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이 된 다섯 아이중 막내인 교신이는
아직까지 교육에 있어 ...집밖을 벗어난 적이 없습니다.
유치원도 미술학원도 다닌 적이 없고 그리고 학습지조차도 해 본적이 없거든요.
요즘 좀 고민중입니다.
이녀석을 유치원에 보내서 '유치해지기 싫다'는 바램을 깨줄까...
아님 태권도 도장에 보내서 '모조리 패줄꺼야'라는 호언장담을 빨리 이루게 해줄까...^^
그것도 아니면
그냥 집에서 컴퓨터게임이나 하고 티비시청이나 하고... 무엇보다 잠을 실컷 자게 하고 ...곧바로 초등학교에 보낼까...하고 말입니다.
3월을 코앞에 두고 있는 지금...제 생각은
글씨도 깨우쳐서 가정예배드릴 때면 누나들이나 형 못지않게 성경이나 경건서적을 줄줄 읽고
어려운 찬송가도 악을 쓰며 불러댈 줄 알고...쉬운 덧셈정도는 척척 해내는 이녀석을...
어차피 평생 공부할 판인데
그냥 잠이나 실컷 자며 키나 쑥쑥 자라게 해서...초등학교에 곧바로 입학시킬까...쪽으로 기울고 있습니다.
그러면 나중에 저를 원망할까요? 유치원도 안보낸 자린고비 아비라고?^^
...
다음은 최근 며칠동안 모아본...김교신의 어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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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당뇨때문에 운동을 좀 많이 해야 하는데 지난 가을부터 아프고 게으르고 하니라 제대로 하질 못했습니다. 최근에 형과 누나들이 쓰던 레고를 녀석에게 주기 위해 씻으려 꺼내다 거기서 만보계를 찾았습니다.
약을 갈고 뻐벅거리는 것을 뜯어 접촉부위를 조절한 뒤...허리띠에 차고 다니며 가끔 체크를 합니다. 하루 8천보정도 걷고 있더군요.
제가 만보계를 녀석 앞에서 검사할 때...이녀석이 물었습니다.
아빠 이게 뭐에요?
응...만보계야...
만보계? 만복에 근원 하나님?
그다음부터 만보계만 보면 찬송을 불러댑니다. 킬킬거리며...'만복에 근원 하나님~~~'
그때문에 ..만보계는...만복의 근원 하나님이란 별칭을 갖게 되었습니다.
실상 걷기를 많이 해야 하는 당뇨인에게...만보계는 만복의 근원 하나님의 선물이기도 하잖습니까?
...
충신이는 참 착한데 가끔 불뚝 하는 성질이 있습니다.
덩치가 제일 큰 둘째 나실이 누나와 예쁘고 똘똘한 원경이 사이에서 좀 시달리는 편이지요.
나실이는 뚝심이 세고 좀 숭악하고^^ 원경이는 원칙주의자니까
이 자유분방하고 게기기에 천재인 이 놈이 둘의 비난의 대상이 되곤 하거든요.
한번은 충신이가 큰 소리로 "나도 너한테 네가 한대로 꼭 해줄꺼야"라고 소리를 지르더라구요.
제가 불렀지요 '충신아, 원경아...왜그러니?' 자초지종을 듣고
둘을 향해 이렇게 말했습니다. '형제간에 서로 이해하고 용서하고 사랑해야지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런 식으로 다투면 안된다'
이때 곁에서 지켜보던 김교신...
"눈에는 눈이 있고, 산에는 산이 있다"...성철스님 어데 가셨노?^^
...
어제 눈이 좀 내린다고 나가서 돌아다니다가 다섯시쯤 들어와선 피곤했는지 7시 넘어까지 잠을 잤습니다.
일어나서 시계를 보더니...아침이야?라고 묻길래...장난으로 그래 아침이다, 잘잤니?라고 대답했지요.
그랬더니 안방에 들락거리며 얼굴에 근심스러움을 깔고 제게 귓속말을 던집니다.
아빠
왜
그런데 엄마가 출근을 안하시잖아?
그래말이다
회사 안가신대?
응
큰일이네
얌마 엄마가 네말이라면 다 들어주잖아
응
가서...엄마~ 돈벌어 오셔야죠~~...라고 해
그러자 이녀석 제게서 툭 떨어지면서 ...저를 빤히 보며 말했습니다.
"그건 불가능 해요"
^^예...자식이 부모에게 해서는 안될 말을 ...알고 있다는 거지요^^
...
^^...
at 2005-02-23 (wed)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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