, 가서 단풍만 보고 와요.

오케이~

 

...

 

소래포구 함초가 결국은 ... 소요산을 낳을 듯^^ 합니다. 비만 오지 않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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