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작은 음악회...

주방보조 2008. 10. 9. 10:22

 

 

 

 

 

 

 

 

 

 

원경이에게는 같은 반에 친구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초등학교때부터 친구인 hj이고 다른 하나는 중학교에 들어와서 알게된 hj입니다. 영자로 이니셜을 쓰니 똑같아지는군요. 앞의 친구를 현, 뒤의 친구를 혜...라 하는 것이 낫겠네요.

현은 순하고 혜는 활달합니다. 원경이는 이 둘의 중간쯤 된다고 할 수 있겠네요.

셋이 항상 같이 다니지만 오늘은 뒤의 혜와 관련된 것입니다.

 

어느날

2학기 작은 음악회에 원경이가 참여하겠다고 하여 좋은 생각이라고 격려를 해 주었습니다.

먼저 오디션이 있는데 거기에 합격해야 한다며 자기는 피아노를 치고 혜는 플룻을 부르니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주제가를 하기로 했다고...둘이 방과 후면 모여 매일 연습을 하였습니다.

뭔가 부족한지 급기야는...혜의 플룻 선생까지 하루 청빙하여 지도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원경이는 잠시 고민에 빠지기도 하였지요. 그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았으니 뭔가 선물을 해야 하지 않는가...

전 물론 당연한 생각이지만 너무 부담 갖지 말라고 하였습니다.(저에게 선물 살 돈 내놓으라 하면 큰 일이니까^^)  너희 둘이 오디션 통과 해서 작음 음악회에 나가는 것 보여 드리는 것이 그 어떤 선물보다 좋을 것이라고...

 

충신이는 하울의 움직이는 성 피아노 소리 듣기만 하면 머리가 딱딱 아프다 하면서도...동생이 하는 일이 자랑스러운지 여기 저기 엄마의 핸드폰으로 몰래^^ 문자질을 하였습니다. 녀석이 좋아하는 것은 절대 아니라고 하는 여자 친구 sk에게서  '싫어, 틀리도록 기도할래'라는 답장도 왔으니까요.

게다가

오디션이 있는 날, 충신이는 심사위원인 선생님들의 등 뒤에서 몰래^^오디션 참가자들의 점수를 훔쳐보다 사회 선생님에게 혼나고 등 떠밀려 쫓겨나기도 하였습니다. "원경아 너흰 B+야, 잘했어~" 이 말 한마디를 하려고...

 

오디션에서 몇몇 팀이 떨어지고 ...원경이와 혜는 당당히 합격하였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두 녀석이 의기투합 ... 일을 벌이다니...참 기특하지 않습니까? 원경이가 멍석깔아줘도 못하는 우리 부부를 닮지 않은 것도 참 좋은 일이고...

 

그리고 곧 중간고사가 있었고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엔 며칠동안 음악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작은 음악회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런 중에 다른 반 아이 둘의 플룻이 추가되어 네 명의 합주가 되었습니다. 아마 오디션에서 탈락한 아이들을 구제한 것 같았습니다. 원경이는 플룻 소리가 커져서 훨씬 더 좋다고 하였습니다만 혜는 그 아이들이 좀 실력이 떨어지는 지 불만스러워 했다고...

 

두번의 총 연습 후...

 

10.8. 드디어 자양중학교의 작은 음악회가 ... 건대입구역 근처의 나루 아트센터에서 개최되었습니다.

 

밴드가 두 팀, 댄스팀이 비보이댄스까지 포함 네 팀, 독창이 두 명,  피아노 독주, 가야금 병주, 마술, 바이올린 독주, 판소리, 영어연극, 가요중창이 한 팀, 그리고 우리 원경이의 피아노 반주와 세명의 플룻의 플룻 중주...총 16팀, 원경이네는 7번째였습니다.

 

마눌은 휴가를 내었고

우리 둘은 비어 있는 앞에서 두번째 줄에 앉아 ... 상큼하고 발랄하고 그리고 수준도 꽤 높은 문화를 즐겼습니다.

사회를 보는 학생회장이라는 여학생의 똑부러짐...

예술성은 잘 모르겠지만 기능만은 무척 뛰어났던 피아노와 드럼...

뭔가 뻣뻣하지만 열심히 팔 다리 엉덩이를 흔들어 대는 댄스들...

깜짝 놀랄만큼 목소리가 고운 독창들...

멋진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중창을 부른 아이둘 중 여자 아이는 프로 가수에 조금도 모자라지 않았다는...^^

음...

마술은 재미 있었지만 학생참여가 달랑 하나라 좀 뻘줌했고...

영어연극은 출연학생 수에 반비례하게 엉성했으며

가야금은 아이들이 예쁜...우리 옆에 앉은 분의 손자도 참 예뻤는데...만큼 너무 조용했으며

바이올린은...좀 정신이 없었고...^^

그리고

우리 원경이와 세 플룻...은 솔직히 잘했는지 잘못했는지도 모르게...지나갔습니다. 비디오를 찍는데 집중했거든요.

저의 네째이므로 네번째 피아노 제자가 된 원경이가...무대에서 피아노를 치는 것을 보고 있자니...감개가 무량^^

피아노만 치는 끝부분에서...앗 ! 절뚝!!...

 

학생은 많고 강당의 수용인원은 모자라서 둘 로 나누어 오전 오후 두번 공연을 했고

원경이의 말로는 오후 공연 때는 전혀 실수가 없었다고...

 

...

 

충신이는 누구 엄마는 스테이크집에 음악회 출연한 아들을 데리고 갔다고 떠들어 대었지만  

집에 돌아온 원경이에게 수고 했고 애썼다 칭찬해 주는 것으로 우리는 다 때웠습니다.

 

원경이는

힘들었지만 뿌듯했고 특히 소원 한가지를 풀었다고 했습니다.

 

무슨 소원?

'그랜드 피아노'를 쳐 봤잖아요. 너무 좋았어요...

 

...

 

그래...우리도 너 때문에...너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