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스트레일리아/다섯아이키우기

머리규정

주방보조 2005. 3. 21. 16:51
남학생:
-앞머리는 눈을 넘지 않도록 한다.
-옆머리는 귀를 덮지 않도록 한다.
-뒷머리는 옷깃에 닿지 않도록 한다.
-구렛나룻은 귀 중앙을 넘지 않게 한다.
-옆머리와 뒷머리는 손으로 움켜잡아 잡히지 않아야 한다.
-젤 무스 염색 파마 모자사용은 금한다.

여학생:
-교복에 어울리는 단정한 커트 또는 단발머리를 권장한다.
-긴 머리의 경우 반드시 묶어야 하며 길이는 묶은 자리에서 15cm를 넘지 않아야 한다.
-젤 무스 염색 파마 모자 사용은 금한다.

...

위의 내용은 이번에 제 큰 딸이 입학하게 된 남여공학 고등학교의 두발 규정입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30년이 지나서 ... 자식의 신입생 지침을 읽으면서 ... 감회가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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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런 것은 아니겠습니다만
방학만 되면 머리를 못살게 구는 학생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염색이 그 주종을 이루고 파마도 적잖이 하고들 다닌다고 하더군요.
여학생 남학생 할 것없이요...

...

저희 학생 시절엔...박박 밀어버렸기 때문에
아마 2.5cm만 넘으면(나중엔 스포츠머리도 허용이 되긴했지만)...바리깡이라고 불리던 이발기계로 앞이마로부터 고속도로를 만들어 버렸고
그에 대한 반항으로 백구를 치고(머리를 아예 면도해버린) 다녔던 녀석들도 있었지요.

수학여행을 떠나기 하루 전날
실상과는 전혀 상관없이...머리만 기르면 현지에서 모종의 로맨스가 이루어 질지 모르겠다는 기대때문이었는지...모두들 한껏 머리를 길렀다가
갑자기 들이닥친 생활주임선생에게 ... 우리반 절반정도가 고속도로를 선사받았지요.

이발소에 가서 그냥 박박 깍으면 단정하게 보기 좋았을 것을...무엇이 그리 아쉬웠는지...2부로 깍아달라하는 바람에
기념사진에...희미하게 고속도로의 흔적을 지니게 되었던 것이 제게도 증거로 남아있습니다.

...

세월은 흘렀어도

규정은 그리 변한 것이 없이 약간의 진보를 보인 것 뿐이고

그 규정을 벗어나 보려는 젊은 피는...언제나 한결같이 반항을 꿈꾸고...^^

...

머리를 하나로 묶고 있는 딸 아이에게 말했습니다.

야 진실아 너 단발머리 해라
싫어요~
어디보자 묶은자리로부터 15센티라는데 너는 25센티는 되어보이니 잘라야겠다.
괜찮아요오~
아니 이 녀석아 교칙이라잖아
칫~

...

^^
at 2005-02-16 (wed)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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